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재 대기업 프록터&갬블(Procter & Gamble·P&G)이 최고경영자 승계 계획을 공식화했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P&G 이사회는 샤일레시 제주리카라(Shailesh Jejurikar) 최고운영책임자(COO)를 2026년 1월 1일부로 사장(President) 겸 최고경영자(CEO)로 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과 함께 이사회는 2025년 10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주리카라를 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같은 날 이사회는 현 CEO인 존 뮬러(Jon Moeller)를 2026년 1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Executive Chairman)에 선임할 예정이다. 뮬러 의장은 향후 이사회 의사 결정을 주도하고, 신임 CEO에게 전략적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 샤일레시 제주리카라, 35년 경력의 내부 성장형 리더
제주리카라는 1989년 인도 지사에 입사한 이후 북미·유럽·아시아·라틴아메리카 등 전 세계 조직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타이드(Tide)·아리엘(Ariel)·다우니(Downy)·게인(Gain)·페브리즈(Febreze)·스위퍼(Swiffer) 등 P&G의 간판 세탁·홈케어 브랜드를 거느린 섬유·홈케어(Fabric & Home Care) 부문 CEO를 지내며 매출·수익성 확대를 이끌었다.
그는 2014년부터 P&G 글로벌 리더십 팀 일원으로 활동하며, 제품 우위 전략(superiority), 생산성 향상, 조직 단순화를 묶은 통합 경영 전략을 설계·실행했다. 회사 측은 이를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사업 재편”이라고 평가했다.
2016~2021년에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총괄(executive sponsor for global sustainability)을 겸임, 탄소 감축·친환경 포장·물 사용 절감 목표를 현장 업무에 통합했다.
● 직책 용어 설명
COO(Chief Operating Officer·최고운영책임자)는 일상적인 사업 운영을 총괄하는 직위다. CEO(Chief Executive Officer·최고경영자)는 전사 전략·의사 결정을 책임지는 최고 의사 결정자다. Executive Chairman(이사회 의장)은 이사회 수장으로서, 기존 CEO 경험을 살려 경영진을 감독하고 조언한다.
● 전문가 시각: 리더십 연속성과 시장 신뢰
업계에서는 이번 승계가 내부 육성(internal promotion) 원칙을 유지함으로써 전략 연속성과 조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한다. 제주리카라는 “제품 우위·생산성·조직 단순화”라는 현 경영 기조를 설계한 핵심 인물로, CEO 취임 후에도 전략적 방향성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소비재 업계는 최근 원자재 가격 변동, 공급망 지정학 리스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강화 등 복합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P&G 내부에서는 공급망 디지털화와 친환경 포장 혁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애널리스트들은 “제주리카라의 공장 자동화·IT 혁신 경험이 재무 성과와 ESG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 P&G의 최근 구조조정·투자 현황
P&G는 2018년 이후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65개에서 40개 미만으로 축소하며 ‘선택과 집중’을 추진해 왔다. 동시에 전 세계 100여 개 공장을 디지털화해 공급망 효율성을 높였다. 주당배당금도 68년 연속 인상하며 주주 신뢰를 유지하는 가운데, 최근 3개 회계연도 연평균 매출 성장률 5% 이상을 기록했다.
● 향후 관전 포인트
1년 반의 CEO designate 기간 동안 제주리카라는 조직 전반의 권한 이양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 소비자 경험 강화, 신흥시장 확대가 구체적 시험대다. 특히 인도·아프리카 등 인구 보너스 지역에서 “현지화된 제품 혁신”을 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P&G의 장기 배당 안전성은 제도권 연기금과 배당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분석하면서,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비용 압박에 대응하는 가격 인상 전략이 소비자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도 경계한다.
● 결론
제주리카라 차기 CEO 체제는 혁신·지속가능성·생산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계승·심화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사회 의장으로 전환하는 뮬러는 전략 자문 역할을 통해 경영 단절 위험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결국 P&G가 글로벌 생활용품 시장의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와 ESG 규제 준수라는 ‘투 트랙’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