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F, 3분기 실적·가이던스 발표 후 주가 하락

스웨덴 베어링(Bearing)·모션 컨트롤 전문기업 SKF가 2025년 3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매출·수익성 모두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했지만, 4분기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025년 10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KF는 3분기(7~9월) 유기적 매출 성장률(Organic Revenue Growth)이 2.0%를 기록해 매출액은 2,250억 스웨덴크로나(SEK)에 달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0.7%(2,230억 SEK)를 상회한 수치다. 다만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전일 대비 3% 내외로 하락세를 보이며 실적 호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사업부문별 성과도 희비가 엇갈렸다. 산업(Industrial) 부문은 3.8%의 유기적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반면 자동차(Automotive) 부문은 –2.3%를 기록해 역성장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두 부문 모두 시장 예상치(각각 +0.7%p, +0.6%p 상회)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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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중국·북동아시아가 단연 돋보였다. 해당 지역은 5.6%의 유기적 성장률을 시현했다. 특히 “중국 풍력발전 업계의 선(先)구매 수요“가 1% 미만의 기여도를 보이며 성장 모멘텀의 일부를 제공했다. EMEA(유럽·중동·아프리카)아메리카는 각각 1.0% 성장에 그쳤고, 인도·동남아는 2.2% 성장했다.

수익성 지표에서도 선방했다. 조정 영업이익(Adjusted EBIT)은 27억6,200만 SEK으로 컨센서스(27억2,800만 SEK)를 1% 상회했다. 세부적으로 산업 부문 조정 EBIT은 24억8,200만 SEK으로 시장 예상치를 1.3% 웃돌았고, 자동차 부문은 2억8,000만 SEK으로 0.7% 하회했다. 이에 따라 그룹 EBIT 마진은 12.3%를 기록해 예상을 근소하게 상회했다(컨센서스 12.2%). 부문별로는 산업 15.5%, 자동차 4.3%였다.

현금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순현금흐름은 18억4,000만 SEK을 기록해 전 분기(28억1,700만 SEK)보다는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9억7,700만 SEK) 대비로는 크게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하반기 재고 축적 효과가 현금흐름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3분기 현금흐름은 견조하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가이던스가 문제다. SKF는 ‘2025년 4분기 유기적 매출이 전년 수준과 유사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재확인했다. 이는 시장이 기대해 온 1.6% 성장 전망치보다 낮다. 회사 측은 “글로벌 산업 활동 둔화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요 변동성이 상존한다”며 보수적 스탠스를 유지했지만, 투자자들은 성장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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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풀이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 : M&A(인수합병) 효과를 제외한 기존 사업 기반 성장률을 의미한다.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 : 이자·세전 영업이익으로, 기업 본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전문가 관점에서 보면, 산업 부문의 두 자릿수 마진(15.5%)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과 운영 효율화가 효과를 발휘했음을 시사한다. 반면 자동차 부문은 전기차(EV)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구·개발(R&D) 비용과 공급망 이슈로 인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따라 향후 실적 개선의 관건은 전동화(Electrification)용 고부가 베어링과 서비스 매출 확대 여부가 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 풍력 시장의 ‘선구매’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26년 이후 풍력 보조금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관련 수요가 앞당겨지는 반면 내년 이후 역기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거시경제적 변수도 복합적이다. 유럽과 미국의 기준금리 고점(High Rate Plateau)이 길어질 경우,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길게 늘어질 가능성이 있다. SKF와 같이 산업 설비·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고객사의 투자 지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반면, 인플레이션 완화로 원재료 비용이 안정되면 마진 방어에 긍정적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SKF는 3분기에 컨센서스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체력을 입증했지만, 4분기 보수적 가이던스로 인해 주가가 즉각적인 상승 모멘텀을 얻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산업 부문의 구조적 성장세가 지속될지, 자동차 부문의 회복 시점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