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 대형 IPO 흥행 속 상장 첫날 주가 50% 급등

LG전자 인도(LG Electronics India) 주식이 상장 첫날 50% 급등하며 인도 자본시장의 뜨거운 투자 열기를 재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로 청약이 몰린 기업공개(IPO)가 배경이 됐다.

India Market

2025년 10월 14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는 지난주 진행된 공모에서 주당 1,080~1,140루피 범위의 상단인 1,140루피로 가격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약 1,160억 루피(미화 13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54배를 넘어섰다. 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약 4조4,000억 루피(미화 500억 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넣었다.

주목

이번 IPO는 2008년 릴라이언스파워(Reliance Power) 이후 가장 많은 청약 자금을 끌어모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격요건을 갖춘 기관투자자(QIB·Qualified Institutional Buyers)들의 배정 물량에 대한 청약은 166배를 기록했으며, 일반 개인투자자(Retail)의 청약 경쟁률도 3.55배에 이르렀다.

QIB는 기관투자자 가운데 금융 규제당국(SEBI)의 요건을 충족한 투자자를 뜻한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을 단기간에 투입할 수 있어 IPO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세력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인 공모 구조에서 QIB에 대한 물량 배정은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오퍼 포 세일(OFS)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IPO에서 신규 발행 주식은 없었다. 모회사인 LG전자(한국)가 보유하던 1억180만 주를 시장에 내놓았고, 모건스탠리·JP모건·액시스캐피털·BOA시큐리티스·시티그룹 등 국내외 5개 기업이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주식은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와 봄베이증권거래소(BSE) 양 시장에서 10월 14일 동시 상장됐으며,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50% 높은 1,710루피에 형성됐다. 첫날 종가는 1,720루피로 마감해 시가총액은 7,740억 루피(약 87억 달러)에 달했다.

주목

“LG전자 인도는 상장 가전업체 가운데 제품 포트폴리오가 가장 광범위하며, 진출한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서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 히만슈 두가르(Himanshu Dugar), SEBI 등록 독립 애널리스트

두가르 애널리스트는 인도의 전자·가전 시장이 2024년 750억 달러에서 2029년 1,300억~1,5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레드시어 전략컨설턴트(Redseer Strategy Consultants) 보고서를 인용했다. 그는 “시장 확대의 순풍이 LG전자 인도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직접적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상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 인도 법인 상장 이후 1년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주요 한국계 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 사례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현지 생산 및 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인도 증시에 직접 상장해 자본 조달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강화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EY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IPO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2025년 3분기까지 총 146건의 상장을 통해 72억 달러를 조달하며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IPO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같은 기간 누적 254건, 118억 달러에 달하는 실적은 인도의 깊어진 자본시장 풀(pool)을 방증한다. 상장 후 평균 수익률도 17.5%로 집계됐다.

‘오퍼 포 세일(OFS)’이란? 신규 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기존 주주의 지분을 시장에 내놓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면서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시장의 구주매출에 해당한다.

루피-달러 환율 이해1 인도 중앙은행(RBI) 기준 1달러는 약 89루피(2025년 10월 14일 기준) 수준으로, 투자자들은 루피 표시 자산의 환차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흥행이 인도 내 소비 가전 보급률 상승, 중산층 확대, 정부의 제조업 장려 정책(‘메이크 인 인디아’)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지적한다. 국내 가전 업계 관계자는 “인도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해외 기업에 큰 기회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 인도는 냉장고·에어컨·세탁기·텔레비전·스마트홈 기기 등 전 라인업을 현지 공장과 R&D 센터에서 개발·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친환경 고효율 제품스마트 가전 생태계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의 빠른 도시화‧전력 인프라 개선으로 대형 가전 수요는 당분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 LG전자 인도는 이미 브랜드 신뢰도와 애프터서비스 네트워크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어 시장 지배력이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 인도 소비재 전문 컨설턴트


종합적으로 LG전자 인도 IPO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자본시장 전략, 인도 소비 시장의 성장 스토리, 그리고 기관투자자의 높은 위험선호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주가 변동성과 환율 리스크를 감안하면서도, 인도의 구조적 성장 모멘텀과 LG전자 브랜드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