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국 리테일 부동산투자신탁(REIT)인 킴코 리얼티(Kimco Realty Corp.)가 국제 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로부터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한 단계 상향받았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는 동시에 아웃룩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하며 회사의 견조한 영업 성과와 균형 잡힌 재무 구조를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회복 국면에 접어든 미국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킴코 리얼티의 사업 기반은 미국 전역에 분포한 오픈에어(노천) 쇼핑센터다. 2025년 6월 30일 기준 감가상각 전 부동산 자산은 213억 달러로, 동종 업계 최대 규모다. 회사 측은 식료품점(Grocery) 앵커 쇼핑센터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해 왔으며, 해당 자산이 전체 평균 기초 임대료(ABR)의 86%를 차지한다.
신용등급 상향의 배경
S&P는 보고서에서 “식료품점 앵커 매장은 반복적인 고객 유입을 유도해 공실률을 낮추고 현금흐름 안정성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킴코 리얼티는 2025년 2분기 동일 자산 순운영소득(Same-Property NOI)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며, 비교 가능한 공간에 대한 현금 임대료 재계약(blended pro-rata cash rent spread)은 15.2%에 달해 최근 7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 임대율은 95.4%, 소형 점포 임대율은 92.2%로, 미국 리테일 REIT 평균을 웃돌았다. 다만 파티시티(Party City)·조앤(Joann)·빅롯츠(Big Lots)·라이트에이드(Rite Aid) 등 앵커 테넌트 일부의 파산 여파로 직전 분기 대비 총 임대율이 40bp 하락했다. 회사는 “공실의 약 90%를 신규 임대 또는 LOI(의향서) 단계에서 처리했으며, 재임대 스프레드는 30~40%”라고 밝혔다.
재무 지표 개선도 눈에 띈다. 2025년 6월 말 기준 S&P 조정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는 5.9배로, 1년 전 6.5배에서 하락했다. S&P는 향후 2년간 회사가 ‘중·후반 5배(mid- to high-5x)’ 레버리지 구간을 유지하고, 고정비 부담 대비 커버리지(Fixed-Charge Coverage)는 ‘상단 3배(high-3x)’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2025년 2분기에 5.30% 금리의 무담보 선순위 채권 5억 달러를 2036년 2월 만기로 발행하고, 2억4천5십만 달러 규모의 만기 채권을 상환했다. 이로써 2026년 7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연결 부채가 없으며, 평균 부채 만기 구조는 8.5년으로 장기 분산돼 있다.
동일 점포 NOI와 리테일 펀더멘털
S&P는 2025~2026년에도 동일 점포 NOI 성장률이 연 3%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초 임대료 인상 ▲재개발 프로젝트 준공에 따른 신규 임대료 인식 ▲M&A 및 자산 매입 활동 ▲강한 신규 임대 스프레드 등 복합 요인에서 기인한다.
“공격적인 레버리지 축소와 안정을 찾은 리테일 수요가 맞물리며 킴코의 현금흐름 변동성이 완화됐다”고 S&P는 설명했다.
전문가 시각
신용등급이 BBB+에서 A- 수준으로 상향되면 회사는 투자등급 내 상위 구간으로 진입해 조달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A- 등급 이상을 보유한 REIT는 보험사·연기금 등 보수적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편입 비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회사의 향후 자본 조달 비용 절감과 주주 환원 정책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등급 체계 이해: S&P의 장기 신용등급은 ‘AAA’부터 ‘D’까지 22단계로 나뉜다. ‘A-’는 상위에서 여섯째 단계로, ‘BBB+’(투자등급 최하단에서 네 단계 위)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등급 상향은 채권 투자자에게 ‘부도 위험 감소’를 의미하며, 주가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한다.
용어 해설
- NOI(순운영소득): 부동산 자산이 벌어들인 총 임대수익에서 운영비용을 뺀 지표로, 현금흐름의 핵심 척도다.
- Debt to EBITDA: 레버리지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재무 비율로, 실질 현금흐름 대비 부채 부담을 보여준다.
- Open-air Shopping Center: 실내몰과 달리 주차장과 매장이 노천형으로 배치된 쇼핑센터 형태다.
- Grocery-anchored: 대형 식료품점이 핵심 임차인으로 입점해 소비자 유입을 견인하는 형태다.
시장 파급 효과
미국 리테일 REIT 전반은 전자상거래 성장과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식료품 중심 오프라인 유통망은 ‘필수 소비재’ 특성 덕분에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이번 등급 상향은 동종 업계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 촉매로 작용할 수 있으며, 국내 투자자에게도 미국 리테일 채권·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전망이다.
전망
S&P는 “높은 임대율과 재개발 파이프라인이 맞물려 킴코의 현금흐름은 2년간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레버리지 관리 기조를 유지한다면 추가 등급 상향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