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캐피탈 마켓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된 사토리우스 AG(티커: SATG)와 프랑스 파리 증시에 상장된 자회사 사토리우스 스테딤(티커: STDM)의 투자의견을 기존 ‘섹터 퍼폼(Sector Perform)’에서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상향했다. 양사의 주가가 최근 두 달 동안 약 14% 하락하며 위험 대비 수익(Risk-Reward) 비율이 크게 개선됐다는 판단에서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RBC 애널리스트 찰스 웨스턴(Charles Weston)이 이끄는 팀은 “최근 주가 부진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다시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는 매력적인 가격 구간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지난 두 달간의 언더퍼폼(Under-performance)은 위험-보상의 추를 상방으로 돌려놓았다. 특히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반응한 점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 RBC 보고서 중
보고서는 바이오프로세싱(bioprocessing)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이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소모성 자재(consumables) 수요는 꾸준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장비(Equipment) 판매 부진이 그룹 매출에 –2%p 이상의 역풍을 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RBC는 “장비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는 알 수 없으나, 회복 시점에는 오히려 >+2%p의 순풍으로 전환돼 이익 상향과 밸류에이션 멀티플 확장이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목표도 소폭 조정됐다. 사토리우스 AG의 12개월 목표주가는 종전 260유로에서 250유로로 4% 하향됐는데, 이는 관세(tariff) 영향을 고려한 매출 추정치 보정과 2026·2027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의 경미한 하향 조정이 반영된 결과다. RBC는 모회사 사토리우스 AG가 사토리우스 스테딤 지분 71.5%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연구실 장비(Lab Products) 사업부의 별도 가치, 그리고 최근 늘어난 순부채 등을 종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바이오텍(신약 개발 벤처) 자금 조달 둔화, 제약사의 가격 압박, 미·중 무역 관세 등 거시적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RBC는 “장비 수요 회복 신호가 보이는 순간 시장 심리는 빠르게 반전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2분기 실적 발표 당일, 주문 잔고 관련 멘션을 둘러싸고 주가는 하루 동안 큰 폭의 인트라데이 변동성을 경험한 바 있다.
RBC는 “향후 1년 시계열에서 사토리우스 AG 주가가 약 30%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장비 부문 반등, 투자 심리 회복, 멀티플 리레이팅(재평가) 등을 근거로 한 전망이다. 보고서는 “최근 주가 조정을 계기로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신규 투자자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시점”이라며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 용어 해설
① 바이오프로세싱(Bioprocessing) : 세포 배양·정제·충전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 과정을 총칭한다.
② 컨슈머블(Consumables) : 필터·배지·튜빙처럼 사용 후 폐기되는 소모성 자재를 의미한다.
③ 인스트루먼트/장비 판매 : 배양기·바이오리액터 등 고가 설비 매출로, 경기에 민감하다.
■ 기자의 한 걸음 더
RBC가 제시한 30% 업사이드는 단순 밸류에이션 정상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유럽 바이오 제조 장비 업체들은 팬데믹 이후 재고 역풍과 CAPEX 보수화로 동반 부진을 겪어 왔다. 그러나 CDMO(위탁개발·생산) 업계의 설비 증설 계획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의 리쇼어링 트렌드는 장비 수요를 서서히 되살리고 있다. 특히 사토리우스 스테딤이 강점을 가진 일회용 바이오리액터는 공정 유연성을 높여 비용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추세적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한국 투자자라면 K-바이오 CDMO와의 밸류에이션 비교를 통해 글로벌 밸류체인 전반의 회복 사이클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