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캐피털 마켓츠가 유럽의 보청기 섹터를 신규 커버리지에 편입하며 단기적으로는 신중한(보수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브로커리지 하우스는 구조적으로는 장기 성장성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판매 물량 성장 둔화와 가격 환경 악화를 이유로 단기 리스크를 경고했다.
2025년 11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RBC는 프리미엄 제조사 소노바(Sonova)에 ‘아웃퍼폼(outperform)’ 등급과 목표주가 CHF 250를 부여했다. 데만트(Demant), GN 스토어 노드(GN Store Nord), 앰플리폰(Amplifon)은 모두 ‘섹터 퍼폼(sector perform)’으로 개시되었으며, 각기 목표주가 DKK 250, DKK 110, €15가 제시됐다.
RBC는 전 세계 청각(hearing) 시장 규모가 $310억이며, 이 중 $60억이 도매(wholesale), $200억이 소매(retail), $40억이 인공와우(cochlear implants), $7억이 진단(diagnostics)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이 섹터는 역사적으로 연간 3~6% 성장해 왔으나, RBC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물량 성장률이 과거 범위 대비 1~3%p 낮은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1~2년 내 역사적 범위로 복귀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장기 성장 모멘텀은 고령화라는 인구통계학적 구조 변화가 뒷받침한다. RBC는 “장기적으로 보청기 유닛(대수) 성장률이 3~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중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 나타날 것(RBCe)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RBCe는 RBC의 내부 추정치를 의미한다.
다만 가격 측면에서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했다. RBC는 유럽에서 공보험·공적 지불자(public payors)의 영향력이 크고, 낮은 가격대를 특징으로 하는 신흥국 비중이 확대되는 점을 들어 “장기적으로 가격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환경이 불리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글로벌 물량의 약 45%를 차지하는 반면, 가성비를 중시하는 공공 입찰이 시장을 주도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물량 기준 약 35%를 차지하지만, 높은 평균판매가격(ASP)과 민간 유통 채널 비중이 커 글로벌 밸류의 약 50%를 담당한다고 덧붙였다.
RBC는 네 기업 중에서는 소노바를 최선호로 제시했다. 그 이유로 “시장 리더십 포지셔닝과 기술적 차별화”를 꼽았다. 소노바는 $80억 도매 시장에서 점유율 31%, $200억 소매 시장에서 점유율 6%를 확보하고 있다. 주력 브랜드인 포낙(Phonak)은 전체 매출의 “47%”를 차지한다.
RBC의 기초 가정에 따르면, 소노바는 도매 5.7% 성장, 소매(유기적) 4.6% 성장, 소매(인수 기여) 3% 성장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EBIT(영업이익) 10% CAGR과 EPS(주당순이익) 12% CAGR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마진도 3%p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소노바는 가장 견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순부채/EBITDA 1배에서 2027년까지 0.7배로 낮아질 전망이다. RBC는 레버리지(순부채/EBITDA)를 1.5배까지 허용한다는 가정하에 소노바가 “약 CHF 18억을, 시가총액 대비 약 14%”를 주주에게 환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데만트는 수직계열화된 고품질 제조사로 평가되며, 도매 점유율 25%, 소매 점유율 6%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중기적으로 점유율 추가 확대 여지는 제한적이라는 견해가 제시됐다. 데만트는 매출의 2.7배 가치로 €7억 규모의 KIND 인수를 진행해 레버리지 2.9배로 상승했으며, 2026년에 0.7턴의 디레버리징이 기대된다. 잉여현금흐름(FCF) 전환율은 50% 이상을 유지하지만, 자사주 매입은 일시 중단 상태다.
