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요약
뉴욕증시의 주력 지수인 S&P 500이 연속 이틀 사상 최고 종가를 새로 쓰며 투자심리 개선 흐름을 재확인했다. 시장은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함께 7~8월로 이어지는 기업들의 ‘어닝 시즌’ 성적표에 주목하고 있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63포인트(1.0%) 오른 반면, S&P 500 지수는 0.3% 상승해 6,466.31포인트로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0.1% 올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준 정책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지표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채권·주식시장 모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높아진 관세 부담이 미국 기업의 이익률에서 상당 부분 흡수되고 있어 연준이 약화되는 고용 시장을 고려해 9월부터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여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캐나다계 투자연구사 BCA리서치 역시 “둔화된 물가 상승률이 9월 25bp 인하 쪽으로 저울추를 기울였다”며, 연준이 올해 말까지 한두 차례 추가적인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빅 컷’ 기대는 진정
다만 잠재적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50bp ‘빅 컷’ 가능성에 대해 “시장에 공포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도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해 연준이 서둘러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언급, 조기 인하 기대를 일부 식혔다.
“지나치게 큰 폭의 동시적 완화는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 제임스 불러드 전 연은 총재
차기 연준 의장 인선 판도
CNBC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가 2026년 5월 만료되는 것을 앞두고 총 11명의 후보군을 검토 중이다. 새롭게 이름이 올라간 후보는 데이비드 저보스(제프리스 수석시장전략가), 래리 린지(전 연준 이사), 릭 리더(블랙록 글로벌채권 CIO) 등 세 명이다.
기존 후보에는 미셸 보우먼 부의장(감독 담당), 크리스 월러 이사, 필립 제퍼슨 부의장, 로리 로건 달라스 연은 총재, 그리고 앞서 언급한 제임스 불러드 등이 포함돼 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케빈 해싯 국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주목되는 기업 실적: Cisco·CAVA·Kroger·CoreWeave
시스코시스템즈(티커: CSCO)는 7월 마감 분기에 대한 실적을 장 마감 직후 공개할 예정이다. Piper Sandler 애널리스트들은 “방화벽 및 사이버보안 구독 부문의 전반적 강세”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 가능성을 점쳤다. 제임스 피시 연구원은 “2026년 네트워크 장비 교체 수요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장기적 모멘텀을 강조했다.
반면, 지중해식 패스트캐주얼 체인 CAVA는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 부진으로 2분기 매출이 기대치를 하회했고, 연간 가이던스까지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어 Kroger도 아마존의 식료품 배달 서비스 확장 발표로 매도 압력을 받았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CoreWeave(티커: CRWV)의 2분기 손실은 영업 비용 급증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도이체방크는 “폭증하는 수요에 따른 증설 비용이 실적을 압박했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매출은 컨센서스를 웃돌았으나, 주가는 9% 급락했다.
다음 주 발표될 주요 지표
목요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금요일에는 소매판매 및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예정돼 있어, 이번 주 후반까지도 매크로 변수가 증시 방향타 역할을 할 전망이다.
‘베이시스 포인트’(bp)란 무엇인가?
기사에서 언급된 bp(베이시스 포인트)는 1bp=0.01%p(퍼센트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융시장 용어다. 예컨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다는 것은 0.25%p를 낮춘다는 의미다. 금리 정책을 세밀하게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된다.
전문가 해설
현재 미국 경제는 물가-고용 간 미묘한 균형 속에서 통화정책 기로에 서 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상회함에도 불구, 연준이 고용시장 둔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선제 대응’을 택할 수 있다는 기대가 증시 랠리를 뒷받침한다. 다만, 기업 실적이 호조를 이어가더라도 하반기 매출 전망 하향이 속출할 경우, 지수 조정폭은 상당할 수 있다. 투자자는 금리 인하 속도·폭과 실적 가이던스 변화를 병행해 점검해야 한다.
“하반기 증시는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와 기술주 실적에 달렸다. 단기 급등 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 — 국내 연기금 운용역
결론적으로, S&P 500의 연이은 최고치 경신은 금리 인하 기대와 기업 성적표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정책·경기·실적 삼중 변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현금 비중 관리 및 포트폴리오 분산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