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s at Home, 최고경영자 전격 교체‧실적 전망 하향…주가 20% 급락

[런던] 반려동물용품 전문 소매업체 Pets at Home Group PLC 주가가 18일(현지시간) 장중 최대 20% 가까이 폭락했다. 회사는 최고경영자(CEO) 리사 맥고원(Lyssa McGowan)이 즉각 사임한다고 밝혔으며, 동시에 향후 실적 전망을 대폭 낮추는 이른바 ‘실적 경고’(profit warning)를 발령했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비상장 회장(non-executive chair)인 이언 버크(Ian Burke)가 일시적으로집행 회장(executive chair)’ 직함을 겸임하며 경영 공백을 메우기로 했다. 회사는 “영구 CEO 선임 작업에 즉시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맥고원 전 CEO는 2022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왔다.

비정기 실적 업데이트에서 회사는 2026 회계연도(FY26) 손익 가이던스를 종전 전망치보다 대폭 낮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FY26 ‘조정 세전이익(underlying profit before tax)’을 9,000만~1억 파운드(약 1,530억~1,700억 원) 범위로 제시했다. 기존 시장 컨센서스(1억 3,000만 파운드 안팎) 대비 최소 25%가량 축소된 수치다. 회사는 “주요 원인은 소매(리테일) 부문의 실적 부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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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s at Home은 “핵심 반려동물 소매 시장이 연초 이후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매장 판매가 연속적으로 개선되는 기미를 보였으나, 개선 속도가 당초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디지털 채널과 오프라인 매장의 엇갈린 성적
회사에 따르면 온라인 부문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영국 전자상거래 시장 평균을 상회했다. 이는 △개선된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지 리피트(Easy Repeat)’* 정기구독 증가세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해 구조적 성장 정체를 드러냈다.

*Easy Repeat란? 특정 사료·간식·소모품을 자동 결제 및 정기 배송해 주는 구독 서비스다. 이용자는 주기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할인 혜택이 제공돼 충성 고객 유인 효과가 크다.

소매 부진과 달리 수의 진료 부문(Vet Group)은 견조한 ‘한 자릿수 후반대’ 매출 성장률을 이어갔다. 회사는 FY26 회계연도에 신규 동물병원 10곳과 기존 병원 15곳의 확장 공사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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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업데이트는 실망스럽다. 리테일 부문의 기존점(Like-for-like) 성장 전환을 기대했지만, 투자 효과가 예상보다 미흡했다. 향후 가격·제품·구색 등 어떤 조치를 통해 시장점유율 방어와 수익성 회복을 이끌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제프리스(Jefferies) 애널리스트 노트

상품·가격 전략 재정비가 시급
영국 내 반려동물 산업 전체가 코로나19 특수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Pets at Home 역시 ‘필수 소비재’와 ‘선택적 지출(장난감·의류 등)’ 간 매출 편차가 뚜렷해지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추가 상품군 판매가 부진해 총이익률 압박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전문가 시각 — 본보 분석

현 상황은 소비심리 둔화전통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 압박이라는 이중 변수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서 영국 리테일 업계 전반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Pets at Home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온라인 이익률이 오프라인 대비 낮다는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어 수익성 ‘딜레마’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반려동물용품 시장 특성상 가격 인상 폭을 조절하지 못하면 고객 이탈 위험이 커진다. 반면 원가(원부자재·물류) 상승분을 충분히 전가하지 못할 경우 영업이익률 희석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구독형 모델(Easy Repeat)’ 확대, 프라이빗 브랜드(PB) 비중 확대 등 양면 전략이 요구된다.

현재 반려동물용품 시장은 아마존, 슈퍼마켓 체인, 전문 온라인 업체 등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렌티큘라(정기 배송) 모델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슈퍼마켓은 오프라인 접근성과 저가 정책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경쟁 지형에서 Pets at Home의 차별화 포인트는 △국가 최대 규모 오프라인 네트워크 △동물병원·그루밍 등 원스톱 서비스라는 점이다. 하지만 매장 트래픽 감소가 지속될 경우 해당 강점도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향후 체크포인트
① 2025년 말부터 적용될 신경영진 체제의 전략 방향성
② FY26 매장 리모델링 및 IT 인프라 투자 효과
③ 영국 소매 판매지수,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거시 환경 변화
④ 경쟁사 프로모션 강도 및 가격 정책

시장에서는 향후 12개월간 Pets at Home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만, 이익 모멘텀 회복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Underlying profit before tax’는 비경상적 요인을 조정한 세전 이익으로, 기업의 실질 영업력을 비교·평가할 때 자주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