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사상 최고치 속 달러 약세…미 국채 금리 하락이 동반되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22일(현지시간) 달러화가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였다. 달러지수(DXY)는 전 거래일 대비 0.65% 하락하며 1주일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배경에는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점, 그리고 미 재무부 10년물 국채(T-note) 수익률이 동반 하락해 달러의 상대적 매력을 낮춘 점이 동시에 작용했다.

2025년 7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경기 선행지수(Conference Board LEI)는 6월에 전월 대비 0.3% 하락해 시장 예상과 정확히 일치했다. 경기 선행지수는 앞으로 6개월가량의 경기 방향성을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연속 하락은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연방기금금리선물 가격에 반영된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 기대도 달러 약세에 한몫했다. 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3%로, 9월 16~17일 회의에서는 58%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물가 둔화와 성장세 둔화를 동시에 의식하며 연준이 올해 안에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유로화·엔화 동반 강세

같은 날 EUR/USD 환율은 0.58% 상승해 유로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들어서만 네 차례 정책금리를 인하한 뒤 추가 완화 여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도 유로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달러 자산 대신 유로화 자산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다만, 유로화 상승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EU와의 무역협상에서 15~20% 수준의 ‘최저 관세’ 적용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식에 제약을 받았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기 둔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해 스왑시장에서는 25bp 추가 인하가 2% 미만으로만 가격에 반영돼 있어, ECB의 즉각적인 대응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EURUSD 차트


엔화, 정치 불확실성 속 1% 가까이 급등

USD/JPY 환율은 0.99% 하락(엔화 강세)했다. 일본에서는 전날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LDP)이 과반을 상실했음에도,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자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점이 단기적으로 엔화 매수 압력을 자극했다. 해당 거래일은 ‘바다의 날’로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이었기 때문에 거래량이 얇아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자민당 과반 상실이 일본 재정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를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USDJPY 차트


금·은, 달러 약세에 4주래 최고치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8월물 금 선물은 1.43%(48.10달러) 올라 4주 만에 최고가로 마감되었다. 9월물 은 선물도 2.26%(0.87달러) 상승하며 귀금속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 약세와 함께 글로벌 국채 금리 동반 하락으로 무이자 자산인 금·은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주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7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언급한 여파가 이어졌다. 더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0개 이상 국가에 10~1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글로벌 교역 긴장 고조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한 점도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Gold Futures


용어와 지표 해설

*연방기금금리선물(Fed Funds Futures)은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정책금리를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보여주는 파생상품이다. 계약 가격 변동을 통해 특정 시점의 기준금리 변화를 확률로 환산할 수 있다.

*미국 경기 선행지수(LEI)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제조업 신규 주문, 주가 지수 등 10개 세부 지표를 합산해 작성된다. 지속적인 하락은 6~9개월 후 경기 침체를 암시하는 경향이 있다.

*스왑시장(Swap Market)에서 관측되는 금리 기대치는 채권·파생상품 시장 참가자들의 합산 기대치를 의미하며, 중앙은행의 정책 반응을 사전에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전문가 코멘트 및 전망

달러화 약세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위험자산 랠리, 그리고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다만 9월 FOMC 전까지 인플레이션 지표가 재차 반등할 경우 달러가 재차 강세로 돌아설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외환시장 베테랑 딜러 발언 인용

유로화의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유럽 경기 회복세 뒷받침이 필수다. 자동차 관세 갈등이 심화될 경우 ECB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추가 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엔화는 일본 정치 불확실성에도 안전자산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추가 재정 확대는 향후 일본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져 엔화 강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귀금속시장은 미·중을 넘어 ‘트럼프 관세 리스크’라는 새로운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관세 서한이 8월 1일부로 발효된다면 글로벌 교역량 둔화가 현실화해 리세션(경기 침체) 위험을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