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코리아징크의 신주 발행(유상증자) 계획을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2025년 12월 16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금속 제련업체인 영풍이 미국에 건설하려는 제련소의 자금 조달을 위해 코리아징크가 추진한 신주 발행 계획을 중단해 달라며 서울의 한 지방 법원에 가처분(injunction)을 신청했다고 MBK가 화요일(현지시각) 성명에서 밝혔다.
로이터는 이들 신고와 함께 코리아징크가 테네시주에 건설할 74억 달러(약 9조원대) 규모의 핵심광물(critical minerals) 정제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며 이 사업은 대체로 미국 정부 예산 지원을 통해 자금이 조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리아징크는 월요일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MBK와 영풍은 코리아징크의 대주주로서, 이들 두 곳은 회사 성명을 통해 제련소 건설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지정된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해당 방식은 최윤(Choi Yun B.) 회장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는 이사회가 투자 계획을 면밀히 검토할 수 있도록 핵심 정보와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MBK와 영풍은 성명에서 지적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코리아징크 주가는 그리스니 0337 GMT 시점에서 13% 급락했다. 코리아징크 측은 가처분 신청 관련 문의에 즉시 답변하지 않았다.
코리아징크는 세계 최대의 아연 제련업체로 알려져 있으며, 창업가문 간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상태이다. 영풍과 MBK는 현재 경영진이 이끄는 조직으로부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매집해 왔으며, 11월 제출된 공시와 LSEG(런던증권거래소 그룹) 자료에 따르면 두 주주의 지분 합계는 약 44%에 달해 최대 주주로 부상한 상태다.
용어 설명
가처분(injunction)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상대방의 행위를 일시적으로 금지하거나 특정 행위를 유지하도록 법원이 명령하는 임시 조치이다. 이번 건에서는 신주 발행 절차가 진행되기 전 법원의 판단을 구해 자금조달 방식이 실행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유상증자(신주 발행)는 기업이 자본을 늘리기 위해 새로 주식을 발행하고 투자자로부터 현금을 받는 행위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디루션)이 발생할 수 있다. 지정 투자자에게 우선적으로 신주를 배정하면 경영권 변동과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핵심광물(critical minerals)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재생에너지 설비 등 전략산업에 필수적인 광물을 가리킨다. 미국은 공급망 다변화의 일환으로 핵심광물 정제·가공 능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 반응 및 영향 분석
이번 가처분 신청은 단기적으로 코리아징크의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신주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초래하므로,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MBK와 영풍이 이를 저지하려는 것은 지분 가치 보호 차원에서 이해된다.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이면 신주 발행은 일시적으로 중단되며, 이는 코리아징크의 테네시 제련소 건설 일정과 관련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편, 코리아징크와 미국 정부의 협력은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정책과 맞물려 있어 현재 경영진에게는 강력한 방어 논리를 제공한다. 서울에 기반을 둔 신한금융투자의 애널리스트들은 화요일에 낸 보고서에서 이 협력이 미-한 동맹과 광범위한 경제안보 측면을 지원한다는 점을 들어 현 경영진의 통제 유지 명분을 강화시킨다고 평가했다.
향후 시나리오별 영향
법원 가처분 인용 시에는 코리아징크가 즉각 신주 발행을 진행하지 못해 단기적인 자금 조달 계획이 지연된다. 이는 프로젝트 착수 시점을 늦출 가능성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관련 비용 상승 또는 재협상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돼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
가처분 기각 또는 기각 후 신주 발행이 성사될 시에는 단기적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 현실화되나, 대규모 미국 정부 지원 자금으로 제련소 건설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면 장기적으로는 매출 기반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핵심광물 정제·가공 능력 확보는 코리아징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금속 가격 및 계약 구조에 따라 회사의 재무 성과를 개선할 여지가 있다.
금속 시장 관점에서는, 코리아징크가 미국 내 제련시설을 통해 생산을 확대할 경우 아연 공급 증가으로 단기적으로 아연 가격 하방 압력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실제 공급 효과는 시설 가동 시점, 생산능력, 글로벌 수요 추이 및 기타 제련사의 대응에 따라 달라지므로 단정하기 어렵다.
법적·지배구조적 쟁점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자금 조달 분쟁을 넘어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확보 경쟁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지정 투자자에 대한 신주 배정 방식은 경영권 방어 또는 승계 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어 소액주주 보호, 이사회 역할, 정보공개 의무 등 기업 거버넌스 이슈가 함께 제기된다. 법원은 가처분 심리를 통해 신주 발행의 절차적 적정성, 이사회 및 경영진의 정보 제공 의무 준수 여부 등을 심리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 견해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분쟁이 법적 과정과 시장 반응을 통해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법원의 판단,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 일정, 코리아징크의 이사회 내 논의 과정이 향후 주가 흐름과 프로젝트 진행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시적 흐름은 코리아징크가 장기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결론
MBK와 영풍의 가처분 신청은 코리아징크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와 이를 둘러싼 지배구조 경쟁을 한층 부각시켰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과 프로젝트 지연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 장기적 사업성은 여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법원 판단과 추가 공시, 그리고 미국 정부와의 협의 일정이 이 사안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