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I, 기준금리 동결 전망 속 ‘보험성 인하’ 가능성도 여전

인도 중앙은행(Reserve Bank of India, 이하 RBI)이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깜짝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2025년 9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 4분의 3가량은 RBI가 현행 5.50% 정책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티그룹·바클레이스·캐피털이코노믹스·SBI(인도국책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미국의 대(對)인도 관세 충격, 완만한 물가 흐름 등을 이유로 전격 인하 가능성을 동시에 언급했다.

RBI는 올해 들어 이미 100bp(1.0%p)를 인하했음에도 민간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8월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된 뒤 금융여건이 한층 빡빡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10월 회의가 다시 ‘라이브(실질적 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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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성 인하냐, 완화적 동결이냐”

Citi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RBI가 insurance cut—충격 완화를 위한 선제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에 약간 더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회의는 9월 29일부터 3일간 진행되며, 최종 결정은 10월 1일 발표된다.

“외부 충격을 완화할 ‘보험성 인하’ 또는 조만간 행동에 나서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담은 비둘기파적 동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Citi 보고서

한편 인도 경제는 6월 분기에 전년 대비 7.8% 성장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다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물가조정 후 산출된 수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체감 성장세가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정·무역 변수가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

모디 정부는 소득세 감면, 재화·서비스세(GST) 조정 등 완화적 재정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인도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비자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서비스 무역까지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루피화 약세 또한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미국 관세가 국내총생산(GDP)을 압박하는 가운데, 물가가 억제돼 있다는 점은 완화 사이클 재개를 위한 무대를 마련한다”며, 다음 주 인하 후 12월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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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전망 및 시장 반응

물가상승률은 RBI 목표치인 4% 아래에서 안정되고 있다. 경제학자 대다수는 GST 인하 효과로 추가 디스인플레이션(물가둔화)을 전망하며, 연간 성장률 전망치 상향·물가 전망치 하향 가능성을 동시에 점친다.

SBI 수석이코노미스트 소우미아 칸티 고시는 “이번에 금리를 내리면 RBI가 선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중앙은행임을 과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6월 이후 완화 조건이 까다로워진 만큼,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FY2027(2026~2027회계연도)에도 물가가 완만하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결 선호’ 시각도 여전

그럼에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무역 협상이 진전을 보일 수 있는 12월까지 관망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일부는 “표적형 재정지원이 광범위한 완화보다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채권·OIS(오버나이트 금리스왑) 시장은 아직 10월 1일 ‘금리 인하 프라이싱’을 반영하지 않았다. 만약 RBI가 시장을 놀라게 하고 완화에 나선다면 단기채 금리 급락(가격 상승)이 점쳐진다.


용어·배경 설명

*보험성(Insurance) 금리 인하란, 실제 경제지표 악화가 본격화하기 전 외부 충격을 예방하려는 목적의 선제적 통화완화를 의미한다. 경기 방어를 위한 ‘예방주사’ 성격으로, 선진·신흥국 중앙은행이 불확실성이 고조될 때 활용해 왔다.

*OIS(Overnight Index Swap) 시장은 하루짜리 지표금리를 기준으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파생상품 시장이다.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전망이 가장 민감하게 반영돼, 통화정책 기대를 실시간으로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 변동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p다. 예컨대 25bp 인하는 0.25%p 금리 인하를 의미한다.

이처럼 외부 교역 변수와 물가 흐름이 맞물리면서, 10월 1일 발표될 RBI의 최종 결정은 인도 금융시장은 물론 글로벌 신흥국 투자심리에 적잖은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