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2분기 실적 전망] JP모건이 2025년 2분기에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급증과 경기 싸이클 회복 신호에 더해, 관세 불확실성을 의식한 기업들의 재고 선(先)확보(pull-in)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5년 7월 2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대부분의 기업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거나 부합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특히 “AI·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e)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며 2025년 전 세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1분기 실적 시즌 동안 JP모건이 커버하는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업체의 80~85%가 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을 경험했다고 지적한다. 2023~2024년 같은 기간 30~50%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변화다. JP모건은 이러한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 AI 인프라 확대가 견인하는 ‘슈퍼 사이클’
애널리스트들은
“Broadcom(AVGO), Marvell Technology(MRVL), Nvidia(NVDA) 등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 수혜주”
라고 평가했다. 각 사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고성능 GPU 및 커스텀 가속 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Nvidia는 GPU뿐 아니라 NVLink·InfiniBand 등 고속 인터커넥트 솔루션으로도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roadcom은 ASIC(주문형 반도체) 부문에서, Marvell은 데이터센터 스토리지·네트워킹용 칩 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2. 하반기 관세 리스크와 수요 선반영(前引)
그러나 JP모건은 2025년 하반기로 갈수록 무역 긴장 심화, 특히 미·중 추가 관세 가능성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관세 리스크를 다소 안일하게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상반기 재고 선확보로 인해 하반기에는 수요 공백(demand air-pocket)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스마트폰·PC처럼 소비자 직접 노출(consumer-facing) 부문은 이미 성장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산업용·자동차용 반도체 역시 ‘완만한’ 회복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3. 선택과 집중: AI·장비·설계소프트웨어
이에 따라 JP모건은 선별적(Selective) 접근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KLA Corp(KLAC) 같은 반도체 검사·계측 장비 업체와, Synopsys(SNPS) 등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솔루션 기업을 ‘우선순위 매수’ 대상으로 제시했다.
JP모건은 2025년 WFE(웨이퍼 팹 장비) 지출이 전체적으로는 전년과 유사(‘flat’)할 것으로 봤다. 다만 공정 복잡성 증가에 따라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첨단 계측 장비 수요는 구조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4. 용어와 배경 설명
• WFE(웨이퍼 팹 장비) : 반도체 웨이퍼를 가공·세정·측정·패키징하기 위해 사용하는 설비 일체를 뜻한다.
• EDA : 반도체 회로를 설계·검증·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 툴 세트다. 칩 복잡도가 높아질수록 중요성이 커진다.
• 데이터센터 Capex :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을 확충하기 위해 지출하는 자본적 지출. AI 학습용 GPU 투입이 늘면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5. 기자 해설 및 전망
AI 쏠림 현상이 강화되는 가운데 ‘AI 전용 수혜주’와 ‘일반 IT 수요주’의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프리미엄을 정당화하는 쪽과, 리레이팅(재평가) 압박을 받는 쪽으로 양분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관세 변수는 단기적 조정 촉매가 될 수 있으나, 첨단 공정·장비 주도권이 미국·대만·네덜란드 업체에 집중돼 있다는 구조적 현실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고성능 컴퓨팅(HPC)·차세대 통신·전력 반도체 분야의 기술 투자 모멘텀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2분기 ‘컨센서스 상회’가 확인되더라도, 투자자들은 무역 마찰 확대, 하반기 수요 둔화 등 리스크 요인을 상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AI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되, 설비투자·설계 소프트웨어처럼 밸류체인 상위단에 위치한 종목으로 관심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