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연초 대비 16% 상승…“차익실현할까 더 보유할까” 투자자 갈림길

■ 연말을 앞둔 투자자들의 고민

주식시장의 “Lock it in or let it ride?”―즉 지금까지의 수익을 확정할 것인지, 아니면 더 오를 가능성에 베팅할 것인지는 2025년 증시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면서 다시 한 번 화두로 떠올랐다. 할로윈의 가장(假裝)된 공포가 지나고 감사(Thanksgiving)의 계절로 넘어가는 시점에, 투자자들은 연초 이후 누적된 수익률을 돌아보며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설 수밖에 없다.

대다수 개인 투자자에게 이는 ‘주식을 모두 팔거나 모두 유지할 것인가’에 관한 극단적 결단이라기보다는, 시장 흐름과 리스크를 현실적으로 반영해 기대수익과 변동성 한도를 재설정하는 과정이다. S&P 500 지수는 올해 16.3% 상승해 6,840p에 도달했으며, 4월 7일 관세 공포로 인한 장중 저점과 비교하면 정확히 2,000p가량 높다. 배당을 포함하면 연초 이후 총수익률은 17%를 상회한다.

2025년 11월 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안정적인 60/40(주식 60%, 채권 40%) 혼합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Vanguard Balanced Index FundVBINX 역시 13.1%의 총수익률을 기록해 장기 평균(8%대 초반)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2022년 약세장 종료 이후 3년 동안 연평균 22.8%의 수익률을 기록한 S&P 500은 1945년 이후 상위 10% 구간에 해당한다고 시장조사기관 Strategas Group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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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 고점과 계절적 추세

3년 누적수익이 상위 10%에 진입했을 때 과거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데이터에 따르면 향후 6개월 수익률은 평균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1~2년 단위에선 평균 대비 둔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S&P 500은 4월 이후 5% 이상 조정을 단 한 번도 겪지 않은 채 130거래일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40년간 여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무조정 랠리’ 기간이다.

물론 가장 긴 무조정 랠리는 지금의 두 배가 넘는 기간 이어졌지만, 역사적으로 첫 5% 조정은 대개 강세장의 종착지가 아닌 “마지막 상승 구간을 위한 숨 고르기”로 해석됐다. 무엇보다 11~12월은 통계적으로 연중 가장 우호적인 계절 구간이다. 트루이스트 웰스(Truist Wealth)의 CIO 키스 러너(Keith Lerner)에 따르면, 10월까지 15% 이상 오른 해가 21차례 있었는데 그중 20차례는 나머지 두 달도 상승(평균 +4.7%)으로 마감했다.


■ ‘AI 대장주’ 집중 현상과 잠재 위험

올해 랠리를 이끈 핵심 동력은 메가캡 기술주와 고품질 성장주의 집중적·지속적 강세다. 이런 구조 덕분에 시가총액 가중 방식의 S&P 500 패시브 펀드는 대다수 액티브 대형주 펀드(70% 이상)를 제쳤다. 이는 “승자 보유 메커니즘” 덕분이다. 예컨대 액티브 매니저에게 동일 500종목을 줬다면, 누구도 엔비디아(Nvidia)를 8.5% 비중까지 키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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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동일가중지수(equal-weighted)로 로테이션’이 유행했지만, 올해 동일가중 S&P 500의 총수익률(8.7%)은 시총가중 방식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JP모건의 제이슨 헌터(Jason Hunter) 수석 기술전략가는 “시총가중 S&P 500은 강세 추세를 보이는 반면 동일가중 지수는 정체돼 있다”며, “모멘텀 지표가 새 고점을 확인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랠리 피로 누적 신호가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 미묘해진 ‘호재 퍼즐’…Fed·중국·실적 변수

지난주 표면적 지수 상승과 달리 지수 하단의 시장 폭breadth은 약화됐다. 동일가중 S&P 500은 1.75% 하락하며 본지수 대비 2.5%p 뒤처졌다. 연준(Fed)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12월 추가 인하에 회의적 뉘앙스를 남겼고, 주택건설·지역은행·소매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미·중 정상회담 또한 ‘냉각 방지용 휴전’ 수준에 그쳤다.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빅테크 실적은 전반적으로 견조했으나 메타 플랫폼스 주가가 12% 급락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1% 하락하는 등 투자자 반응은 엇갈렸다. 골드만삭스 헤지펀드 담당 총괄 토니 파스콰리엘로(Tony Pasquariello)는 “시장 집중도 자체는 과거 3년 동안의 지배적 레짐을 벗어난 것이 아니며, 반드시 불행한 결말로 귀결된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다”고 평가했다.


■ 레버리지 확대와 유동성 경고음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로 불리는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확인된 핵심 메시지는 ‘여전히 서버·GPU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단숨에 9% 급등해 시가총액 4,000억 달러를 추가했다. 메타는 AI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300억 달러의 신규 회사채를 무리 없이 발행했지만, 시장은 메타 전략을 동종업계보다 더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주가를 조정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자본 지출(capex)이 폭증하면서 이들 기업의 자유현금흐름 수익률(FCF Yield)은 2% 내외로 급락했다. 한때 ‘자산 경량형(Asset-light) 현금 창출기’로 평가받던 이들 기업이 이제는 ‘컴퓨팅 미래의 물리적 인프라 건설업체’로 변모한 셈이다.


투자 심리·밸류에이션 점검

투자 심리도 눈에 띄게 과열됐다.

Investors Intelligence 설문에서 “강세(bull)” 응답 비율이 “과도한 낙관” 경계선을 돌파했다.

작년 사례처럼 해당 지표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나, 이제는 ‘비난받는 랠리(hated rally)’로 불릴 면목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연준은 오버나이트 자금시장의 간헐적 긴축 조짐을 이유로 대차대조표 축소를 일부 중단했으며, 이는 시스템적 유동성 여력을 보여 주는 한편 불확실성도 내포한다.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리스크 완충재’가 얇아졌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 용어 한눈에 보기

  • 60/40 포트폴리오 : 주식 60%, 채권 40%로 구성된 전통적 자산배분 전략으로, 변동성을 낮추면서 장기 수익률을 추구한다.
  • 동일가중지수(Equal-weighted Index) : 모든 구성종목을 동일 비중으로 산출하는 지수. 시가총액이 작은 기업의 영향력이 커진다.
  •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클라우드·AI 인프라를 제공하는 초거대 IT 기업(예: AWS, MS Azure, 구글 클라우드) 등을 일컫는다.

■ 결론 및 전망

종합하면, S&P 500의 올해 상승률(16% 이상)은 계절적 순풍메가캡 중심의 질적 강세가 맞물려 나온 결과다. 과거 통계·시장 구조·투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다만 AI 테마 위축·레버리지 확대·유동성 경색 등이 결합될 경우, 예상치 못한 변동성이 재차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이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결국 핵심은 ‘얼마나 더 수익을 추구할 것인가’와 ‘얼마나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가’ 사이의 균형이다. 과거 사례가 보여주듯 첫 5% 조정은 강세장의 종착점이 아닐 수도 있지만, 시장 완충 쿠션이 얇아졌다는 현실은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