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인트룸 AB 신용등급 ‘D’에서 ‘CCC+’로 상향…부채 구조조정 효과 반영

스웨덴 부실채권 회수업체 인트룸, 신용도 개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lobal Ratings)가 2025년 7월 24일 인트룸 AB(Intrum AB)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D(채무불이행)’에서 ‘CCC+’로 두 단계 상향 조정하고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등급 상향은 회사가 단행한 대규모 부채 재구조화(recapitalization) 조치가 자본 구조를 실질적으로 개선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당 조치는 부실채권 업계에서 드물게 시도된 ‘사채 상환·전환 패키지’로, 10%의 기존 무담보 사채 탕감과 이를 상쇄하기 위한 신주(보통주) 10% 발행, 그리고 잔여 90% 무담보 채권을 2027~2030년 만기의 선순위 담보부 채권으로 교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인트룸은 신규 자금 조달 차원에서 5억 2,600만 유로 규모의 ‘뉴 머니 선순위 담보부 채권’을 발행해 12개월간 할인율을 적용한 기존 교환 채권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리볼빙 크레딧(순환대출) 한도를 18억 유로에서 11억 유로로 축소하면서 만기를 2026년 1월에서 2028년 6월로 2년 5개월 연장했다.

“이번 재자본화 덕분에 당사는 단기 유동성 쿠션을 확보하고, 만기 구조를 장기화했다”

라는 것이 S&P 측의 평가다.


재무 레버리지 여전히 높아…2027년 대규모 차환 리스크 남아

그러나 S&P는 보고서에서 “중기적으로 인트룸의 자본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재자본화 이후에도 순차입금/EBITDA 배수로 측정되는 재무 레버리지가 6.5~7.0배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부실채권(NPL) 매입·회수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치다. S&P는 2025년 말 6.25~6.50배, 2026년 말 5.50~5.75배로 점진적 디레버리징을 전망했지만, 그 속도는 경영진의 신규 포트폴리오 투자, 비용 절감 실행, 시장 환경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7년 만기 물량 집중이 구조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신규 발행한 뉴 머니 채권 역시 2027년에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S&P는 “향후 12개월간 할인 매입 프로그램이 얼마나 실효성을 보이느냐에 따라 총 차환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업 전략·포트폴리오 투자 방향이 관건

인트룸은 연간 스웨덴 크로나(SEK) 20억 수준의 신규 부실채권 포트폴리오 투자를 목표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최근 투자 규모가 목표치를 밑돌면서 단기 현금흐름은 개선됐지만, 중·장기 매출 성장 동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실채권 사업 특성상 ‘저가 매입·장기 회수’ 모델이기에 투자 축소는 노말라이즈드 컬렉션(normalised collection)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시장

한편, 인트룸은 2025년 1분기에 그룹 비용 20% 절감을 달성했다. 이는 2023년부터 추진해 온 ‘스트래티직 플랜’의 가시적 성과로, S&P는 “영업실적 개선이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12개월 이내 대규모 만기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현재 전망은 ‘안정적’에 머물렀다.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 & 시사점

S&P는 “레버리지 축소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2027년 만기 차환 위험이 재차 확대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등급을 다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구체적 구조조정 성과와 수익성 개선을 통해 레버리지를 5배 중반 이하로 낮추면 중기적으로 등급 추가 상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본사가 스톡홀름에 위치한 인트룸은 유럽 전역에서 부실채권 매입, 채권추심, BPO(기업 대상 연체청구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4년 기준 24개국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관리 채권 잔액이 670억 유로(약 98조 원) 규모에 달한다.자료: 회사 IR

등급 체계 해설
‘CCC’ 계열은 ‘투기적’(Highly Speculative) 등급으로 분류되며, 부도 위험이 높지만 아직 지급불능(Imminent Default) 단계는 아니다. ‘D’는 사실상 채무불이행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상향으로 인트룸은 파산 위험 단계에서 한 단계 벗어났으나, 여전히 투기적 지위를 유지한다.


전문가 시각

유럽 정크본드 시장을 분석하는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인트룸의 경우 자체 현금창출능력만으로 만기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규채권 발행 여건이 신용등급보다 중요하다”면서 “유럽 고수익채 시장이 2023년보다 견조한 점은 우호적 요인이지만, 중앙은행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경우 리파이낸싱 비용이 크게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S&P의 상향 조정은 단기 ‘디폴트 굴레’를 벗어났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2027년 대규모 만기를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레버리지 축소·장기 조달 성공이라는 세 가지 숙제를 얼마나 해소하느냐가 향후 등급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