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글로벌 지수 사업자 MSCI가 7일(현지시간) 전 세계 주식시장의 핵심 벤치마크인 ‘ACWI(올 컨트리 월드 인덱스)’ 구성 종목을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MSCI는 이번 정기 변경에서 총 42개 종목을 신규 편입하고 56개 종목을 편출한다. 모든 변경 사항은 2025년 8월 26일 장 마감 기준으로 유효해지며, 이에 따라 패시브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의 리밸런싱 매매가 대거 발생할 전망이다.
개발도상국(Developed Markets) 섹션에서 신규 편입되는 시가총액 상위 3개 기업은 미 항공우주 스타트업 로켓랩(Rocket Lab), 핀테크 기업 소파이 테크놀로지스(SoFi Technologies)※ 및 ‘선구매·후지불(BNPL)’ 플랫폼 어펌 홀딩스(Affirm Holdings)다. 세 기업 모두 본사가 미국에 위치하며, 미국 증시의 혁신 성장주 성격이 강하다.
한편, 신흥국(Emerging Markets) 섹션에서는 중국중신은행(China Citic Bank), 인도네시아 에너지·통신 지주사 디안 스와스타티카 센토사(Dian Swastatika Sentosa), 그리고 금광업체 라오푸 골드(Laopu Gold)가 최대 편입주로 선정됐다.
MSCI는 “ACWI 및 각 세부 지수의 구성 종목은 시장 규모·유동성·재무 건전성 등 엄격한 기준을 반영해 반기마다 조정된다”고 밝혔다.
지수 비중과 운용자산 영향
MSCI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무려 17조 달러(약 2경 2,430조 원) 규모의 자산이 MSCI 지수에 연동돼 있다. 이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만 2조 달러 규모로, 지수 구성 종목의 변동은 곧바로 글로벌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준다.
특히 신흥국지수(EM)의 국가 비중은 2024년 7월 말 기준으로 중국 29.2%, 대만 19.5%, 인도 16.9%, 한국 11%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투자가들이 주목하는 코스피·코스닥 종목들이 MSCI 편입·편출 여부에 따라 급등락을 겪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MSCI·ACWI란 무엇인가?
MSCI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의 약자로, 1969년 첫 지수를 선보인 이래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주가지수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ACWI는 전 세계 23개 선진국과 24개 신흥국, 총 47개국 주식 2,900여 종목을 아우르며, 글로벌 주식시장 약 85%를 대표한다.
‘ACWI 지수 편입’은 단순 가시적 홍보 효과를 넘어, 각국 연기금·헤지펀드·로보어드바이저 등 패시브 자금 유입의 필수 조건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편입 종목은 유동성이 확대되고, 반대로 제외 종목은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잠재적 파급효과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편입·편출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ETF·인덱스 펀드 자금 규모를 최대 수십억 달러로 보고 있다. 뉴욕의 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책임 매니저는 “ACWI·EM 지수는 블랙록 iShares와 뱅가드 등 초대형 ETF의 기초 지수이기 때문에, 편입 즉시 패시브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혁신 기술주 섹터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편출 56종목은 지수 추종 자금의 비중 축소를 피할 수 없어 주가 하락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은 이미 사전 관측 자료를 통해 상당 부분을 선반영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신흥국지수 내 한국·대만 비중이 여전히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최근 인도·인도네시아 시장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라며 “장기적으로 해외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투자자 유의사항
MSCI 지수 변경은 반년 주기(5월·11월)의 정기 리뷰와 분기별 리뷰(2월·8월)를 통해 이뤄진다. 국내 투자자라면 편입·편출 예정 종목의 발표 시점·효력 발생일·패시브 자금 규모를 면밀히 살펴야 하며, 리밸런싱 물량을 이용한 트레이딩 전략과 장기 투자 관점이 충돌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