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31일(현지시간) 정오 기준,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60%↑,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0%↑, 나스닥 100 지수는 0.70%↑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53%,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60% 각각 상승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전일 장 마감 후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메타플랫폼스(META)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촉발했다. 두 빅테크는 인공지능(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동시에 밝히며 ‘메가캡(초대형 기술주) 효과’를 극대화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는 ‘견조한 고용’과 ‘둔화된 소비’라는 엇갈린 경제지표 속에서도 이어졌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000건 증가한 21만8,000건으로 예상치(22만4,000건)보다 적었다. 반면 6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3% 늘어 예상(+0.4%)을 밑돌았다. 같은 달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로 연준(미 연방준비제도)이 선호하는 목표치 2%를 여전히 상회했다.
고용 관련 추가 지표도 ‘타이트’한 노동시장을 재확인했다.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0.9% 상승해 예상치(0.8%)를 웃돌았고,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만에 최고치인 47.1(전월比 +6.7p)을 기록했다.
정책·무역 변수
“8월 1일까지 합의 없으면 최소 15% 관세 부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예고하며, 대만·태국·캄보디아 등과도 ‘일정 수준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시장은 무역협상 마감시한(8월 1일)까지 추가 관세·협정 관련 헤드라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방기금선물 가격은 9월 FOMC 회의에서 25bp(0.25%p) 금리 인하 가능성을 40%, 10월 회의에서는 34%로 반영했다. 그러나 전일 제롬 파월 의장은 “관세발 물가 위험이 남아있다”며 ‘현행 다소 제약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실적 시즌 ‘피크’…빅테크가 주도
이번 주는 S&P 500 구성 종목의 38%가 실적을 내놓는 ‘어닝 시즌 최대 물량’ 주간이다. 애플(AAPL)·아마존(AMZN)이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미 3분의 1가량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약 82%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이익을 거뒀다. 2분기 S&P 500 전체 이익 증가율은 +4.5%로, 시즌 전 예상(+2.8%)을 큰 폭 상회하고 있다.
특히 ‘매그니피선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초대형 기술주—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전체 S&P 500의 약 3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개별 종목 실적이 시장 전체 심리를 좌우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매그니피선트 세븐은 2024년 이후 거대 AI 투자 및 클라우드·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7대 빅테크를 지칭하는 용어다.
국채·유럽 금리 동향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4.350%로 2bp 하락했다. 월말 포트폴리오 듀레이션 조정과 영국 길트 수익률 급락(3.5주 최저치 4.557%)이 국채 매수세를 유발했다. 반면 근원 PCE·ECI 상회로 인한 매도 압력도 맞서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10년물 분트 수익률은 2.700%로 0.5bp, 영국 길트는 2.4bp 각각 하락했다.
유로존 6월 실업률은 사상 최저 6.2%를 유지했고, 독일 7월 CPI(조화기준)는 1.8% y/y로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스와프 시장은 ECB가 9월 11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11%로 반영 중이다.
개별 종목 움직임
• 메타플랫폼스(+11%) — 2분기 매출 475.3억 달러(컨센서스 448.3억 달러)를 발표하고 CAPEX 가이던스를 상향(660~720억 달러)했다.
• 마이크로소프트(+6%) — 4분기 매출 764.4억 달러로 예상치(738.9억 달러) 상회.
• 이베이(+15%) — 2분기 매출 27.3억 달러 및 3분기 매출 전망 26.9~27.4억 달러로 모두 컨센서스 상회.
• 카바나(+21%) — 2분기 매출 48.4억 달러(예상 45.7억 달러)를 기록.
• CH 로빈슨(+13%) — 조정 EPS 1.29달러(예상 1.16달러)·Baird 투자의견 ‘아웃퍼폼’(목표가 135달러)으로 상향.
•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12%) — 2분기 조정 EBITDA 6.94억 달러(예상 6.71억 달러)·연간 탑승률 가이던스 103%로 상향.
• 반면 얼라인 테크놀로지(-30%)·ARM 홀딩스(-13%)·박스터 인터내셔널(-17%) 등은 가이던스 하향 등으로 급락했다.
향후 일정 및 전망
시장 시선은 8월 1일 발표될 7월 고용지표(비농업부문 신규고용 +10만9,000명 예상·실업률 4.2% 예상), ISM 제조업지수(49.5 예상),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61.8 예상)로 이동했다. 관세·통화정책 변수까지 맞물리며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장 마감 후에는 애플·아마존을 비롯해 60여 개 대형주가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주가 흐름과 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단서가 추가로 제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