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부동산 거래 플랫폼 오픈도어(Opendoor Technologies Inc.)가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이사회 개편 소식을 발표하자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30% 치솟았다.
2025년 9월 1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전 쇼피파이(Shopify)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카즈 네자티안(Kaz Nejatian)을 신임 CEO로 임명했으며, 공동창업자 키스 라보이스(Keith Rabois)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라보이스는 벤처캐피털 Khosla Ventures의 파트너로, 2014년 에릭 우(Eric Wu) 등과 함께 오픈도어를 설립한 인물이다. 첫 CEO를 맡았던 우는 2023년 퇴임했으나, 이번 인사 발표와 동시에 다시 이사회에 합류했다.
네자티안은 지난 6년간 캐나다 전자상거래 기업 쇼피파이에서 제품(Product) 총괄 및 COO를 겸임하며 사업 확장 전략을 주도한 경력이 있다. 쇼피파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네자티안의 마지막 근무일은 9월 12일이며, 이후 경영진이 그의 업무를 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CEO 자리를 맡길 유일한 후보는 카즈뿐이었다”고 라보이스는 성명에서 강조했다.
이번 인사는 불과 한 달 전, 캐리 휠러(Carrie Wheeler) 전 CEO가 사퇴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헤지펀드 매니저 에릭 잭슨(Eric Jackson)과 라보이스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휠러의 경영 성과를 강하게 비판하며 교체를 요구한 바 있다.
오픈도어는 2020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SPAC은 “백지수표 기업”이라고도 불리며, 먼저 상장한 후 미래에 특정 기업을 합병해 우회 상장시키는 구조다.*1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회사는 올해 6월 사상 최저치(주당 0.5달러대)를 기록하며 나스닥 상장폐지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7월 헤지펀드와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열풍으로 이른바 ‘밈(밈e) 주식’ 반열에 올랐고, 3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약 4억 달러에서 60억 달러 수준으로 15배 급증했다.
‘i바잉(iBuying)’이라 불리는 오픈도어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알고리즘 기반 가격 산정으로 주택을 즉시 매입한 뒤, 짧은 기간 내에 재판매하여 차익을 남기는 구조다. 이는 전통적 부동산 중개 방식보다 거래 속도를 단축하지만, 주택 가격 변동에 따른 재고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 특징이다.*2
라보이스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기술 혁신에 기반한 부동산 거래 자동화에 다시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쇼피파이 출신 경영진이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축적한 데이터 운영 능력과 플랫폼 확장 전략이 오픈도어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어 설명 및 배경
*1 SPAC: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빈 껍데기 회사”로, 합병 대상 기업을 찾고 합병 완료 시 이미 상장된 지위를 통해 빠르게 증시에 입성하게 만든다. 일반 기업공개(IPO)보다 절차가 단순하고 비용이 낮지만, 합병 후 기업 가치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2 iBuying: ‘Instant Buying’의 줄임말로, 즉시 주택 매입 및 재판매 모델을 의미한다. IT 알고리즘이 매입가를 산정해 거래 속도를 높이지만, 매입 시점과 재판매 시점의 가격 차에 따라 손익이 크게 변동할 수 있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전환점(turnaround) 단계에 돌입한 오픈도어가 쇼피파이식 운영 효율과 Rabois의 창업자 비전을 결합할 경우, 단기적 주가 변동성을 넘어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다시 써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미국 주택금리가 고점에 머무는 시기가 길어질 경우 재고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