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캐피털 마켓츠가 영국 엔지니어링 기업 롤스-로이스 홀딩스(LON: RR)에 대해 “아웃퍼폼(outperform)” 투자의견으로 커버리지를 개시하고, 주당 1,275펜스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가 약 1,094.5펜스 대비 약 17%의 상승여력을 시사한다. 이번 평가는 롤스-로이스의 수년 간의 체질 개선 이후 현금창출력 중심의 안정적 기반이 구축됐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2025년 11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RBC는 합산가치평가(SOTP) 접근법을 적용했다. 이에 따르면 대형 여객기(와이드바디) 민항 엔진 사업부는 매출 비중이 약 37%에 불과하지만, 기업가치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축으로 평가됐다. RBC는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과 수익구조가 향후 성과의 기반이 될 것으로 봤다.
RBC는 2026년 기준 자유현금흐름(FCF) 수익률을 4.4%로 전망했으며, 이는 동종업계 평균 추정치 3.2%를 상회한다. 핵심 논리는 와이드바디 엔진 포트폴리오의 경쟁력과 방어력이다. 이 부문에서 롤스-로이스는 GE 에어로스페이스와 사실상 듀오폴리(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트렌트(Trent) 계열 엔진의 점유율이 확대된 점을 감안해, RBC는 롤스-로이스가 향후 시장 대비 연간 약 200bp(basis points)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정은 2030년까지 그룹 매출 연평균 8% 성장 전망을 뒷받침하며, 동종업계 평균과 대체로 궤를 같이한다.
와이드바디 사업부는 당분간 현금 회수(cash-harvest)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RBC는 차세대 와이드바디 엔진 사이클이 2040년 이후에야 본격화될 수 있다고 보며, 현재의 애프터마켓 중심 수익 창출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반영했다. RBC의 장기 모델은 2080년까지의 현금흐름을 포괄하며, 현행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상업용 와이드바디 프랜차이즈의 가치를 680억 파운드(£68bn)로 평가했다.
항공우주 외 사업에서도 잠재력이 부각됐다. RBC는 파워시스템즈(Power Systems) 부문(데이터센터·군수·철도용 디젤/가스 엔진)에 대해 중기 연평균 약 10% 성장 잠재력을 제시했다. 또한 디펜스(Defence) 부문 역시 그룹 가치에 유의미하게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이들 비항공 부문은 동종사 멀티플을 적용해 가치 산정이 이뤄졌으며, 파워시스템즈는 캐터필러, 커민스, 베르츨라(Wärtsilä), GE 버노바(GE Vernova) 등과 비교해 소폭 디스카운트를 반영했다.
특히 RBC는 이번 SOTP 평가를 의도적으로 보수적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울트라팬(Ultrafan) 등 차세대 엔진 프로그램이나 소형 모듈 원자로(SMR)와 같은 신규 분야에 대해서는 가치를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 요소가 가시화될 경우, 주당 최대 400펜스의 추가 가치가 더해질 수 있다는 잠재력도 제시됐다.
재무 전망 측면에서 RBC는 매출이 2025년 196.7억 파운드에서 2026년 215.1억 파운드, 2027년 231.8억 파운드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EBITA는 각각 32.3억 파운드(2025), 35.1억 파운드(2026), 38.8억 파운드(2027)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문별 연평균 성장률(CAGR)은 민항우주(Civil Aerospace) 약 9.4%, 파워시스템즈 약 8%, 디펜스 약 4%로 제시됐다.
다만 RBC는 실행 리스크도 지적했다. 현재 컨센서스 추정치는 RBC의 자체 중기 목표 대비 이미 9~20%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업사이드가 제약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BC는 2026년 4.4%에서 2029년 5.2%로 상승이 예상되는 자유현금흐름 수익률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는 업종 평균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핵심 용어 해설 및 구조적 포인트
SOTP(합산가치평가)란 기업을 여러 사업 부문으로 나누어 각각의 가치를 평가한 뒤 합산하는 방식이다. 롤스-로이스 사례에서 와이드바디 민항 엔진 부문은 매출 비중은 37%에 그치지만, 장기 애프터마켓 매출과 서비스 이익률이 두텁게 뒷받침되면서 기업가치의 70%를 창출하는 동력으로 설정됐다. 이는 엔진 판매 이후의 유지보수·정비(RSP, MRO 등) 시장이 장기 현금흐름의 원천이 됨을 시사한다.
자유현금흐름(FCF) 수익률은 시가총액 대비 기업이 창출하는 연간 잉여현금의 비율로, 주주환원 여력과 투자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bp(베이시스 포인트)는 1bp = 0.01%p를 의미한다. RBC가 제시한 연 200bp 시장 초과 성장은 동사가 동일 시장 내에서 구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거나 믹스 개선을 이룰 수 있다고 해석된다.
현금 회수(cash-harvest) 국면은 대규모 선행투자 사이클이 일단락되고, 설치된 엔진 풀에서 정비·부품 교체·서비스를 통해 현금 창출이 극대화되는 기간을 뜻한다. RBC가 차세대 와이드바디 엔진의 본격 전개 시점을 2040년 이후로 보수적으로 잡은 것은, 현재 프로그램의 현금흐름 가시성이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해석과 시사점
“와이드바디 엔진의 질과 방어력, 그리고 현금창출력 개선이 밸류에이션을 견인한다.”
RBC의 분석은 와이드바디 엔진 프랜차이즈의 질적 우위와 애프터마켓 중심의 현금흐름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트렌트 계열의 점유율 확대가 전제된 만큼, 시장 대비 초과 성장과 8% 매출 CAGR 가정은 엔진당 수명주기 가치(LTV)가 견조하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더불어 Power Systems 및 Defence의 기여를 동종사 대비 보수적 멀티플로 산정한 점, Ultrafan 및 SMR 잠재력을 아예 제외해도 목표가 1,275펜스가 도출된 점은 하방 방어력을 뒷받침한다. 반면 컨센서스가 RBC 추정치를 9~20% 상회한다는 대목은 실행·전개 속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이미 높다는 신호다. 이 간극은 단기 주가 모멘텀을 제한할 수 있으나, 2026년 4.4%→2029년 5.2%로의 FCF 수익률 상승 경로가 유지된다면,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는 여전히 남는다.
종합하면, 이번 ‘아웃퍼폼’ 평가는 현금창출력 중심의 체질개선, 와이드바디 엔진의 듀오폴리 경쟁구도, 장기 애프터마켓 현금흐름 가시성이라는 세 가지 축 위에 서 있다. LON: RR의 주가가 현재 1,094.5펜스 수준에서 목표 1,275펜스까지 도달하려면, RBC가 제시한 중기 실행력과 현금흐름 프로파일 개선이 실제 숫자로 입증될 필요가 있다. SOTP가 보수적으로 산정되었고, Ultrafan·SMR 등 옵셔널리티를 가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업사이드 옵션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