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BMO, 약 20억 달러 규모 결제 처리업체 모네리스 매각 검토

캐나다 2대 대형은행인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와 몬트리올은행(BMO)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결제 처리업체 모네리스(Moneris)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5년 8월 1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두 은행은 2000년 공동 설립 이후 보유해 온 모네리스의 지분 전량 또는 일부를 약 20억 달러에 매각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해당 내용은 로이터통신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모네리스는 캐나다 전체 상거래의 3건 중 1건을 처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결제 네트워크다. 현재 약 32만 5,000곳의 가맹점에 디지털·모바일·매장 내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7억 달러에 육박한다.1

투자은행 자문 라인업눈길을 끈다. 뉴욕 기반 부티크 투자은행 PJT 파트너스(PJT Partners)가 총괄 자문을 맡았고, 각 은행의 계열사인 RBC 캐피털마켓·BMO 캐피털마켓이 공동 어드바이저로 참여하고 있다. 소식통은 “예비 가치평가에서 모네리스의 몸값이 최대 2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면서도 “최종 거래 가격은 다소 낮아질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매각 작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내부 검토 결과에 따라 양 은행이 일부 지분을 유지하거나 매각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거래가 성사될 경우, 최근 몇 년간 캐나다 결제 산업에서 가장 굵직한 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 및 용어 설명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몬트리올은행(BMO)은 자산 기준 캐나다 금융권 ‘빅5’에 속하는 시중은행이다. 두 은행은 2000년 전자상거래 성장세를 겨냥해 합작법인 모네리스를 설립, 캐나다 내 카드 결제 인프라 확대를 주도해 왔다.

PJT 파트너스는 2015년 블랙스톤에서 분사한 뒤 독립한 투자은행으로, 대형 M&A와 구조조정 자문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부티크’ 투자은행이라 불리지만, 고가치 딜을 집중적으로 담당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제 처리업체(Payment Processor)는 가맹점·카드사·은행 간 결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승인하고, 자금을 정산하는 핵심 인프라 사업자다. 금융 규제 및 사이버보안 리스크 관리가 필수인데, 모네리스는 캐나다 정부의 금융 데이터 보호 표준을 준수하며, 자체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운영해 왔다.


업계 파급 효과

전문가들은 핀테크 경쟁 심화비용 효율화 흐름이 이번 매각 추진의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RBC·BMO가 보유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핵심 사업에 자본을 집중하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북미 대형은행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결제·자산운용 부문을 정리하고, AI·디지털 뱅킹 투자로 방향을 틀고 있다.

또 다른 시각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전략적 투자자(SI) 간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네리스의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캐나다 시장 지배력은 장기 인컴(income) 전략에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한편, 거래 규모가 20억 달러 선에서 결정될 경우, 캐나다 핀테크 업계에서 2020년 이후 최대 M&A로 기록될 전망이다.2

현재까지 예비 입찰(early-stage bidding)에 나선 후보군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 관례상, 글로벌 카드 네트워크사·국내외 통신사·사모펀드 및 연기금 등이 잠재 인수자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가자들은 거래가 성사될 경우, 캐나다 결제 시장의 수수료 구조·서비스 경쟁에 직간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위험·규제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투자 매력을 찾는 자금이 결제 인프라 쪽으로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주석
1 매출·가맹점 수 등 실적 수치는 로이터통신 인용.
2 2020년 이후 캐나다 핀테크 M&A 중 공시된 최대 규모는 2022년 15억 달러 규모의 ○○딜(언론 보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