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수출과 인프라 투자에 힘입어 2028년까지 인도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지만, 대규모 공공지출로 인해 재정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2026년 4월 2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는 2020년대 후반까지 최소 한 곳의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등급으로 상향하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으며, 또한 2030년까지 연간 경제성장률을 최소 1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출범한 수백 개의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로 뒷받침되며, 해당 프로젝트의 총규모는 약 2천억 달러(약 $200 billion)로 추정된다.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의지는 앞으로도 오랜 기간 강한 성장세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러한 지출은 재정적자 확대와 경상수지 흑자 축소를 초래할 수 있어 일부 이익을 상쇄할 수 있다.”
— 김 엥 탄(Kim Eng Tan), S&P 글로벌 레이팅스 아시아 주권등급 담당 전무
S&P는 최근 발표한 전망에서 베트남이 향후 3년간(2026~2028년)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평균 성장률을 6.7%로 제시했다. 같은 추정 하에서 베트남은 2029년에도 인도를 제외한 지역 선도 국가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P에 따르면 베트남은 전년도인 2025년에 8%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는 아시아에서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었다.
보고서는 전자제품에 대한 상승하는 수요가 베트남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기술 제품의 주요 수출국이며, 다국적 기업들이 전국에 걸쳐 운영하는 조립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수출 성과를 견인하고 있다.
한편 S&P는 2025년 8월 발표한 최신 베트남 보고서에서 국가 신용등급을 장기 BB+ 및 단기 B로 유지하며 베트남을 투자등급 미만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은행권 스트레스와 관련한 하방 리스크를 강조했는데, 이는 규제적 취약성, 낮은 투명성 및 공시 기준의 약화를 이유로 들었다.
S&P는 또한 “정부의 순정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지속적으로 초과하면 신용등급은 추가 하향 여지가 있다”고 명시했다. 베트남 재무부는 2025년 말 기준 정부 부채 비율이 GDP의 33%~34%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2026년 2월에 베트남의 인프라 확장 기조가 재정적자 증가와 공공부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용어 설명
국가신용등급(sovereign credit rating)은 한 국가의 채무이행능력과 상환의 안정성을 평가한 등급이다. 투자등급(investment grade)은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무로 간주되는 등급대를 의미하며, 통상 BBB- 이상(무디스는 Baa3 이상)이 해당된다. 재정적자(fiscal deficit)는 정부의 연간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상태를 가리키며, 장기간 이어질 경우 국채 발행 증가와 채무비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경상수지(current account)는 상품·서비스 수출입, 소득 및 이전 수지 등을 포함하는 국제수지의 항목으로 흑자 축소는 외환 보유 및 통화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정책 및 시장 영향 분석
단기적 영향으로는 인프라 투자 확대가 내수 및 건설·자본재 수요를 촉진해 단기간 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대형 프로젝트 추진은 고용 창출과 관련 산업(건설자재, 기계, 운송)의 수요 확대를 수반하며,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유입되는 제조업 중심의 지역에서는 조립가공·수출 가공업이 활성화될 것이다.
중·장기적 리스크는 재정건전성 악화와 금융시스템의 취약성 확대다. 정부가 대규모 공공지출을 지속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GDP 대비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이는 신용등급 상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순정부채가 GDP의 30%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경우 S&P의 경고처럼 등급 하향 압력이 현실화될 수 있다. 등급 하향은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국채 수요 감소 및 국채금리 상승을 초래해 차입비용을 높일 수 있다.
통화 및 물가 영향 측면에서 재정적자 확대는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통화 약세(도표상으로는 비엣동화 약세)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수입물가 상승에 민감한 구조라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될 경우 성장과의 상충(trade-off)이 발생할 수 있다.
정책 권고로는 첫째, 프로젝트 선정 시 경제적 수익률이 높은 사업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비용·수익 분석(CBA)을 철저히 해야 한다. 둘째, 공공재정의 투명성·공시 기준을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은행권의 건전성·규제 프레임을 보강해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 셋째, 대외차입과 내부재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민관협력(PPP) 확대, 장기 외화표시 채권의 비중 관리, 부채 만기 연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투자자 관점의 시사점
신용등급의 상향 가능성은 베트남 채권 및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이는 재정정책의 일관성과 은행권 개혁의 진전 여부에 달려 있다. 단기간의 성장 가시성은 FDI와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겠지만, 재정적자 확대로 인한 금리 상승과 통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리스크로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프로젝트별 재원조달 구조, 정부의 재정수지 추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신호, 은행권의 스트레스 지표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종합
S&P의 평가는 베트남 경제가 인프라 투자와 수출주도로 향후 수년간 강한 성장세를 이어갈 잠재력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성장의 상당 부분이 공공지출에 의해 달성될 경우 재정적자와 부채비율이 확대되어 신용등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향후 신용등급 상향 여부는 성장 성과뿐 아니라 재정건전성 회복과 은행권 구조개선의 실행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