GN 스토어 노드는 보청기와 함께 엔터프라이즈 및 게이밍 사업을 병행한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2022~2025년 구간에서 -8% CAGR로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매출 비중은 보청기 39%, 엔터프라이즈 42%, 게이밍 19%(브랜드: 스틸시리즈)로 제시됐다. 순부채/EBITDA 4.2배 수준의 레버리지는 시장 회복과 함께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앰플리폰은 글로벌 소매 리더로 점유율 15%를 보유하고 있으나, 최종 수요가 약세라고 진단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2025년 매출의 30%+를 차지하지만 현재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프랑스는 보험 환급에 힘입어 볼륨이 견조하다고 평가됐다. 재무적으로는 순부채/EBITDA 1.7배, 현금전환율 약 40%이며, €1억5천만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제품·기술 경쟁력에 관해서 RBC는 “대형 플랫폼 출시가 의미 있는 점유율 확대로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소음 환경에서의 음성 인지(speech-in-noise) 성능과 소형화(미니어처라이제이션)가 핵심 경쟁 요인으로 부각된다고 강조했다.
유통 지형에서는 글로벌 소매 통합이 이어지고 있다. 소규모 볼트온(bolt-on) 인수는 통상 매출의 약 2배 수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며, 미국·프랑스·독일·중국이 주요 타깃 지역으로 제시됐다.
핵심 인용구
“현재 물량 성장률이 역사적 범위 대비 1~3%p 낮지만, 1~2년 내 복귀가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공적 지불자의 영향과 신흥국 확대로 가격 환경이 불리해질 것이다.”
“대형 플랫폼 출시는 의미 있는 점유율 확대를 보장하지 않는다.”
용어 설명 및 맥락
• ‘아웃퍼폼(outperform)’은 해당 종목이 동일 섹터 평균 대비 상대적 초과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는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뜻한다. ‘섹터 퍼폼(sector perform)’은 섹터 평균 수준의 수익률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 도매(wholesale)는 제조사에서 유통망·소매사업자 등으로 공급하는 B2B 판매를, 소매(retail)는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영역을 가리킨다. 보청기 산업에서는 양 축이 모두 중요하며, 제조사·소매망의 수직계열화 여부가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인공와우(cochlear implants)는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청각을 보조하는 전문 의료기기로, 보청기와는 제품·시술 특성이 다르다. 진단(diagnostics)은 청력 평가와 관련된 장비·서비스를 포함한다.
• 공적 지불자(public payors)는 유럽 등에서 보청기 구매에 관여하는 국가·공보험 성격의 재정 주체를 말한다. 이 경우 공공 입찰이 빈번하고,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구조가 형성돼 평균판매가격(ASP)이 낮아질 수 있다.
• CAGR(연평균성장률)은 특정 기간의 누적 성장률을 연간 평균으로 환산한 지표다. 본 문맥에서 EBIT(영업이익), EPS(주당순이익) CAGR은 기업의 이익 성장 궤적을 가늠하는 핵심 잣대로 쓰였다.
• 순부채/EBITDA는 기업의 레버리지를 측정하는 대표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여력이 커질 수 있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은 이 비율을 낮추는 과정을 의미한다.
• 현금전환율은 영업이익이 잉여현금흐름(FCF)으로 전환되는 비율을 뜻한다. 볼트온 인수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소규모 회사를 덧붙이는 M&A 유형으로, 보청기 소매 시장에서는 대개 매출의 약 2배 수준에서 거래되는 경향이 관찰된다고 RBC는 전했다.
종합
RBC의 이번 커버리지는 장기적으로는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수요가 유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물량 성장 둔화와 가격 하방 압력이 겹쳐 체감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 수요·가격 구조의 차이, 기업별 레버리지와 현금창출력, 제품 경쟁력 요인(소음 하 음성 인지·소형화) 등이 향후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로 부각될 전망이다. 네 개 기업 중에서는 소노바가 기술·재무 양면에서 상대적 강점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며, 데만트·GN 스토어 노드·앰플리폰은 각기 사업 포트폴리오와 재무지표에 따라 차별화된 경로를 보일 것으로 정리됐다. 해당 평가는 기사에 인용된 RBC 리포트의 수치와 견해에 근거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