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호조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S&P 500 지수가 1% 가까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2025년 8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1시 51분(ET) 기준 470포인트(1.1%) 상승했고, S&P 500지수는 1% 올랐다. 나스닥 종합지수 또한 1%가량 상승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 CPI 완화, 9월 ‘25bp’ 인하 가능성 90%로↑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7월 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시장 컨센서스(2.8%)를 소폭 하회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2%로, 6월(0.3%)보다 둔화됐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1% 올라 예상치(3.0%)를 웃돌았다.
이 같은 ‘비(非)자극적’ 물가 흐름은 7월 고용 보고서 부진, 5·6월 수치 하향 조정과 맞물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1bp=0.01%p) 인하 가능성을 약 90%로 끌어올렸다. 시장 일각에서는 8월 고용지표가 재차 부진할 경우 50bp 전격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 CPI는 9월 25bp 인하를 확실히 뒷받침한다. 9월 5일 발표될 8월 고용지표가 7월과 유사하다면 50bp 인하 시나리오도 무리한 기대가 아니다.” — 비탈 노울리지 애널리스트 보고서 중
■ 트럼프, BLS 국장 전격 교체…E.J. 안토니 지명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도 통계기관 인사에 손을 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고용 부진 발표 직후 에리카 맥엔터퍼 전 BLS 국장을 해임했고, 그 후임으로 E.J. 안토니 경제학자를 지명했다. 상원 인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시장은 통계 데이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개별 종목: 인수·합병(M&A) 및 실적 이슈 집중
① 알파벳(구글) — AI 스타트업 퍼플렉서티 AI가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345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가가 1% 이상 상승했다.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180억 달러임을 감안할 때 ‘몸집 2배짜리 베팅’이라는 평가다.
② 신클레어 브로드캐스트 — 미국 지역 방송사 신클레어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합병 또는 벤처 부문 분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③ 셀라네즈 — 특수화학업체 셀라네즈는 하반기 수요 둔화를 경고하며 주가가 급락했다. 회사 측은 “대부분 주요 최종 시장에서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④ 텐센트 뮤직 — 중국 최대 온라인 음악 플랫폼 텐센트 뮤직은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해 주가가 올랐다.
⑤ 인텔 — 트럼프 대통령이 립부 탄 CEO와의 면담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자 주가가 3% 뛰었다. 불과 며칠 전 트럼프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리더십 교체를 압박했던 것과 대비된다.
⑥ 서클 인터넷 그룹 —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은 상장 후 첫 실적 발표에서 매출·순이익 모두 월가 추정치를 상회해 2% 넘게 상승했다.
■ 배경·용어 설명
CPI(Consumer Price Index)는 가계가 구입하는 소비재·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대표적 물가 지표다. 근원 CPI는 식품·에너지처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해 장기 물가 추세를 보여준다. bp(베이시스 포인트)는 금리 변동 단위를 뜻하며 1bp는 0.01%p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연 8차례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인플레이션·고용지표 등을 토대로 연준 점도표와 선물시장 금리 예상치를 비교해 정책 경로를 가늠한다.
■ 전망 및 시사점
물가가 목표치(2%)에 근접하면서 연준이 ‘예방적 완화’에 나설 명분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근원 물가가 여전히 3%대에 머물러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될 경우, 연준이 ‘점진적 인하’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통계기관 인사 교체로 통계 신뢰성 논쟁이 불거질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참여자들은 8월 고용·9월 CPI 등 하드 데이터 흐름과 더불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제시할 정책 가이던스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지표가 완화 기조를 강화할 경우, 4분기 추가 인하까지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