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idia, 중국 수요 급증 속 H20 칩 30만 개 추가 발주

Nvidia가 중국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H20 인공지능(AI) 칩을 대규모로 추가 주문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규제가 첨예한 상황에서도, 자사 제품의 공급망을 안정화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Nvidia는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에 30만 개 규모의 H20 칩 생산을 신규로 의뢰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은 이번 주문이 이미 확보된 60만~70만 개 칩 재고에 더해지는 물량이라고 전했다.

“Nvidia는 2024년 한 해 동안 약 100만 개의 H20 칩을 판매했다”는 분석 기관 SemiAnalysis의 데이터도 소개됐다. 따라서 금번 발주분이 모두 생산·납품될 경우, H20 칩 누적 공급량은 연내 130만 개 이상이 될 전망이다.

H20 칩은 대중(對中) 수출 규제에 대응해 중국 시장 전용으로 설계된 제품이다. 성능 면에서는 H100 또는 최신 Blackwell 시리즈보다 낮지만, 중국 빅테크 및 스타트업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생성형 AI를 훈련하는 데 필수적인 중간 단계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앞서 2025년 4월, 미국 상무부는 자국의 첨단 AI 반도체 기술이 중국 군사용으로 전용되는 것을 차단하고자 H20 판매를 일시 중단시켰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7월 초 규제를 일부 완화해, 제한된 사양 이하 제품에 한해 다시 수출 허가를 부여했다. 현재도 미 상무부(Commerce Department)는 개별 수출 라이선스 승인을 검토 중이며, 완전한 재개까지는 상당한 행정 절차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젠슨 황(Jensen Huang) Nvidia 최고경영자는 이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H20 라인 증산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약 9개월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AI 혁신 속도가 빠른 만큼, 중국 파트너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격·성능대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시장 공략 의지를 강조했다.

워싱턴과 베이징이 최근 희토류·배터리 핵심 광물 협상을 병행하는 가운데, 미 의회에서는 “AI 칩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H20의 복귀는 상원·하원 합동 정보위원회가 추진 중인 AI 보안 가이드라인 논의와도 맞물려 있어, 향후 추가 규제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 해설※용어 설명
H20 – H100의 변형 모델로, 메모리 대역폭·연산 성능이 제한되어 미국 수출 규제를 충족하도록 설계되었다.
H100 – 현재 글로벌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AI 훈련에 활용하는 Nvidia의 주력 GPU.
Blackwell –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GPU 아키텍처로, H100 대비 전력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TSMC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으로, 애플·AMD·Nvidia 등 주요 팹리스 업체의 칩을 대량 생산한다.

시장 전망 및 기자 분석
기존 재고를 포함할 경우, Nvidia의 2025년 중국향 H20 공급 능력은 160만 개 선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중국 내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맞닿아 있으며, 동시에 미국 정부가 설정한 성능 한계선(Core, Memory, NVLink 등)을 교묘히 우회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향후 규제 강화가 재차 예고될 경우, Nvidia가 사양 조정·생산 일정 재검토·지리적 다변화 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또한 AMD, 인텔, 화웨이 등 경쟁사도 중저가 AI 칩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어, H20의 가격 경쟁력 유지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투자업계는 “Nvidia의 브랜드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산 AI 반도체를 육성하는 기조를 고려할 때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결국 Nvidia가 H20 추가 주문을 통해 노린 것은 공급 속도·시장 선점 효과다. 회사가 밝힌 9개월 생산 리드타임이 현실화될 경우, 2026년 상반기에는 중국 내 AI 서비스 업체들이 한층 안정적인 GPU 수급 환경을 맞이할 전망이다.


본 기사에 언급된 모든 수치·발언·시점은 원문 보도 및 익명 소식통, 관련 기관 데이터에 근거한다. 향후 정책·수요·공급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결정 시 유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