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기업 심리와 글로벌 불확실성
뉴질랜드 중앙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RBNZ)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콘웨이(Paul Conway)가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자신감 충격은 일시적이며, 기업들은 결국 일상 업무를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콘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뷰에서 “높아진 정책 변동성이 앞으로도 지속되겠지만, 경제 주체들은 점차 이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은 결국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중 갈등 등으로 세계 무역·투자 환경이 요동치는 가운데 나왔다.
금리 인하 배경과 기업 심리
RBNZ는 이번 주 기준금리(Official Cash Rate·OCR)를 25bp(0.25%p) 인하해 3.00%로 조정했다. 동시에 추가 인하 가능성도 시사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갈 여지를 남겼다. 결정문에서 중앙은행은 소비자·기업 신뢰지수의 약세와 이로 인한 지출 위축을 주요 우려 요인으로 언급했다. 크리스천 호크스비(Christian Hawkesby) 총재(Acting Governor)는 “불확실성의 파급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컸다”고 평가했다.
“정책 불확실성이 하나의 충격이라면, 관세 변화 같은 요소는 그 위에 얹어지는 또 다른 충격이다.” — 폴 콘웨이 RBNZ 수석 이코노미스트
실제로 미국이 뉴질랜드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충격이 가중됐다. 이는 기존 Signal(예고)됐던 10%보다 높지만, 다른 교역 상대국이 겪는 관세(최대 25% 등)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관세율 변동성은 기업 의사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통화정책 결정 과정과 내부 이견
이번 금리 인하는 의결권을 가진 6인 이사회(Board) 중 4명이 25bp 인하에, 2명이 50bp 인하에 찬성하면서 만장일치가 아닌 결정이었다. 콘웨이는 “한 명의 위원이 동결(3.25%)을 검토했지만 최종 표결에서는 인하 옵션만 상정됐다”고 설명했다.
그 위원은 최근 고빈도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 상단(2~3%)에 근접한 점을 들어 동결을 주장했다. 그는 “제때 조치하지 않으면 일시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구조적(지속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용어 해설
① Official Cash Rate(OCR) – 뉴질랜드의 기준금리로, 시중은행이 RBNZ에 예치·차입할 때 적용받는 이자율이다. OCR 변동은 대출·예금 금리, 환율, 자산가격을 통해 실물경제에 파급된다.
② 베이시스포인트(bp) – 금리 단위를 세분화한 0.01%p. 예컨대 25bp는 0.25%p를 의미한다.
③ 관세(Tariff) – 특정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보호무역 수단이지만, 상대국의 보복 관세를 유발해 무역량을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
시장 반응 및 전망
금리 발표 직후 뉴질랜드 달러는 달러당 0.6%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절반 이상 회복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bp 하락하면서 완화적 스탠스를 반영했다. 현지 증시는 금융·소비재 섹터를 중심으로 소폭 상승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RBNZ가 오는 10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25bp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질랜드 최대 시중은행의 한 스트래티지스트는 “관세 충격의 파급 경로가 분명해지는 시점까지 RBNZ가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 시각 및 평가
글로벌 경제학계에서는 ‘불확실성에 대한 적응’이 경제 주체의 핵심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책 방향성이 예측 불가능할수록, 투자·고용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총수요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RBNZ가 신속히 대응하면 충격 완충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필자는 이번 관세 인상이 뉴질랜드 제조·농업 수출 구조의 다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낮아진다면, 관세 인상에 따른 총수출 감소 폭도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RBNZ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상존해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가 낮아지면 기업 차입 비용은 완화되어 설비투자 심리를 떠받칠 수 있다.
다만 물가상승 압력이 재차 고조될 경우, 뒤늦은 긴축으로 전환해야 하는 ‘정책 딜레마’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소비·수출·자본유입 등 실물 지표의 동조화 여부가 향후 금리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향후 체크포인트
① 9월 초 발표 예정인 2분기 GDP 성장률 – 소비·투자 회복 조짐 확인.
② 미국 대선 레이스 – 무역정책 방향 재검토 가능.
③ 중국 경기 부양책 – 뉴질랜드산 원자재·식료품 수요에 영향.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뉴질랜드가 ‘친환경 농축산물 허브’로 자리매김하면, 관세 충격을 상쇄할 신성장 동력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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