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이 이어졌다. 12월물 WTI 원유 선물(CLZ25)은 수요일 -2.55달러(-4.18%) 하락 마감했고, 12월물 RBOB 가솔린(RBZ25)도 -0.0566달러(-2.81%) 떨어졌다. 원유는 장중 3주래 최저까지 밀렸다.
2025년 11월 12일, 바차트(Barchart)에 따르면 이날 하락의 직접적 촉매는 OPEC의 ‘공급 과잉’ 조기 도래 평가였다. 글로벌 공급 과잉 신호가 강화되자 매도세가 확대됐고, 같은 날 달러 강세도 에너지 가격에 역풍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EIA(미 에너지정보청)가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1,359만 bpd로 상향(전월 1,353만 bpd)한 점이 낙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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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은 특히 OPEC의 3분기 글로벌 수급 전망 수정 소식 이후 가팔라졌다. OPEC은 3분기 수급을 적자에서 흑자로 바꿔 잡으며, 이전의 -40만 bpd 공급 부족 전망을 +50만 bpd 공급 잉여로 수정했다. 이는 미국의 예상보다 높은 생산과 OPEC의 증산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됐다.
추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목요일 아시아향 주력 원유의 다음 달 공식판매가격(OSP)을 최근 11개월 중 최저로 낮춘 점도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원유 가격에는 일부 완충 요소도 있었다. 미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 종료 기대가 살아나며 경제활동과 에너지 수요를 지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월요일 미 상원은 임시 예산결의안(CR)을 60대 40으로 통과시켰고, 하원도 이날 중 표결할 예정이라며 처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승인 시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송부되며, 대통령은 서명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됐다.
중국발 수요도 가격의 하방을 일부 제한했다. 지난 금요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1~10월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억7,100만 톤(MMT)을 기록했다. 세계 2위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견조한 구매는 가격에 지지를 제공했다.
또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군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공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 12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가 유가의 하방 경직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에 +13만7,000 bpd 추가 증산한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원유 잉여 확대 조짐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IEA는 10월 중순 2026년 글로벌 잉여가 400만 bpd로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일시 감산 220만 bpd를 단계적으로 환원 중이나, 아직 120만 bpd가량의 복원이 남아 있다. OPEC의 10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5만 bpd 증가한 2,907만 bpd로, 2년 반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 감소는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3개월 동안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하면서 러시아 내 연료 공급난이 심화되고 수출 능력이 제약되고 있다.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정유시설과 수출 터미널이 피해를 입자, 10월 첫 10일간 러시아의 해상 유류 선적은 하루 평균 188만 bpd로 3년 3개월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10월 말 기준 러시아 정제 능력의 13~20%가 타격을 받아 생산이 최대 110만 bpd까지 줄었다고 전했다. 미국과 EU의 신규 대러 제재(석유 기업, 인프라, 유조선 대상) 역시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제약하고 있다.
보텍사(Vortexa)는 월요일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 내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1% 늘어난 9,518만 배럴(11월 7일 주간)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요 부진 또는 선적 지연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목요일(11월 7일 주간) EIA 주간 원유 재고는 +150만 배럴 증가, 가솔린 재고는 -250만 배럴 감소가 예상된다.
직전 수요일 EIA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미국의 원유 재고는 계절 5년 평균 대비 -5.3%, 가솔린 재고는 -4.3%, 중간유 재고는 -8.8%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0.1% 증가해 사상 최고치 1,365.1만 bpd를 기록했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에 따르면, 11월 7일 종료 주간 미국 가동 중인 원유 시추장비(리그) 수는 414기로 변동 없음을 보였다. 이는 8월 1일 기록한 4년래 최저 410기를 소폭 상회한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리그 수는 2022년 12월의 5년 반래 최고치 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한 상태다.
공시 본 기사 게재 시점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떠한 증권에도 직접 또는 간접 보유 포지션이 없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자세한 내용은 바차트 공시 정책을 참조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고지 “여기 표현된 견해와 의견은 전적으로 작성자의 것이며, Nasdaq, Inc.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지 않는다.”
기자 해설·시장 함의
핵심은 수급 균형의 빠른 전환이다. OPEC의 ‘3분기 흑자 전환’은 시장의 공급-수요 균형에 대한 전제를 바꾼다. 여기에 미국의 생산 상향(2025년 1,359만 bpd)과 OPEC+의 부분적 증산이 더해지며, 중기 공급 잉여 시나리오가 강화됐다. 반면, 러시아 정유·수출 차질, 중국 수입 증가, 미 정부 셧다운 해소 기대 등은 가격 급락 속도를 다소 완충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재고 지표(EIA)와 운송 재고(보텍사 유조선 저장)의 상반 신호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유조선 저장 9,518만 배럴은 수요 둔화·선적 병목을 시사하나, 컨센서스는 가솔린 재고 감소를 전망한다. 이러한 미시 수급의 상충은 가격 레벨에서 박스권 재조정을 유도할 공산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IEA의 2026년 400만 bpd 잉여 전망과 OPEC+의 증산 일시 중단이 균형을 다툴 전망이다.
사우디 OSP 인하는 아시아 정제마진의 가격 신호로 읽힌다. 이는 아시아 수요·정제 가동을 떠받칠 수 있지만, 동시에 현물 벤치마크 약세를 초래해 선물 구조의 콘탱고 확대 가능성도 내포한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재고 사이클과 정제마진, 운임(유조선 저장의 기회비용)의 상호작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용어 설명
WTI: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벤치마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대표 원유 선물 가격을 말한다.
RBOB 가솔린: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자. 산소화합물을 블렌딩하기 위한 개질 가솔린 기초유 선물로, 미국 가솔린 가격의 대표 지표다.
bpd: barrels per day, 일일 배럴 환산 생산·소비량 단위다.
임시 예산결의안(CR): 미 연방정부를 일정 기간 임시로 자금 지원하는 법안으로, 셧다운을 회피하기 위한 통상적 수단이다.
리그 카운트: 베이커 휴즈가 집계하는 가동 중인 시추장비 수로, 미국 내 향후 생산 추세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보텍사(Vortexa): 글로벌 원유·제품의 선박 추적 및 저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분석기관으로, 유조선 저장 증감은 물류 병목 또는 수요 둔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