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 ‘금리 인하’보다 거대한 변수, 대차대조표 정책 전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025년 10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월가는 정작 ‘언제 금리를 또 내릴 것이냐’보다 ‘언제 양적긴축(QT)을 멈출 것이냐’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본 칼럼은 <QT 조기 종료⟫가 가져올 장기(최소 1~3년) 거시·자산시장 충격파를 객관적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심층 해부한다.
1. 현재 상황 정리 : 단기금리 상단 돌파·SRF 이용 급증
① 레포 금리 경고음 : 2025년 10월 셋째 주, 대표 단기 지표 SOFR(담보부 하루물 레포 금리)가 연준 상설 레포 기구(SRF) 금리 4.25%에서 불과 5bp 아래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9년 9·16 레포 발작 이후 처음 관찰된 현상이다.
② 준비금 잔고 3조 달러 붕괴 : 연준 임시 수치에 따르면 예치준비금(Reserve Balances)이 2조 9,800억 달러로 내려앉았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안전 마지노선 3.0~3.2조 달러’를 실질적으로 깬 셈이다.
③ T-bill 폭발적 순발행 : 부채한도 협상 타결 후 재무부는 6개월 만에 약 7,500억 달러 규모 단기국채를 쏟아냈다. ‘안정 수요처’였던 MMF가 T-bill로 이동하면서 레포 유동성이 증발했다.
이 모든 요소가 맞물리며 유동성 블랙홀이 형성됐고, 연준 내부·외부 모두에서 “QT 중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2. 양적긴축이란 무엇이고 왜 멈춰야 하나
QT(Quantitative Tightening)는 연준이 만기도래 국채·MBS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BS)를 축소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이다. ‘일종의 마이너스 QE’로 불린다. 2022.6~2025.9 누적 축소 폭은 약 1조 6,000억 달러에 달한다.
| 구분 | 2022.5 | 2025.9 | 변화율 |
|---|---|---|---|
| 연준 총자산 | $8.96T | $7.33T | ▼18% |
| 국채 보유 | $5.76T | $4.59T | ▼20% |
| MBS 보유 | $2.71T | $2.09T | ▼23% |
그러나 2019년 사례가 증명했듯, 연준 보유자산이 일정 임계치 이하로 내려가면 레포·CP·신용시장 전반이 급격히 경색될 수 있다. 금번 레포 금리 급등은 바로 그 임계영역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 거시 파급 : 실질 정책금리가 오르지 않아도 시스템 유동성 = 금융조건이 빠듯해지면 기업·가계 자금조달 비용은 치솟는다.
- 정책 파급 : 연준은 “적정 준비금은 풍부하고 유연해야 한다(ample & elastic reserves)”는 2021년 설계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게 된다.
따라서 QT를 계속 고집할 경우 ①장기금리 변동성 확대 ②은행 자산·부채 스프레드 축소 ③리스크오프 모멘텀 이라는 ‘트리플 타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3. 시나리오별 장기 전망 (2025 Q4 → 2027 Q4)
가. 시나리오 정의
- Base Case (A) : 2025.12 QT 중단 → 2026.4부터 준비금 증가세 전환
- Bear Case (B) : QT 2026.6 지속 → 준비금 2.5조 달러 붕괴, SRF 상시 사용
- Bull Case (C) : 2025.10 즉시 중단+채권 재투자 100%
나. 거시 변수별 3년 후 예상(모델 : DSGE + BVAR)
| 변수 | 2027 Q4 전망치 | ||
|---|---|---|---|
| A(Base) | B(Bear) | C(Bull) | |
| 실질 GDP (YoY) | +1.8% | +0.9% | +2.2% |
| 코어 PCE (YoY) | 2.2% | 2.8% | 2.0% |
| 10Y 국채금리 | 3.65% | 4.50% | 3.25% |
| S&P500 EPS | $305 | $270 | $320 |
| 은행 순이자마진(NIM) | 2.82% | 2.55% | 2.97% |
모형 결과는 QT 조기 종료(C) > 12월 종료(A) > 장기 지속(B) 순으로 거시·금융 안정에 우호적임을 제시한다.
4. 섹터·자산별 장기 투자 함의
① 미국 채권
- 중·장기물 듀레이션 : QT 즉시 중단 시 2026년까지 듀레이션 프리미엄이 30~40bp 압축될 여지가 있다. 20년물 이상의 스트립스(STRIPS) ETF는 베이스 대비 8~12% 초과 수익이 가능하다.
- 단기물 : SRF 낙인 완화 후 레포 스프레드 +5bp 수준으로 안정 전망, T-bill 롤오버 전략은 계속 유효.
② 미국 주식
- 금리민감 성장주(클라우드·반도체·리츠)는 준비금 >3.2조 달러 회복 시 PER 재레이팅 여지. Base Case 대비 2년 누적 15~18% 초과수익 추정.
- 은행·보험 : QT 지속(B) 시 잔존 리스크가 커지나, 즉시 중단(C) + LCR 규제 완화 땐 NIM 정상화. 로컬은행 ETF (KRE)·보험 브로커(BLF) 익스포저 적절.
③ 금·비트코인 등 대체자산
QT 지속(B) + SRF 과잉 사용은 레어 구간 변동성 스파이크를 유발해 안전자산 수요가 반사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연준 자산 총량이 재증가할 경우 달러 실질금리 하락→금·디지털골드(비트코인) 동반 랠리 가능.
5. 리스크 요인 및 반론
일각에서는 “QT 중단은 반대로 인플레이션 기대 재점화 위험”을 경고한다. 특히 노동·주택 렌트 지표가 재차 들끓을 경우 2026년 이후 2차 인플레 파동이 발생한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i) 실물 수요 둔화가 명백하고,
(ii) 대차대조표 정체 vs ‘재증가’ 구분이 중요하며,
(iii) ECB·BOE·BOJ 동반 QT 조절이 예고된 만큼 글로벌 공급 유동성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6. 정책·규제 전개 로드맵
- 11월 12일 : 재무부 QRA(분기국채발행계획) 발표 → T-bill 발행량 단기 축소 시그널 주목
- 12월 17일 FOMC : ‘QT 축소 속도 0달러 캡(당월 즉시 재투자)’ 옵션 유력
- 2026 상반기 : 새로운 연준 “예비RP (일중 Repo) 창구” 파일럿 도입 가능 — 시장 장벽↓, 낙인 효과 해소
7. 결론 : ‘QT 종언’은 종합 유동성 회복의 시작…그러나 관리·속도 조절이 성패 좌우
1) 현 레포 변동성은 구조적 유동성 한계의 조기 경보이며, QT 조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2) 2025.10~12 중단과 준비금 3.3~3.5조 달러 스테이블 시나리오가 채권·주식·실물경제 모두에 가장 부합한다.
3) 연준은 QT 출구를 열되, SRF·일중RP 이중 세이프가드를 상설화해 ‘세 번째 레포발작’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동시에 Tesla·Nvidia 등 메가캡 버블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산시장 과열은 거시건전성 수단으로 대응해야 한다.
결국 『QT 종언』은 경기·시장 복원의 필수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 속도 조절·스무딩 메커니즘·국채발행 관리라는 세 박자가 맞아떨어질 때만 2026년 “골디락스(적정 성장·물가)” 경로가 현실이 될 것이다.
© 2025 이중석 경제칼럼니스트·데이터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