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9월 CPI 발표 앞두고 주식시장 반응 시나리오 제시

월가가 그동안 기다려온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곧 공개된다. 변동성이 커진 뉴욕 증시에 또 한 번 파동을 일으킬 변수로 꼽히는 만큼,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 모두가 숫자 한 자릿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5년 10월 23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9월 CPI는 미 동부시간 24일(금)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CPI(전체 물가 상승률)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Michael Feroli)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오르고, 이 수치는 전년 대비로는 3.1%에 해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가 전망치보다 높거나 낮게 나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기조를 둘러싼 해석이 크게 바뀌면서 지수가 급등락할 공산이 크다. 특히 채권·주식·외환 전반에서 “데이터 디펜던트(data-dependent)” 방식을 강조해온 연준이 어떤 시그널을 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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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가 제시한 5대 시나리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다섯 가지 확률 시나리오를 통해 S&P500 지수의 단기 반응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확률 35% — 근원 CPI 0.30%~0.35% 상승: S&P500 보합↗0.5%
확률 30% — 0.35%~0.40% 상승: S&P500 ▼0.5%~▼1.25%
확률 25% — 0.25%~0.30% 상승: S&P500 ▲0.75%~▲1.25%
확률 5% — 0.40% 초과 상승: S&P500 ▼1.5%~▼2.25%
확률 5% — 0.25% 미만 상승: S&P500 ▲1%~▲1.5%

JP모건 트레이더들은 “시장은 이미 다음 주 연준이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사실상 100%로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극단적 충격(tail-risk)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연준이 예정된 완화 기조를 미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근원재(core goods) 물가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인다면 “물가가 또 한 번 정점을 형성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은 최근 제조업과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관측된 인플레이션 압력을 근거로 “컨센서스 수준 혹은 소폭 매파적(hawkish)인 지표“가 가장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 용어 해설

CPI는 소비자가 실제 구매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화를 추적하는 대표적 물가지수다. 헤드라인 CPI는 전체 품목을 포함하지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하면 근원(Core) CPI가 된다. 시장은 근원 CPI를 통해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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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베이시스포인트)는 금리·수익률 변화를 표시하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에 해당한다. 따라서 25bp 인하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는 의미다.

매파(hawkish)·비둘기파(dovish)는 연준 위원들의 통화정책 성향을 가리키는 은어다. 매파는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을 선호하고, 비둘기파는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를 지지한다.


■ 기자 시각: 변동성 관리가 핵심

연준이 실제로 25bp 인하에 나설 경우 단기 금리는 즉각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물가가 예상보다 높다면 인하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돼 금리 및 주가 모두 “긴축 쇼크”를 겪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최근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완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CPI는 채권 수급·주식 밸류에이션 모두에 일거에 영향을 미칠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CPI를 앞두고 옵션시장의 변동성 프라이싱을 적극 활용해 손실 방어 장치를 마련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실제로 S&P500 변동성지수(VIX)는 발표를 앞두고 20선 안팎에서 좁은 범위를 유지하고 있어 옵션 프리미엄이 급등하기 전 방어적 포지션을 구축할 여지가 있다.

또한 뉴욕증시 대형 기술주가 최근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조정을 받는 가운데, 실적 모멘텀이 여전히 강한 반도체·클라우드 섹터가 CPI 발표 후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 결론

결국 9월 CPI는 단순히 한 달 물가 흐름을 확인하는 지표를 넘어, 연준의 11월 결정 방향과 연말 증시 베어·불 시나리오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JP모건과 주요 IB들이 제시한 확률표는 “데이터 하나가 주가 방향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투자자들은 발표 이전 포지션 관리와 리스크 대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