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JPMorgan은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연내 사상 최대치인 1조 5,000억 달러(약 1,997조 원)에 더해 추가로 6,000억 달러(약 799조 원)까지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9월 1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팬데믹 이전 시장에서 관찰됐던 시가총액 대비 3~4% 수준으로 회복한다면 자사주 매입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3%~4%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회귀할 경우, 올해 기록적인 1조 5,000억 달러에 6,000억 달러가 추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자사주 매입은 2025년 첫 8개월 만에 이미 전년도 총액 1조 3,7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속도로, 연간 기준 1조 9,000억 달러의 새로운 기록을 예고한다.
자사주 매입(Share Buyback)은 기업이 발행한 자사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여 소각하거나 보유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주가를 방어·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IPO(Initial Public Offering·기업공개)는 신규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으로, 시장에 주식 공급을 늘리는 행위다. 따라서 자사주 매입 확대와 IPO 위축이 동시에 발생하면 ‘주식 공급 감소’라는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기 쉽다.
JP모건은 “올해 주가가 15% 상승했음에도 자사주 매입 증가 속도가 이를 앞지르고 있다”며 거래량 자체가 대폭 늘어났다는 데 주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2.6%로, 2007년 고점(5%)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JP모건은 이어 “IPO 활동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사상 최고치의 자사주 매입이 4년 연속 순주식 공급을 ‘음(陰) 공급’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상장 주식 수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식 수가 줄어들면 기업당 가중치가 높아져 지수 구성의 변화와 패시브 펀드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시장의 순매수 세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 JP모건의 시각이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 전략가들은 자사주 매입이 투자심리를 지지해 당분간 S&P 500 지수에 안정 판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 다만, 매입 자금 출처가 순이익이 아닌 부채일 경우 재무 레버리지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07년 고점 직전 역시 기업 차입을 통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관찰된 바 있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장기적 재무 건전성 점검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아시아 주요 기업들도 점차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자사주 매입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본시장의 패러다임이 ‘성장자본 확충’에서 ‘주주가치 제고’로 이동하고 있다는 구조적 판단이 깔려 있다.
한편, 신규 상장(IPO) 마켓이 살아나기 전까지는 유통 주식 수 감소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이 일정 부분 완화되어야 ‘신규 자금’ 유입 경로가 활짝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금리·규제 리스크가 동시에 완화되지 않는 한, 기업들은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
JP모건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확대는 주식시장에 구조적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4년째 이어진 순유통 감소 현상은 주가 밸류에이션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기업 재무 전략과 레버리지 관리 이슈를 병행 검토해야 하는 복합 과제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