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슈위머가 2025회계연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 부진과 행동주의 투자자의 압박으로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약 30% 하락한 가운데, 운영 개선을 요구하는 외부 압력이 커지고 있어 경영진의 향후 전략 실행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026년 2월 2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전(前) 골드만삭스 출신인 슈위머 CEO는 2019년 약 $270억(미화 270억 달러) 규모의 Refinitiv 인수를 주도해 LSEG를 단순 증권거래소에서 데이터·마켓 인프라를 포함한 복합 금융정보회사로 확장했다. 이어 2022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10년간의 AI·클라우드 협력을 체결하며 데이터와 AI 기반 미래 비즈니스에 베팅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적 베팅에도 불구하고 LSEG의 주가는 동종 거래소 및 데이터 제공업체에 비해 부진하며, 최근에는 AI(인공지능)가 그룹의 사업 모델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매도세를 촉발했다. 이달 초에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t Management)가 경영 성과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로 등장해 회사 안팎의 긴장이 고조됐다.
시장·투자자 반응과 경영진의 설명
투자자 사이에서는 다양한 대응 방안이 거론된다. 수십억 파운드 규모의 자사주 매입, AI 시대에서의 LSEG 데이터의 경쟁력 설명, 비용 절감으로 마진 개선, 그리고 자산 매각 등이 대표적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로이터가 인터뷰한 4명의 애널리스트, 3명의 투자자, 그리고 회사와 함께 일한 3명의 인사들은 어느 하나도 쉽지 않으며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투자자·애널리스트의 시선
블루웨일(Blue Whale) 성장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티븐 유는 “경영진은 LSEG를 다음 단계로 이끌 능력에 대한 신뢰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12월 취득한 보유 지분을 유지하며 엘리엇의 요구에 대한 대응과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런던에 본사를 둔 LSEG는 투자자들과의 “활발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략 실행에 집중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For those who think AI models can scoop up so-called public data from the internet and displace us, that just does not reflect how this industry works and fundamentally ignores the non-replicable nature of the vast majority of our data.”
슈위머는 과거 AI가 LSEG를 대체하지 못할 것2025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 전망·실적 지표
애널리스트들의 회사 자체 집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LSEG는 조정 전(세전) 이익이 33억 파운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4년의 29.7억 파운드에서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연간 구독 가치(ASV: Annual Subscription Value) 측면의 성장은 최근 몇 년간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ASV는 핵심 사업 라인 전반의 구독 수익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로, 2021년에서 2022년 사이에는 4.6%에서 6.2%로 점프했으나 이후 최근 분기에서는 5.6%로 하락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의 과거 계정 통합으로 인한 일회성 타격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엘리엇의 요구와 제안
로이터가 접촉한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엘리엇이 LSEG의 이익률이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는 것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 조치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내부 프로세스에 AI를 활용해 효율을 개선하는 방안이 하나의 옵션으로 거론된다고 한다. 엘리엇은 또한 슈위머가 AI가 LSEG의 사업 모델을 위협한다는 제기와 더 강력히 맞서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의 이점을 명확히 설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자산 매각·자사주 매입 가능성
엘리엇은 약 $800억(미화 800억 달러)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LSEG가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면서 50억 파운드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한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동종 기업들과 비슷한 방식으로 평가할 경우 LSEG의 기업가치가 약 470억 파운드 수준까지 가능하다고 추정한다. 반면 발표 시점(수요일 마감) 기준 시가총액은 390억 파운드였다.
엘리엇은 지수사업부인 FTSE Russell과 청산(클리어링) 사업부인 LCH가 그룹 내에서 저평가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LSEG가 보유한 Tradeweb 지분 51%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각할 수 있다고 보며, 해당 지분 가치는 현재 시세로 약 $130억(미화 약 130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회사 분할(카브업)은 슈위머가 자신의 전략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슈위머는 여러 차례 LSEG의 사업부들이 “그 자체로 훌륭한 트로피 자산(trophy assets)”이라며 통합된 상태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고 주장해왔다.
주주·애널리스트의 상반된 시각
몇몇 애널리스트와 주요 주주들은 자사주 매입에는 찬성하면서도 대규모 자산 매각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나인티원(Ninety One)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벤 니덤은 “우리는 그것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으로 주가를 올릴 수는 있으나 즉각적인 만족감이 장기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용어 설명
ASV(Annual Subscription Value)는 기업의 구독 기반 비즈니스에서 연간으로 발생하는 구독 수익의 가치를 의미하며, 고객 유지율과 계약 확장, 신규 계약 등을 반영해 성장률을 산정하는 지표이다. 클리어링(청산) 사업부(LCH)는 거래 이행과 결제 리스크 관리를 책임지는 인프라로, 시장의 안정성과 거래 신뢰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는 투자대상 기업의 전략·자본정책·이사회 구성 등 경영에 적극 개입해 단기·중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전문가 관점의 분석 및 향후 영향
업계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째, LSEG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실행하면 단기적으로 주가를 방어하고 일부 투자자의 불만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재무적 레버리지를 높이거나 핵심 자산을 희생하는 방식은 장기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둘째, 내부 효율성 개선을 위한 AI 도입은 운영비용을 낮추고 마진을 개선할 수 있으나, AI 도입의 효과가 입증되고 비용 절감이 실현되는 시점까지는 시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FTSE Russell, LCH, Tradeweb 지분 등 핵심 자산을 매각하면 즉각적 현금 창출과 밸류에이션 재설정이 가능하나, 회사의 통합 시너지를 약화시켜 장기적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는 LSEG의 전략 변화가 영국 및 글로벌 금융인프라 섹터의 M&A 및 밸류에이션 기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데이터·지수·청산 인프라의 분할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경쟁사들의 전략 재편을 촉발하고,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 활동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
LSEG는 2025 실적 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성장 로드맵과 AI·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십의 실질적 성과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엘리엇 등 행동주의 주주의 등장은 경영진에게 단기적 재무정책과 장기적 사업 포지셔닝 사이에서 균형을 요구하고 있다. 향후 분기 동안 마진 개선 여부, 자사주 매입·자산 매각의 구체화,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협력의 수익화 시점이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 및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1
참고: 기사 본문에 인용된 환율은 $1 = 0.7406 파운드 기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