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 500 구성 기업들이 2025년 2분기에 기록할 순이익 증가 폭이 전 분기 대비 크게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이 입수한 번스타인(Bernstein)의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앤 라슨(Ann Larson)이 이끄는 팀은 이번 분기 S&P 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분기 13% 성장률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지난 분기 이후 컨센서스 추정치가 4%가량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고 지적했다.
“하향 조정은 전 업종에 걸쳐 광범위(broad-based)하게 나타났다”
고 분석진은 밝혔다. 예외는 부동산(REIT) 업종뿐이며, 이마저도 “사실상 제자리”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2025년 전체 이익 전망도 흔들리다
번스타인은 2025년 S&P 500 연간 EPS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7%에서 8.5%로 낮췄다. 통신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연간 전망이 상반기 동안 축소된 결과다. 보고서는 통신 서비스 업종이 높은 광고 회복세와 스트리밍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고 부연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공격적 관세 정책이다. 많은 경제학자는 관세 인상이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고 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미 소비심리지수의 약세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달러 약세는 일부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완화 요인으로 거론된다. 덜 강한 달러는 역외 매출을 달러화로 환산할 때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은행 실적은 양호하지만 경영진은 ‘신중 모드’
이번 실적 시즌은 JP모건체이스·씨티그룹·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이 포문을 열었다. 이들은 대체로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나, 최고경영진은 순이자마진 압박과 신용비용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수적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번스타인은 동시에 ‘붐비는(crowded) 거래’와 ‘비(非)붐비는 거래’ 개념을 소개했다. 연구진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섹터가 투자자 포지션이 가장 포화 상태라고 지적하며, “이들 종목은 긍정적 서프라이즈에도 반응이 제한적일 수 있고, 부정적 뉴스에는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자동차·자동차 부품과 생활·개인용품 섹터는 상대적으로 매수세가 적어, 부정적 뉴스 리스크가 작고 긍정적 이벤트에 대한 업사이드가 크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주요 기업 일정
향후 2주 내 실적 발표를 앞둔 ‘가장 붐비는’ S&P 500 대형주 목록에는 넷플릭스(NFLX),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 서비스나우(NOW), 찰스슈왑(SCHW), 보스턴사이언티픽(BSX) 등이 포함된다. 번스타인은 “이들 기업은 높은 실적 기대치를 이미 주가에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용어 해설
① EPS(Earnings Per Share)는 기업의 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주당 이익 지표다. 시장 컨센서스가 높다는 것은 애널리스트들이 평균적으로 높은 EPS 성장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② 붐비는 거래(crowded trade)는 동일 자산에 많은 투자자가 몰려 있는 상태를 뜻한다. 포지션이 과도하면 예상치 못한 부정적 뉴스가 나올 때 급격한 매도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③ 공격적 관세 정책(aggressive tariff agenda)는 특정 국가 혹은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제약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경제 정책이다. 단기적으로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지만, 전반적 비용 상승을 초래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번스타인은 “달러 약세가 일부 완충 작용을 하겠으나, 2분기 S&P 500 전체 실적은 전년 대비 4.4% 증가에 머무를 것”이라며 “추정치 하향이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됐는지, 아니면 추가 조정이 필요한지가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