TD 카우엔(TD Cowen)이 미국 스포츠웨어 대표주 나이키(Nike)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유(중립)’에서 ‘매수(Buy)’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11일(현지 시각) 프리마켓에서 나이키 주가가 약 1.6% 상승하며 시장의 즉각적인 호응을 얻었다.
2025년 9월 10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향은 나이키가 보유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상징성과 새 경영진 아래에서 진행 중인 비용 구조 효율화 및 재고·유통망 관리 개선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정이다. TD 카우엔은 나이키가 주당순이익(EPS) 4달러 이상, 자유현금흐름(FCF) 60억 달러 이상을 창출할 잠재력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① 브랜드 경쟁력, ② 경영진 실행력, ③ 마진 회복이라는 세 축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턴어라운드(실적 반등)를 담보하는 핵심 요인”
으로 지목됐다. TD 카우엔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가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마진 회복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브랜드 측면에서 리서치 팀은 북미·유럽 소매점 및 소셜 미디어 소비 패턴을 조사한 결과, 나이키·조던 브랜드 운동화와 의류 선호도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반면, 뉴발란스(New Balance), 아디다스(Adidas), 소코니(Saucony), 스케처스(Skechers), 아식스(Asics) 등 경쟁사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히 경쟁사 플랫폼에서 디지털 트래픽(웹·앱 방문자 수)과 매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달러 기준 성장을 나이키가 흡수할 공간이 세계 시장 전반에 더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재무 전망도 상향됐다. TD 카우엔은 2024 회계연도(FY24, 2024년 5월 결산 기준)부터 환율 효과를 제외한 매출 회복이 시작돼 2027 회계연도에는 중간 한 자릿수(mid-single-digit) 성장률로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EBIT(영업이익) 마진은 9.3%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현재 시장 컨센서스 2.44달러를 웃도는 자체 EPS 추정치 2.59달러를 산출한 근거가 된다.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은 순이익에서 이자비용과 세금을 더한 수치, EV/EBITDA는 기업가치(EV)를 EBITDA로 나눈 배수로 기업의 가치평가 척도로 활용된다.※ 나이키처럼 고성장·브랜드 자산이 두터운 기업은 시장 평균보다 높은 배수가 부여되곤 한다.
TD 카우엔은 2026 회계연도 예상(26E) 총마진(Gross Margin)을 41.5%로 제시하며, “과거 중·고(45~47%) 수준까지도 회복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공급망 재편과 재고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순환적 회복(cyclical recovery)’이 핵심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논리다.
소비자 수요 지표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포착됐다. 나이키 러닝화 선호도는 2025년 5월·7월 12개월 이동평균 기준(TTM) 36.9%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라이프스타일(스니커즈) 선호도 역시 2025년 1월 TTM 28.7%에 근접한 27.7%를 유지했다.
러닝·캐주얼 부문은 “안정 또는 미약한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농구화 부문 역시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화 국면에 접어드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가격 목표치·밸류에이션
목표주가는 종전 62달러에서 85달러로 37% 상향됐다. 이는 2027E EPS의 33배, EV/EBITDA 23배를 적용한 결과이며, TD 카우엔은 “경기순환적 회복과 장기 성장 잠재력을 동시 반영한 밸류에이션”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Tech Fleece 등 고마진 의류 라인업과 직접소비자(D2C) 채널 강화, AI 기반 재고 예측 시스템 도입 등이 장기 매출·마진의 추가 동력으로 꼽혔다.
전문가 시각: 투자 전략 시사점
기자는 이번 리포트가 ‘브랜드 리더십 + 수익성 회복’이라는 전통적 가치요소와 ‘데이터·공급망 최적화’라는 디지털 전환 요소를 결합해 나이키의 멀티 프랜차이즈 전략을 재조명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스포츠웨어 업종 특성상 경기 민감도가 낮지 않지만, 나이키는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써 가격 결정력(定價力)을 유지해 왔다는 평판이 있다.
향후 투자자는 ① 글로벌 재고 회전일수(DSI) 변화, ② 직영·닷컴 매출비중 상승 속도, ③ 경쟁사 할인율 축소 여부를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는 TD 카우엔이 제시한 마진·성장전망 상향 조정의 현실화를 가늠할 수 있는 정량 지표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소비 경기와 달러 강세·약세 사이클, 그리고 중국·유럽 리오픈 흐름이 전사(全社)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 특히 나이키는 북미 외 매출 비중이 60% 내외에 달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실적에 직접적 변동성을 제공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TD 카우엔의 ‘매수’ 상향은 이미 시장에서 제기된 재고우려 해소·브랜드력 재확립 시나리오를 공식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모멘텀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적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향후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총마진·판관비(OPEX)·D2C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확인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