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LGES)이 글로벌 고객사와 43억 달러(약 5조9,000억 원)에 달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 7월 30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2027년 8월부터 2030년 7월까지 총 3년에 걸쳐 전 세계에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계약 상대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테슬라(Tesla)와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등 기존의 주요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업체들과 다양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물량이 전기차(EV)에 투입될지, 전력망·가정용 ESS에 사용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계약 조건 및 옵션*
LG에너지솔루션은 최대 7년까지 계약 기간을 연장하고, 공급 물량 또한 추가 협의를 통해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계약 기간이 최장 2037년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열리며, 향후 글로벌 배터리 수요 추이에 따라 공급 규모가 대폭 증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테슬라 165억 달러 반도체 계약에 이어 나온 이번 발표는, 배터리·반도체 등 첨단 부품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들이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총 165억 달러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FP 배터리란 무엇인가?
LFP는 리튬(Li)·철(Fe)·인산(PO4)을 주원료로 하는 인산철 계열 배터리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뛰어나며, 열적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동일 무게 기준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 측면에서는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LFP 배터리 셀 디자인 개선과 팩 통합 구조(CTP·CTC) 기술 발전으로 에너지 밀도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보급형 전기차와 고정형 ESS 시장에서 채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장 파급 효과 및 전망
업계 관계자들은 “43억 달러 규모의 이번 계약은 한국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북미 지역 내 현지 생산과 공급 계약이 중요해진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LFP 라인업을 강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2위를 기록했으며, 원통·파우치 형태의 NCM·NCMA 제품 외에도 LFP 라인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시장 수요와 고객 전략을 고려해 다양한 양산 기술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향후 계약 연장 및 추가 물량 협의가 성사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 수주잔고는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이는 배터리 소재·장비 협력업체 전반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 계약 옵션에 대한 세부 조항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