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ES)이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는 미국발 관세 인상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향후 전기차(EV) 배터리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을 동시에 경고했다.
2025년 7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LGES는 4~6월(2분기) 동안 492억 원(약 3억 5,873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24년 동기 195억 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는 LSEG 스마트에스티메이트(LSEG SmartEstimate)가 집계한 298억 원 평균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LGES 측은 이번 이익 급증의 배경에 대해 “일부 고객사들이 미국의 잠재적 관세 부과 이전에 물량을 선(先)확보하려는 프런트로딩(Front-loading) 수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테슬라(NASDAQ: TSLA), 제너럴모터스(NYSE: GM), 폭스바겐(ETR: VOWG_p) 등 주요 거래처가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를 늘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만약 미국 정부의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고객사들의 투자·생산 전략이 다시 조정될 수밖에 없다.” — LGES 관계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효과
LGES는 이번 분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에 따른 세액공제 효과를 반영했다고 공시했다. 세액공제가 없었다면, 영업이익은 14억 원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세제혜택이 LGES의 수익 구조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IRA는 2022년 8월 미국에서 제정된 법안으로, 친환경 설비·배터리·재생에너지 공급망에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다만 최종 조달 원자재와 부품의 국산화 비율 등 까다로운 조건을 두고 있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실제 혜택을 받기까지 복잡한 인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LGES는 미국 애리조나주와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증설 중이며, GM과의 합작사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비롯해 다수의 현지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향후 관세가 10% 이상으로 상향될 경우, 현지 공장 증설이나 설비 가동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가 반응 및 시장 전망
실적 발표 직후 LGES 주가는 1.9% 하락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단기 실적 서프라이즈보다 중·장기 수요 둔화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테슬라와 GM 등 주요 고객사는 이미 미국 내 수요 둔화 및 재고 증가 압력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 의회가 2025년 9월 30일부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소비자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률이 한 자릿수 중반에서 정체될 경우, 배터리 셀 주문량도 동시에 조정될 수 있다”며 “LGES의 캐파(생산능력) 확장이 과도한지 여부를 따져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주요 지표 정리(2025년 2분기)
• 매출액비공개: 기사 원문 미공개
• IRA 세액공제 제외 영업이익: 14억 원
• LSEG 컨센서스: 298억 원
• 주가 변동: -1.9%
알기 쉬운 용어 설명
프런트로딩(Front-loading)은 향후 가격 상승이나 규제 강화가 예상될 때, 기업이 재고를 미리 쌓아두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번 사례처럼 관세 리스크가 커질 때 자주 시도된다.
LSEG 스마트에스티메이트는 Refinitiv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제공하는 애널리스트 전망치 데이터베이스다. 예측 정확도가 높은 애널리스트 의견을 가중평균해 일반 컨센서스보다 신뢰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전망 및 기자 해설
단기적으로 LGES는 미국 정책·관세 방향에 따라 변동성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IRA 세액공제와 현지 합작사 중심의 생산거점 확대가 이어지는 한, 중장기 성장 스토리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배터리 셀 가격 하락, 전력·원자재 비용 상승, 경쟁 심화 등이 복합 작용할 경우, 수익성 방어 전략이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특히 2026년 이후 미국·유럽의 배터리 공급 과잉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ES는 고부가가치 제품(고니켈 삼원계, 차세대 4680 배터리)과 재사용·재활용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LGES가 이번 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게시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실적보다 정책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향후 관세·보조금 정책과 시장 수요의 초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