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휘발유 선물 가격이 OPEC+의 2026년 1분기 증산 중단 신호와 지정학 리스크에 상방 지지를 받다
12월물 WTI 원유(티커: CLZ25)는 월요일 배럴당 +0.07달러(+0.11%) 상승 마감했고, 12월물 RBOB 휘발유(티커: RBZ25)는 갤런당 +0.0153달러(+0.80%) 올랐다. 시장은 OPEC+의 증산 계획 조정과 흑해·남미발 지정학 변수를 주시하며 방향성을 모색했다.
2025년 11월 3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OPEC+는 일요일(현지시간) 12월 증산을 예고한 뒤, 2026년 1분기에는 추가 증산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흑해 연안 러시아 유조선에 화재가 발생하고 석유 항만 시설이 손상됐다는 소식, 그리고 미군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공격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더해지며 위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이같은 공급·지정학 요인은 월요일 유가의 낙폭을 제한하거나 상승폭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특히 흑해 지역의 운송 차질 가능성은 곧바로 해상 물류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고, 베네수엘라와 같은 산유국에 대한 군사적 긴장 고조는 향후 중남미 공급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가 될 수 있다.
OPEC+ 정책 신호: 12월 증산은 예정대로, 2026년 1분기는 보류
OPEC+는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일일 13만7,000배럴(bpd) 추가로 늘리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 중단으로 기조를 전환한다고 밝혔다.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자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 2026년 세계 석유 시장이 일일 400만 배럴의 기록적 공급 과잉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핵심 수치
• 12월 OPEC+ 증산: +13만7,000bpd
• IEA 2026년 전망: 일일 +400만bpd 공급 과잉
• OPEC+의 2024년 초 감산폭: 총 220만bpd, 이 중 120만bpd는 아직 복원 전
• OPEC 9월 원유 생산: +40만bpd → 2,905만bpd(2.5년 만의 최고치)
OPEC+는 올해 초 시행한 일일 220만배럴 감산을 단계적으로 되돌리는 과정에 있으나, 약 120만bpd는 여전히 복원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OPEC의 9월 산유량은 전월 대비 40만bpd 늘어난 2,905만bpd로 약 2년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수요 둔화 우려와 공급 확대 신호가 맞물리며 2026년 초 시장 균형을 둘러싼 논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지정학 변수: 러시아·흑해와 베네수엘라
주말 사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유조선이 불에 타고, 흑해 항만의 석유 수출 설비 일부가 손상된 점도 유가를 지지했다. 또한 최근 보도는 미국 군 당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준비 중일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12위 산유국으로, 긴장 고조는 잠재적으로 중질유 공급의 변동성과 정제마진 변화를 낳을 수 있다.
요약: 러시아발 수출 차질 + 남미 리스크 → 공급 불확실성 상승 → 유가의 하방 경직성 강화
러시아 수출 감소와 제재의 영향
러시아의 원유·정제품 수출은 최근 제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두 달간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연료 부족을 심화시키고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약화시켰다.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의 해상 정제품 선적은 10월 상순(1~10일) 평균 188만bpd로 3.25년 이상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더불어 미국과 EU의 신규 제재(러시아 석유기업·인프라·유조선 대상)도 러시아산 석유의 해외 출하를 추가로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해상 저장·재고·리그: 물량 측면의 3대 신호
보텍사(Vortexa)는 10월 31일 종료 주간 기준,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의 원유 저장량이 전주 대비 -11% 감소한 8,691만 배럴이라고 밝혔다. 이는 부유식(해상) 재고가 줄어들며 현물 타이트닝을 시사하는 데이터로 해석된다. 물론 지역별 혼잡·기상·항로 재편 등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직전 수요일 발표에서 10월 24일 기준 미국의 원유 재고가 계절 5년 평균 대비 -5.8%, 가솔린 재고는 -2.7%, 증류유 재고는 -8.4% 낮다고 밝혔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0.1% 증가한 일일 1,365.5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고 부족과 생산 최고치가 공존하는 구도는 단기 타이트함 vs. 중기 공급확대의 엇갈린 신호를 보여준다.
베이커휴즈 집계에 따르면, 10월 31일 종료 주간 미국의 가동 중인 원유 시추장비(리그) 수는 -6기 감소한 414기였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 만의 저점(410기)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최근 2년 반 동안 리그 수는 2022년 12월의 5.5년 만 최고치(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리그 수 감소는 향후 수개월~수분기 이후 생산 둔화를 시사하지만, 생산성 향상과 핵심 유정 고도개발이 이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시장 해설: 공급 과잉 전망 vs. 단기 타이트함의 힘겨루기
현재 유가는 두 가지 상반된 축의 영향을 받고 있다. 첫째, IEA가 지목한 2026년 대규모 공급 과잉 가능성과 OPEC의 2.5년 만의 최고 산유는 중기 하방 압력 요인이다. 둘째, 러시아의 해상 출하 감소, 흑해 물류 리스크, 베네수엘라발 지정학 불확실성, 그리고 미국 재고의 5년 평균 대비 부족은 단기 상방 요인으로 작동한다. OPEC+가 12월에만 제한적 증산을 시행하고 2026년 1분기 추가 증산을 멈추는 결정은, 이러한 엇갈린 펀더멘털 속에서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전문적 관점에서, 단기적으로는 해상 재고 감소와 러시아·흑해 변수가 가격의 하방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기적으로는 미국의 사상 최고 생산과 OPEC의 높은 산유, 그리고 2026년 공급 과잉 시나리오가 상단을 제한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헤드라인 민감도가 높은 뉴스 드리븐 장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며, 재고·수출·리그·해상저장 등 고빈도 물량 데이터의 주간 흐름이 단기 방향성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용어 풀이초보 투자자 가이드
• WTI: 미국 텍사스산 경질유 벤치마크 원유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선물로 거래된다.
• RBOB 휘발유: 정제 전 혼합척도 기준의 휘발유 선물로, 미국 휘발유 가격의 대표 벤치마크 중 하나다.
• bpd(barrels per day): 하루 생산·소비·수출입 규모를 나타내는 단위다.
• OPEC+: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공동 산유정책을 조율한다.
• EIA: 미국 에너지정보청으로, 재고·생산·소비 등 에너지 통계를 주간·월간으로 발표한다.
• 보텍사(Vortexa): 선박 위치·화물 흐름을 추적해 해상 저장 및 물류 데이터를 제공하는 정보업체다.
• 베이커휴즈 리그 카운트: 미국 내 가동 중인 시추장비 수를 집계해 향후 생산 추세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기타 유의 사항 및 고지
해당 기사 작성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기사에 언급된 어떠한 유가증권에도 직접·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었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자문이나 매매 권유가 아니다. 또한 기사에 담긴 견해와 의견은 작성자의 것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