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프트웨어 대기업 SAP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에도 연간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자아냈다. 이에 따라 현지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주가가 약 1.6% 하락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SAP는 견조한 클라우드 수요와 비용 절감 노력을 바탕으로 2분기 실적을 끌어올렸으나,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특히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이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한 23억6,000만 유로(약 27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약 10억 유로 웃돌았다.
SAP의 FCF 급증은 배당 지급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간주된다.
재무 최고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 도미니크 아삼(Dominik Asam)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도 지정학적 변수와 공공 부문 수요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가이던스 동결
SAP는 일부 투자자들의 이익 전망 상향 기대에도 불구하고 2025회계연도 가이던스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 → 가이던스 상향’이라는 전형적 기대가 어긋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SAP 측은 클라우드 전환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거시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수적 기조를 택했다.
한편 SAP가 언급한 “지정학적 변수”는 유럽 내 정치·경제적 긴장, 미·중 기술 분쟁 등 다양한 외부 리스크를 포괄한다. 이러한 변수는 글로벌 IT 예산 집행 시점과 규모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매출 가이던스 결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주가 반응 및 시장 평가
보도 시점 기준으로 SAP 주식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1.6% 하락이 예상된다. 이는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상향된 연간 목표치 부재가 실망 매물로 이어진 결과다.
※ 환율 정보 기사에 제시된 달러 환산은 로이터 기준 환율 (1달러 = 0.8523유로)에 따라 계산됐다.환율 변동 시 실제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용어 설명 및 분석
•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 등을 제외하고 남는 금액을 뜻한다. 주주 배당, 자사주 매입, 부채 상환 등에 활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해당 수치를 통해 기업의 현금 창출력과 주주환원 가능성을 가늠한다.
• 클라우드 수요는 전통적 온프레미스(사내 설치형) 소프트웨어보다 꾸준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SAP는 자사 핵심 제품인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클라우드 기반 구독 모델로 전환해 매출 구조를 지속적으로 재편 중이다.
이번 실적은 이러한 전환 전략이 비용 효율성 및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연간 가이던스 동결은 SAP 경영진이 여전히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종합 평가
SAP의 2분기 실적은 상당한 현금흐름 개선과 비용 통제 성공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제공한다. 다만, 연간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주가 조정을 자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SAP 주가의 방향성은 클라우드 부문 성장 지속성과 글로벌 거시 환경의 향방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