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R 편집국장 이디스 체핀, 올해 말 사임 예정

미국 공영라디오 NPR(National Public Radio)의 편집국장 겸 acting 최고콘텐츠책임자(CCO)인 이디스 체핀(Edith Chapin)이 올해 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의 전언에 따르면 체핀 국장은 기존 직책에서 물러난 뒤에도 편집국 운영 총괄 직능은 유지하며, NPR이 새로운 편집 리더십을 찾을 때까지 연착륙을 지원할 계획이다.

“NPR은 체핀의 리더십 아래에서 탐사보도(Investigative reporting)를 확장했고, 국제 및 국내 뉴스 범위를 심화했다”는 회사 측 평가가 나왔다.


재정 압박 속 사임 발표

NPR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공영미디어 보조금을 대폭 삭감한 이후 지속적인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직 내부는 물론 미국 언론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불과 일주일 전,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은 공영미디어 및 해외 원조 예산에서 90억 달러를 감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가운데 공영방송공사(CPB·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에 배정된 11억 달러 삭감안도 포함돼 있다. CPB는 NPR과 PBS 등 국내 공영 매체에 연방 기금을 배분하는 단체다.

※ 용어 설명 CPB는 미국 의회가 설립한 비영리기관으로, 공공성을 유지하며 상업적 압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예산 삭감은 곧 현장 기자단 규모 축소, 프로그램 폐지, 신규 프로젝트 보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체핀의 이력과 공헌

체핀은 2012년 NPR에 합류하기 전 CNN에서 25년간 일한 베테랑 언론인이다. CNN 재직 당시 해외 및 국내 보도의 현장 기획·제작을 두루 경험하며 글로벌 뉴스 역량을 키워 왔다. 그는 NPR 합류 이후 탐사부서를 강화하고 해외 특파원망 및 지역국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뉴스 다각화를 진두지휘했다.

회사는 “체핀의 전략적 리더십으로 NPR의 조직문화 개선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NPR은 주간 4,300만 명(플랫폼 합산) 이상의 청취·이용자와 앱 주간 활성 사용자 95만 3,000명을 확보하고 있다(회사 웹사이트 기준).

새 편집 리더십 선임 절차

NPR은 체핀이 남은 기간 동안 편집국 운영·재정 안정화 과제를 담당하도록 하고, 후임 편집국장 및 CCO 후보를 내·외부에서 폭넓게 물색할 예정이다. 독립성 보존재원 다각화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만큼, 업계는 NPR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망과 업계 파장

전문가들은 예산 삭감이 현실화될 경우 NPR은 일부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 축소제작 인력 감원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체핀의 사임 시점과 맞물려 NPR의 편집 철학, 경영 전략이 대대적으로 재정립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NPR과 PBS가 보수 진영에 편향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번 예산 삭감안도 정치적 공방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공적 자금이 “편향적 매체”에 투입돼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미디어 다원성을 중시하는 학계·시민단체는 “공영미디어는 상업광고 의존도를 낮추고 폭넓은 시민 담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공적 자산”이라고 반박한다. 이들은 국영이 아닌 시민 소유 모델을 유지하려면 연방정부 보조금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향후 과제

NPR의 새로운 편집 리더는 편집 독립성(Editorial Independence)과 재원 안정성(Financial Sustainability)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특히 방송·디지털 플랫폼이 급속히 통합되는 오디오·스트리밍 전쟁 국면에서, 신뢰도혁신성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 평: 체핀의 퇴진 결정은 단순한 인사 이동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NPR이 조직 체질 개선과 신규 수익 모델을 동시에 모색해야 하는 불가피한 시기에 내려진 결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편집국 수장 선임 과정이 외부 이해관계자, 특히 정치권의 관심 속에 한층 투명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임은 공영미디어 예산 삭감이라는 구조적 위기와 맞물려 NPR의 미래 전략에 중대한 변곡점을 예고한다. 후임 리더십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미국 공영방송 생태계 전체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