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매업체들이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을 버텨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소비자 심리가 여전히 신중한 상태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2025년 12월 16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 JPMorgan은 최근 자료를 기반으로 영국 의류·홈웨어(가정용품) 판매가 2025년을 통틀어 견조하게 유지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여름철에 비해 10월과 11월로 갈수록 모멘텀이 다소 둔화된 양상도 관찰된다고 전했다.
JPMorgan은 비식품(Non-food) 소매판매가 11월에 전년 동기 대비 대체로 횡보했다고 밝혔다. 의류 관련 지표는 출처별로 엇갈렸는데, BRC(British Retail Consortium) 자료는 약세를 보인 반면 BDO와 Barclaycard 자료는 의류 판매의 성장을 가리켜 자료 간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은행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섹터에 대해 보다 중립적인(neutral) 시각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운영비용 압력 완화도 주목할 대목이다. 최근 발표된 영국 예산안은 생활임금(living wage)을 2026년 4월부터 4.1% 인상한다고 확정했으며, 비즈니스 레이트(business rates)에 대해 우려보다는 나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는 2026년으로 진입하면서 운영비용 인플레이션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JPMorgan의 중기 전망과 2026년 환경
은행은 크리스마스 이후를 내다보며 2026년은 가처분소득 성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으로 소비자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외환(FX) 효과와 해상운임(freight) 완화에서 비롯된 총마진(gross margin) 개선의 우호적 요인이 실적을 상당 부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운영비용에 대한 인플레이셔너리 압력이 “보다 정상화된(more normalised)” 상태라고 기술하며, 과거 몇 년보다 비용 완화가 용이해졌다고 진단했다.
용어 설명
비즈니스 레이트(business rates)는 영국에서 사업장이 부담하는 재산세 성격의 세금으로, 소매업체의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활임금(living wage)은 통상 근로자가 기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산정된 최저임금보다 상향된 임금 기준을 뜻한다. 총마진(gross margin)은 매출에서 직접원가를 뺀 이익 비율로, 외환 차익 및 운임 하락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PE(주가수익비율)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며 기업의 밸류에이션(평가)을 판단하는 기본 지표다.
종목별 평가와 전망
이 같은 매크로·비용적 배경에서 JPMorgan은 Marks & Spencer(마크스앤스펜서)를 2026년 최선호(Top pick) 종목으로 재확인했다. 애널리스트 그룹은 조지나 조한넌(Georgina Johanan) 리더의 노트에서 “주식 스토리가 과거만큼 ‘명확’하지는 않지만, 중기적 기회들의 규모와 회복된 수익성 기준으로 <10배(PE <10x)의 부담스럽지 않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우리는 Overweight(비중확대) 의견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While the equity story is not as ‘clear cut’ as it has been, the extent of the mid-term opportunities combined with the undemanding valuation (PE of <10x on recovered profitability), means we reiterate our Overweight (OW).” — Georgina Johanan 외 애널리스트들
아울러 JPMorgan은 Dunelm(던렘)이 카테고리 데이터와 비즈니스 레이트의 우호적 결과에 힘입어 견조한 분기 업데이트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가에 대한 상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Next(넥스트)는 연말 성수기 동안 강한 트레이딩을 기록할 것으로 보지만, 해외 사업부의 밸류에이션이 약 35배 수준의 이익(earnings)으로 평가되어 단기적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Associated British Foods(ABF)의 Primark(프라임크)에 대해서는 영국 내에서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투자자와 시장에 대한 시사점
이번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소매업체들이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보였음을 시사하지만, 2026년을 바라볼 때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리스크와 변수들을 분명히 제시한다. 우선 가처분소득 둔화와 실업률 상승 가능성은 수요 측면에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원·달러 등 환율변동(FX)과 운임 정상화는 공급·비용 측면에서 총마진을 지지해 기업의 이익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마크스앤스펜서의 경우 회복된 수익성 기준 PE가 10배 미만으로 산정되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판단이 나오지만, 넥스트의 해외사업은 이미 높은 멀티플(약 35배)로 평가되어 단기적 상승 여지가 크지 않다. 이는 투자자들이 섹터 내에서 가치주와 성장주을 구분해 접근해야 함을 시사한다.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
소매업체의 이익 회복과 운영비용 정상화는 고용 및 투자에 긍정적 신호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소비 회복이 제한적일 경우 재고관리, 할인 정책 강화 등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다시 고용·임금·물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 반대로 환율 및 물류비 개선이 지속된다면 소매업체들의 이익률 개선이 실질 소비 여력 회복과 맞물리며 경기 회복을 촉진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론
JPMorgan의 분석은 단기 성수기 실적이 일부 긍정적 신호를 제공하지만 2026년에는 소비자 환경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균형 잡힌 평가다. 마크스앤스펜서를 최선호 종목으로 재확인한 배경에는 중기적 기회와 낮은 밸류에이션이 있으며, 던렘과 넥스트, 프라임크 등 주요 소매 업체들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리스크와 모멘텀을 제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가처분소득 추이, 실업률 동향, 환율 및 물류비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종목별 밸류에이션과 수익성 회복 여부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