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W, 2027년 자체 전기차 브랜드 출범 추진… 中 체리 자동차 기술 이전 검토

인도 대기업 JSW 그룹이 중국 체리 자동차(Chery Automobile)와 손잡고 2027년을 목표로 자체 전기차(EV)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JSW 그룹은 기술 및 부품 공급을 중심으로 체리 자동차와 협력 계약을 논의 중이며, 계약에는 일회성 기술 이전 수수료지속적인 로열티 지급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계약이 체결될 경우, 2020년 인도·중국 국경 분쟁 이후 처음으로 인도 완성차 업체가 중국 업체로부터 승용차 기술을 대규모로 이전받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체리와 JSW 측 모두 블룸버그 보도 내용 중 ‘기술 이전’ 범위에 대해 이견을 표명했다. 두 회사는 공식 입장에서 “협력은 부품 공급에 국한된다”고 선을 그었고, JSW는 “핵심 기술은 국내 IT 기업인 KPIT 테크놀로지스와 LTIM인드트리와 함께 내부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인도 시장의 요구에 맞춘 독자적인 전기차 솔루션을 구축할 것이며, 중국 자본의 민감한 분야 투자를 제한하는 인도 정부 정책도 철저히 준수한다.” — JSW 대변인

현재 억만장자 사잔 진달(Sajjan Jindal)이 이끄는 JSW 그룹은 체리 자동차의 iCar 라인업을 검토 중이며, 2027년부터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 주 현지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또한 블룸버그는 “JSW가 2026년부터 전기 트럭과 전기 버스 등 상용차 라인업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승용 전기차 출시(2027년)보다 1년 앞선 일정으로, 그룹 차원의 친환경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가 지분 확보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이달 초 “JSW가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 Motor)와 합작한 MG 모터 인디아(MG Motor India) 지분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 용어·배경 설명

기술 이전(Technology Transfer)은 특정 기업이 보유한 설계·제조 노하우,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등을 다른 기업에 제공하는 절차로, 대가로 일시금과 로열티(매출의 일정 비율) 등이 지급된다.

로열티(Royalty)는 기술·브랜드·특허 사용 대가로 지급되는 금액이다. 가령 매출의 2%를 계속 지급하는 구조라면, 완성차 한 대가 팔릴 때마다 일정 금액이 기술 제공사에 돌아간다.

2020년 국경 분쟁은 인도 라다크(Ladakh) 지역 갈완 계곡에서 발생한 양국 군 충돌을 의미한다. 이후 인도 정부는 ‘민감 산업’에 대한 중국계 투자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EV(전기차)는 내연기관 대신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차량이다. 탄소 배출이 적고, 각국의 전동화 정책에 힘입어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전망과 시사점

업계 전문가들은 JSW가 체리와의 협력을 발판으로 “현지 부품 조달율을 높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정부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 ‘기술 라이선스’ 모델을 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로 인도는 2030년까지 승용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을 3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왔다.

동시에 JSW는 철강·에너지·인프라 사업에서 축적한 자본력과 공급망을 전기차로 연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 시장 규모와 정부의 인센티브를 감안할 때, 기술 자립을 병행하는 JSW 모델은 ‘수입 의존도를 낮추면서 가격·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한다.

또한, 체리 자동차 입장에서는 지분 투자 없이 부품 공급과 로열티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거론된다.

향후 변수로는 △중국산 부품 의존도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 △배터리 가격 변동 △인도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 등이 꼽힌다. 특히 인도 정부는 “핵심 기술은 인도 내에서 개발·생산돼야 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했기 때문에, JSW의 국산화 로드맵 실행 여부가 시장 신뢰를 좌우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JSW와 체리의 협업은 인도 전기차 산업의 탈(脫)내연기관 가속화와 기술 독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2027년 실제 양산이 이뤄질 경우, 인도 완성차 시장은 타타(Tata)·마힌드라(Mahindra)·MG 모터 등 기존 업체 간 한층 치열한 경쟁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