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현지 사진] 2023년 1월 3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Integrated Systems Europe 전시회장의 LG전자 로고 모습이다.사진 Pau Barrena | AFP | Getty Images
LG에너지솔루션(LG Energy Solution·이하 LGES)은 30일 공시를 통해 총 43억 달러(약 5조 8,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상대방은 기업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유지된다.
2025년 7월 30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계약은 2025년 7월 29일부터 주문 접수를 시작해 2030년 7월 말에 종료된다. LGES는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계약 기간은 합의에 따라 최대 7년 추가 연장될 수 있으며, 금액 또한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투자자는 계약 변경 또는 해지 가능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 공시 중
이번 계약이 공개되자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Tesla)가 실질적인 계약 당사자라고 보도했다. 다만 LGES 측은 “사업 기밀 보호”를 이유로 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전략적 맥락
불과 며칠 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자사와 삼성전자가 맺은 16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장기 공급 계약을 직접 확인한 바 있다. 머스크의 발언은 글로벌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밸류체인이 한층 촘촘히 얽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LGES는 공시에서 계약 배터리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라고만 밝히고, 그것이 전기차용 구동 배터리인지 에너지저장장치(ESS)용인지까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 대신 철·인산을 사용해 원재료 가격 변동 리스크가 낮고, 열적 안정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LGES의 주요 고객사는 테슬라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 등이다. LGES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애리조나주에 LFP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주가·투자 유의
계약 발표 후 30일 오전 LGES 주가는 전일 대비 0.26% 하락세를 보였다.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계약 세부 내역이 향후 변경될 수 있고, 같은 이유로 프로젝트가 중도 철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재차 경고했다.
LFP 배터리란? 일반 소비자에게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익숙하지만, LFP 배터리는 인·철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비교적 저가·안전성·수명 측면에서 강점이 있어 중·저가 전기차나 고정식 ESS에 주로 쓰인다.
전문가 진단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을 연구해온 최승현 미래에너지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계약 상대방이 결국 테슬라로 확인된다면, LGES가 테슬라 LFP 라인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는 뜻”이라며 “이는 중국 CATL 중심이던 LFP 생태계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변수”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현지 생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애리조나 신규 공장이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면서, “공장 가동 시점과 양산 효율이 LGES의 주가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시장 일부에서는 “계약 금액(43억 달러)이 5년간 분할 물량일 가능성이 높아, 일회성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LGES와 테슬라는 현재까지 CNBC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