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계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츠(RBC Capital Markets)가 영국 유통 대기업 마크스앤스펜서 그룹(Marks & Spencer Group PLC, 이하 M&S)의 투자의견을 기존 ‘아웃퍼폼(Outperform)’에서 ‘섹터 퍼폼(Sector Perform)’으로 한 단계 낮췄다. 브로커리지(증권중개) 측은 사이버 공격 여파로 이행(Execution) 리스크가 높아졌으며, 동종업계 대비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하향 근거로 제시했다.
M&S 주가는 2025년 10월 20일 07시 23분(그리니치평균시) 기준 1.4% 하락하며 03시 23분(미 동부시각)에 1.4% 내린 채 거래됐다.
2025년 10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RBC는 “최근 발생한 사이버 시스템 장애 이후 실행 리스크가 상승했으며, 주가가 이미 적정 수준까지 회복된 만큼 타 소매 기업 대비 추가 상승 폭은 크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RBC는 M&S가 프리미엄 식품 부문에서 시장 평균을 꾸준히 상회하며 견고한 입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프리미엄·스페셜티·건강 지향 상품에 초점을 맞춘 전략과 더불어 주 단위 신제품 출시 빈도 증가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로커리지에 따르면 M&S는 2024년 대비 주당 30~40개 신제품 라인을 매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2023년의 소수 품목 대규모 출시 방식에서 전환된 것으로, 소비자 반응 속도를 높여 매출을 견인할 전망이다.
또한 온라인 식료품 플랫폼 ‘오카도 리테일(Ocado Retail)’ 지분 50% 보유는 구조적 온라인 식품 성장 속에서 매출 확대와 실적 안정화를 동시에 도모한다. RBC는 해당 사업부가 연결 실적 편입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Earnings(순이익)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의류·홈(Clothing & Home) 부문은 난제가 적지 않다. RBC는 “여성복(Womenswear) 경쟁력은 강화됐으나, 공급망(Supply Chain)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넥스트(NEXT)와 같은 고수익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S는 의류·홈 부문에서 서빙 비용(Cost to Serve)이 주요 경쟁사 대비 높다. 존 리틀(John Lyttle) 신임 의류·홈 이사가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라고 RBC는 평가했다.
매출의 약 95%를 영국 국내시장에 의존하는 구조 역시 잠재적 부담 요인이다. RBC는 영국 노동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며 가계 현금흐름 증가율이 내년부터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식품 인플레이션은 프리미엄 식품 판매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았다.
올해 초 발생한 사이버 공격은 온라인 운영을 강타했다. 특히 식품 주문 및 재고 최적화가 차질을 빚으며, M&S는 2025 회계연도 상반기에 식품 부문 영업이익 1억 파운드(GBP) 손실과 의류·홈 온라인 매출 2억 파운드 손실을 보고했다.
RBC는 “창고 자동화 및 로열티(멤버십) 프로그램 일부 일정이 지연됐다”며 “M&S 식품 매장의 특성상 이벤트 연쇄 효과가 크기 때문에 실행 리스크가 한층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밸류에이션(Valuation) 측면에서 M&S는 2026년 추정 주가수익비율(P/E) 13배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이는 사인즈버리(Sainsbury’s) 13.5배, 테스코(Tesco) 14.5배, 넥스트 16.5배와 비교할 때 “대체로 공정(Fair)”하다는 게 RBC의 판단이다.
2026~2027 회계연도(EPS) 전망치는 식품·의류 부문 상반기 호조를 반영해 소폭 상향 조정됐다. RBC는 목표주가(PT)를 375p에서 400p로 상향했으며, 이는 할인현금흐름(DCF)과 손익분기점별 합산가치(SOTP)를 복합 적용한 결과다.
장기적으로는 여성 드레스·남성 캐주얼·아동 데이웨어 등 저관여·저침투(Underpenetrated) 의류 카테고리에서 기회가 남아 있다. 오카도 리테일의 톱라인 성장도 지속되고 있으나, 인도 등 일부 해외 마켓은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M&S는 최근 아치 노먼(Archie Norman) 회장이 2029년까지 유임을 공식화했다. RBC는 이를 “M&S가 다음 성장 단계로 진입하는 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최적의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온라인 패션 매출 확대와 반기 실적 발표가 주가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게 브로커리지의 관측이다. 반면 영국 소비 둔화·지속적인 사이버 리스크·식품·의류 부문 경쟁 심화는 하방 리스크로 지적됐다.
RBC는 상향 시나리오(450p)와 하향 시나리오(300p)를 제시하며, 이는 매출 성장률·마진·실행 성과에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용어 해설 및 배경 지식1
섹터 퍼폼(Sector Perform)은 분석 대상 기업의 주가가 동종 업종 평균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될 때 부여하는 중립적 의견이다. P/E(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가치가 이익 대비 얼마에 형성돼 있는지를 나타낸다. DCF(Discounted Cash Flow) 모델은 향후 창출될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본질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며, SOTP(Sum of the Parts)는 사업 부문별 가치를 따로 평가해 합산하는 기법이다.
‣ 전문가 시각2
기자가 취재한 다수 애널리스트는 “M&S는 식품에서 프리미엄 포지셔닝으로 가격 전가력을 확보했으나, 의류·홈은 주문 빈도·재고 회전율·마진 개선이 필수”라며 “향후 12개월간 사이버 보안 강화 및 물류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 주가 재평가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또한 경쟁사 대비 낮은 글로벌 노출도는 구조적 리스크지만, 영국 내 시장 점유율 유지는 단기 방어막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