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글로벌 레이팅스가 중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로,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둔화와 관세 압박이라는 역풍 속에서도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통해 4% 이상의 견조한 성장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다.
S&P는 성명에서 “
중국 경제가 향후 1~2년 내 자체적인 성장 동력만으로 연 4% 이상의 성장세를 회복할 것
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가 수년 간 단계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등급 유지의 핵심 근거*1부록에서 용어 해설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정부는 필요 시 신속히 재정지출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 둘째, 거시경제 전반의 대규모 자본통제 및 국유 금융기관 네트워크는 외부 충격 흡수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S&P는 동시에 “향후 3~5년 동안 정부가 훨씬 더 큰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될 경우 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예상보다 빠른 재정 건전화가 확인된다면 등급 상향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에서 단기 외화·내화 표시 국가신용등급(A-1)도 함께 확인됐다. 중국 재정부는 즉각 논평을 내고 “S&P의 재확인에 환영을 표한다”며 “정책 여력을 ‘동적으로’ 조정해 연간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비교도 눈길을 끈다. 지난 4월 피치(Fitch)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며 정부 부채의 급증과 재정 건전성 훼손 위험을 거론했다. 피치는 특히 미국의 對중국 추가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비용 증가를 우려했다.
한편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은 2분기에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7월 경기 지표는 엇갈렸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지만, 수출은 예상 밖 급증세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소비 회복 속도도 뚜렷하지 않아 구조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신용등급이란?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AAA(최상위)부터 D(채무불이행)까지 등급 체계를 운용한다. A+ 등급은 ‘우량 투자등급’ 중 상위에 위치하며, 채무상환 능력이 ‘강한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의미다. 다만 거시경제 변동과 정책 위험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므로 전망(Stable·Positive·Negative)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시각으로는,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부동산·지방정부 부채 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상대적 여력이 남아 있다. 따라서 경기 하방 압력 시 추가 채권 발행 또는 국채 스와프를 통해 자금 공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과도한 부양책이 장기화될 경우 S&P가 지적했듯 신용등급 하향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S&P의 결정이 중국 국채 금리 및 위안화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등급 유지 혹은 상향은 자본유입을 촉진해 금리 하락과 통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부동산 부실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계속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등급은 국가의 ‘신용 한도’가 아니라 ‘현재까지의 신용력 스냅샷’”이라는 평가사 공통의 입장을 고려할 때, 향후 정책 일관성과 경제 재균형 속도가 중국 신용등급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1 용어 해설
• 정책 지원(policy support): 경기 부진 시 정부가 재정지출·세제감면·금융완화 등을 통해 내수를 촉진하는 일련의 조치.
• 재정 건전화(fiscal consolidation): 지출 축소·세수 확보 등을 통해 정부 재정적자 및 부채를 감축하는 정책.
• 안정적 전망(stable outlook): 등급이 6~24개월 내 변동될 가능성이 낮음을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