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억만장자 형제 타일러·카메론 윙클보스가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에 제기한 집행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2026년 1월 26일, 로이터(R)}의 보도에 따르면, SEC와 현재 Gemini Space Station으로 알려진 해당 거래소는 맨해튼 연방법원에 소송 취하를 위한 공동 합의서를 제출했다. 합의서에는 Gemini Earn 투자자들의 암호화폐가 2024년 5월과 6월 사이 Genesis Global Capital의 파산 절차를 통해 전액 반환됐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SEC는 지난해 이 소송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번 합의는 그 결정에 따른 법적 절차의 일환이다. SEC는 다만 이번 소송 취하 결정이 다른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Genesis 파산을 통한 Gemini Earn 투자자들의 암호자산 100% 현물(in-kind) 반환과 합의 이후 … 위원회는 피고에 대한 청구를 취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SEC는 2023년에 Genesis Global Capital과 Gemini Trust Company를 대상으로 그들의 암호화폐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수십만 투자자에게 불법적으로 증권을 판매했다고 기소한 바 있다. 당시 제미니 고객들은 Gemini Earn 프로그램에 참여해 자신의 암호화폐를 Genesis에 대여하고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받았다. 제미니에 따르면 Genesis가 2022년 11월에 고객 계정을 동결했을 당시 Gemini Earn의 자산 총액은 $9.4억(=940 million 달러)였다.
다른 암호화폐 회사들이 2022년 시장 폭락 이후 파산을 통해 제한된 자산풀을 현금으로 환산해 투자자에게 배상한 것과 달리, Genesis는 고객의 암호화폐를 청산하지 않고 현물 그대로 고객에게 반환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는 점이 이번 합의의 핵심 배경이다.
보고서에는 또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행정부 아래에서 SEC가 암호화폐 규제 집행 방식에 변화를 보였다는 언급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를 “크립토 대통령(crypto president)“이라고 칭하며 디지털 화폐의 주류화를 장려하고 보다 우호적인 규칙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해왔다.
한편 제미니는 정규 영업시간 외에 로이터의 코멘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제미니는 작년 나스닥 상장 당시 강력한 데뷔를 보이면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빠른 수용을 부각시켰다. 현재 거래소의 가치는 LSEG(Refinitiv)를 기준으로 $11.4억(=1.14 billion 달러)로 평가된다.
용어 설명
Gemini Earn 프로그램: 제미니 고객이 자신의 암호화폐를 제3자(이번 경우 Genesis Global Capital)에 대여하고 그에 대한 이자를 받는 형태의 대출 서비스다. 투자자는 원래 보유하던 암호화폐를 외부에 맡기고 수익(이자)을 받았으며, 서비스는 투자자의 자산을 제3자에게 이동시켜 운용하는 구조를 가리킨다.
Genesis Global Capital: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관이다. 2022년 암호화폐 시장 충격 과정에서 고객 계정 동결과 이후 파산 절차를 겪었으며, 이번 사안에서 파산 절차를 통해 Gemini Earn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를 반환했다.
현물(in-kind) 반환: 자산을 현금으로 환전해 보상하는 대신, 원래 투자자가 맡겼던 동일한 종류의 암호화폐를 그대로 돌려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고객이 맡긴 암호화폐 자체가 그대로 반환되어 현금 대체 배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사건 경위 요약
2022년 11월 Genesis가 고객 계정을 동결했고, 당시 Gemini Earn의 총 자산은 약 $940 million이었다. 2023년 SEC는 Genesis와 Gemini를 대상으로 불법 증권 판매 혐의를 제기했다. 이후 Genesis의 파산 절차에서 2024년 5~6월 사이 Gemini Earn 투자자들의 암호화폐가 전액 반환되었고, 이를 근거로 SEC와 제미니는 2026년 1월 공동으로 소송 취하에 합의했다.
시장 및 규제적 함의
이번 소송 취하는 여러 면에서 시장과 규제 환경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는 자산의 현물 반환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유사한 사건에서 투자자 신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규제 집행의 실무적 유연성을 보여준다. SEC가 형사적 또는 민사적 책임을 묻는 대신 소송을 취하한 것은 향후 규제 당국이 파산·정산 절차에서의 자산 반환 여부를 고려해 집행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셋째, 정책적 측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크립토 성향은 향후 규제 완화 가능성을 높이며, 이는 제도권 자본의 암호화폐 시장 유입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규제의 완화가 시장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아니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유지를 위한 감독체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가격 및 경제적 영향 전망
단기적으로 이번 소송 취하는 암호화폐 시장의 심리적 불확실성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 법적 불확실성의 해소는 기관 투자자와 고액 자산가의 추가 참여를 촉진할 수 있으며, 이는 거래량과 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 전반의 가격 방향은 거시 경제 변수, 금리, 유동성, 규제 전반의 변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좌우되므로 이번 결정만으로 가격의 지속적 상승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당국의 집행 기준이 보다 명확해질수록 제도권의 신뢰가 높아지는 한편, 규제 완화가 과도하게 진행될 경우 투자자 보호 장치가 약화되어 시스템 리스크가 재발할 우려가 존재한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들은 규제 환경의 변화와 각 거래소의 리스크 관리 수준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문적 관점의 시사점
이번 사례는 암호화폐 관련 분쟁이 단순한 형사·민사 소송을 넘어서 파산 절차, 자산 반환 방식, 그리고 규제 기관의 집행 전략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 당국, 거래소, 대출 기관 모두 명확한 자산 보관 및 책임 소재를 규정하는 내부 통제와 투명한 고객 공시가 요구된다. 투자자들은 대출형 상품 참여 시 자산의 보관 방식과 제3자의 지급 능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향후 유사 사건 발생 시 법원과 규제 기관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시장의 법적·재무적 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디지털 자산 산업의 제도화 속도와 방식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