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나스닥 100, 기술주 랠리 속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 증시가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25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100 지수는 기술주 랠리를 발판으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래를 마쳤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비교적 부진했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07% 상승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0.25% 올랐다. 다우 지수는 0.70%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9월물 E-미니 S&P 선물은 0.09% 올랐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도 0.33% 상승세를 보였다.

장세를 이끈 주역은 인공지능(AI) 수요가 견조함을 보여준 알파벳의 2분기 실적이었다. 회사가 예상보다 높은 매출을 발표하자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강화됐다. 또 미국 노동시장의 탄탄함을 시사하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겼다.


상승 요인

미 노동부에 따르면 2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4,000건 감소한 21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22만6,000건)를 크게 밈돌며 고용시장의 회복 탄력성을 확인시켰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국가활동지수는 -0.10으로 전달 대비 0.06포인트 개선돼 예상치(-0.15)보다 양호했다. 또한 6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0.6% 증가한 62만7,000채를 기록했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강세였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0.20%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5%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1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1.59% 급등했다.


하락 요인 및 개별 종목

테슬라는 10년 만에 가장 큰 매출 감소를 기록하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1년 이상 거친 국면이 예상된다”고 경고하면서 7% 넘게 급락했다. IBM도 2분기 소프트웨어 매출 부진으로 7% 이상 하락, 다우 지수를 압박했다. 7월 S&P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로 전달 대비 3.4포인트 하락하며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 제조업 둔화 우려를 키웠다.

또한 다음 종목들이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였다.

상승: 엔비디아·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가 1% 이상 올랐고, 알파벳(0.88%), 메타 플랫폼스(0.17%)도 동반 상승했다. 웨스트 파마슈티컬(+22%), 유나이티드 렌털스(+8%), 랩코프 홀딩스(+6%), T-모바일 US(+5%), 서비스나우(+4%), 라스베이거스 샌즈(+4%), AO 스미스(+3%).

하락: LKQ(-17%), 다우(-17%), 몰리나 헬스케어(-16%), 치폴레 멕시칸 그릴(-13%), 사우스웨스트 항공(-11%), 아메리칸 항공(-9%), 테슬라(-7%), IBM(-7%).

*Magnificent Seven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메타·엔비디아·테슬라를 일컫는 월가 신조어다. 이날은 애플·테슬라를 제외한 다섯 종목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금리·채권 시장

채권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완화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전일 대비 3.2bp 상승한 4.412%를 기록했다. 9월물 10년 만기 T-노트 선물(ZN)은 6틱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일본과의 무역 합의 타결 및 유럽연합(EU)과의 합의 임박 소식으로 추가 관세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며 국채를 매도했다.

다만 6월 신규주택 판매 부진과 제조업 PMI 급락이 완화적(Fed에 비둘기파적) 재료로 작용, 장중 낙폭은 다소 회복됐다. 유럽 채권금리는 혼조였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주 최고치인 2.702%로 6.3bp 상승했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1.3bp 하락한 4.622%로 마감했다.


유럽 경제 지표 및 ECB

유로존 7월 S&P 제조업 PMI는 3년 만에 최고치인 49.8로 월가 예상에 부합했으며, 합성 PMI는 51.0으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6월 신차 등록은 7.3% 감소한 101만 대로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독일 8월 GfK 소비자신뢰지수는 -21.5로 4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예견대로 예치금리(Deposit Facility Rate)를 2.00%로 동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물가가 중기 목표치(2%) 부근에서 안정되는 가운데 무역 분쟁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리스크가 하방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금리스왑은 9월 회의에서 25bp 인하 확률을 21%로 반영했다.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까지 무역 협정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모든 교역 상대국에 15~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데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최소 15%에서 최대 50% 사이의 단순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며 하한선을 높였다. 시장은 이번 주 내내 관세 관련 추가 헤드라인과 신규 무역 합의 발표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편 6월 비국방 자본재 신규 주문(항공 제외)은 26일 발표 예정으로, 월간 0.2% 증가가 예상된다. 연방기금선물은 7월 FOMC(29~30일)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3%, 9월 회의(16~17일)에서 63%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2분기 실적 시즌 중간 점검

이번 주에는 S&P 500 구성 기업의 약 20%가 실적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3.2%로, 시즌 전 예상치(2.8%)를 상회한다. 그러나 야데니 리서치는 11개 섹터 중 단 6개만이 전년 대비 이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부진한 폭이라고 지적했다.

25일 예정된 주요 실적 발표 기업에는 Aon, 오토네이션, 부즈앨런, 센틴, 차터커뮤니케이션, 에리 인뎀니티, 퍼스트시티즌스 뱅크셰어스, 퍼스트 하와이안, 젠텍스, HCA 헬스케어, 리어, 원메인 홀딩스, 필립스66, 사이어, 스케쳐스 등이 포함된다.


■ 용어 해설

E-미니 선물은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상장한 주가지수 선물 계약으로, 표준 계약 대비 규모가 1/5~1/10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도 접근하기 쉽다는 점에서 글로벌 지수 방향성에 대한 대표적인 선행 지표로 인식된다.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서비스 기업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신규주문, 생산, 고용 등을 조사해 경기 확장·수축을 50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이면 수축을 의미한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를 뜻한다. 예컨대 금리가 25bp 인상되면 0.2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주가 주도하는 상승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제조업 지표 부진과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잠재적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실적 발표 기업별 변동성, 중기적으로는 연준의 금리 결정과 관세 이슈가 핵심 변수”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