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가 이탈리아 중견 은행 Banca Popolare di Sondrio(BPS)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A-3’에서 ‘BBB/A-2’로 한 단계씩 올렸다. 이번 조정은 향후 12개월 내 BPS가 이탈리아 3위 상업은행 BPER Banca에 완전히 통합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별도의 등급 조정에는 BPS 장기 결의카운터파티 신용등급이 ‘BBB’→‘BBB+’로, 선순위 비우선채(senior non-preferred) 등급이 ‘BB+’→‘BBB-’로, 후순위(subordinated) 채권 등급이 ‘BB’→‘BB+’로 각각 상향됐으며, 전망(outlook)은 모두 안정적(stable)으로 부여됐다.
S&P는 동시에 모회사인 BPER Banca의 ‘BBB/A-2’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BPER은 올해 초 종료된 공개매수(tender offer)를 통해 BPS 지분을 약 58.5%까지 늘렸으며, 두 은행의 법적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을 계획 중이다.
“지분율이 의결정족수 66.7%에 못 미치지만, 합병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는 것이 S&P의 분석이다.
① 신용등급 상향의 배경과 의미
BPS가 ‘핵심 전략 자회사(core strategic subsidiary)’로 재분류됨에 따라 S&P는 BPER 그룹의 등급과 동일한 레벨로 맞췄다. 이는 두 은행의 사업 모델, 지리적 네트워크, 고객 기반이 서로 보완적이며 중복(overlap)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신용등급은 채권 발행 비용뿐 아니라 예금·자금 조달 비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다. 특히 BBB 등급은 국제 자본시장에서 ‘투자적격(Investment Grade)’ 최하단이지만, BBB- 등급과 비교할 때 기관투자가의 포트폴리오 편입 가능성이 크게 확대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② 29억 유로 시너지 전망*
S&P는 BPER 경영진이 제시한 2027년까지 누적 2억 9,000만 유로(€290 mn) 규모의 시너지 목표를 “달성 가능(achievable)”하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IT 통합, 지점망 최적화, 중복 인력 감축 등이 포함되며, 이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 직접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용어 설명
• 선순위 비우선채 : 파산 시 예금·일반채권자보다 후순위이나, 후순위채보다는 상환순위가 앞서는 채권.
• 후순위채 : 발행 은행이 파산할 경우 자본성 손실흡수 역할을 하며, 신용등급이 일반채권보다 낮다.
③ 자본·건전성 영향은 제한적
S&P는 이번 인수·합병이 BPER의 기업·중소기업 대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지만, 자산건전성(NPL 비율)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ommon Equity Tier 1) 하락폭은 30~40bp(bp=0.01%)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Lombardy) 주는 1인당 GDP가 국가 평균의 1.4배에 달하는 부유 지역이다. BPS는 150년 이상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이는 ‘관계형 금융(relationship banking)’을 중시하는 이탈리아 시장 특성상 큰 자산으로 간주된다. S&P는 “BPER의 주요 과제는 해당 지역 고객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④ 안정적 전망 유지
두 은행 모두 안정적 전망을 부여받으면서, S&P는 향후 2년간 이익창출력, 자본, 자산건전성이 양호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통합 실행 리스크(execution risk)가 크지 않다고 평가해 투자자·채권단의 신뢰를 제고했다.
전문가 시각 및 추가 분석
① 시장 포지셔닝 강화
이번 딜은 이탈리아 은행권의 지방은행 통합 가속화를 상징한다. 자산 규모 기준 46조 원(약 €31bn) 수준인 BPER가 북부 거점을 강화함으로써, 대형 은행인 인테사 산파올로(Intesa Sanpaolo) 및 유니크레디트(UniCredit)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② 자본시장 접근성 개선
BBB급 이상의 신용등급은 유럽 중앙은행(ECB) 담보 적격성 확보와도 직결된다. 이는 BPS가 자본시장 및 ECB 유동성 창구를 더 낮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③ 경제 환경 변수
다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와 유로존 금리 피크아웃이 예상되는 2025~2026년 경기 국면은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합 시너지의 실현 속도가 BPER·BPS 주가(株價)의 주요 모멘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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