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샬럿 특파원]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가 7년에 걸친 대규모 리테일 네트워크 확장 전략의 결실로 통산 1,000번째 신규 지점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열었다. 이는 다수의 경쟁 은행이 보유한 전체 점포 수를 넘어서는 규모로, 오프라인 채널 강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한 셈이다.
2025년 7월 31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회장 겸 CEO는 이날 현장에서 리본 커팅 세리머니를 직접 주재하며 “지속적인 확장의 여정 속에서 오늘은 매우 상징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은행 측은 3월 연준(Federal Reserve) 공시 기준 총 5,000개의 점포를 운영해 미국 내 최대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1,000이라는 숫자는 우리가 얼마나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다수의 지역 경쟁사 전체 지점 수를 뛰어넘는다”고 제니퍼 로버츠(Jennifer Roberts) 체이스 소비자뱅킹부문 CEO는 말했다.
▶ 배경 및 전략
JP모건은 2018년 당시 23개 주에서 영업하던 리테일 네트워크를 향후 5년간 최대 20개 신규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약 400개 지점 신설을 예고했다. 2021년에는 미국 본토 48개 주 전역에 진출했다고 공표했고, 2024년 2월에는 2027년까지 500개 추가 지점을 여는 수천억 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다시 내놓았다.
은행 측에 따르면, 지난 7년간 체이스가 개설한 신규 지점 수는 동종 대형은행 전체가 합친 수보다 많다. 이러한 공격적 확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온라인뱅킹 확산으로 점차 축소돼온 오프라인 지점 수 감소 흐름을 일부 뒤집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팬데믹 기간 대도시를 벗어나 교외 및 남부·서부로 인구가 이동한 점이 물리적 점포의 전략적 가치에 다시 불을 붙였다.
▶ 경쟁 지형 변화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2027년까지 150개 금융센터를 새로 열 계획을 발표했고, 웰스파고(Wells Fargo) 역시 규제동의명령 종료 이후 뉴욕 등 핵심 시장에서 지점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금 유치를 둘러싼 ‘물리적 점포 재무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샬럿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본사가 위치한 ‘홈그라운드’로, KBW와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해당 은행이 71%의 예금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JP모건은 이번 지점 개설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만 약 75개의 점포를 갖추게 되며, “젊고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와 유입되는 부(富)를 포착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로버츠 CEO는 설명했다.
▶ 재무 효과 및 장기 목표
JP모건은 2025년 5월 투자자의 날 자료에서 새 지점들이 향후 1,600억 달러 이상의 추가 예금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 지점은 평균 4년 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며, 최종적으로 1,100개 이상의 신규 점포 개설, 4,300개 기존 점포 리노베이션, 80개 신규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시 미국 인구의 75%가 ‘차로 접근 가능한’ 거리 내 체이스 지점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여기서 ‘브랜치(branch)’는 영업점, 즉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예금·대출·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채널을 의미한다. 최근 디지털 뱅킹이 대세지만, 고액 자산가와 중소기업 고객은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경향이 여전하므로 대형은행들은 물리적 접점을 전략적으로 유지하거나 재배치한다.
▶ 전문가 시각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JP모건의 ‘옴니채널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인건비와 부동산 비용 상승이 장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한다. 반면 JP모건은 지점 자체가 판매·컨설팅 허브로 기능해 다른 금융상품 교차판매(cross-selling)를 촉진하고, 지역사회 금융포용성(hh)이슈에도 기여함으로써 명확한 투자 대비 수익(ROI)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또한, 샬럿 같은 신흥 금융 허브는 인구 유입과 스타트업·대기업 이전이 이어지고 있어, 예금 기반 확대는 물론 기업금융·투자은행(IB) 부문으로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 외부성은 장기적으로 JP모건 전체 밸류체인을 강화할 요소로 평가된다.
▶ 향후 전망
업계 전반에서 지점 부활 움직임이 확산될 경우, 부동산 시장과 지역 고용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핀테크 및 모바일 앱 의존도가 높은 MZ세대 고객층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은행들은 지점 투자와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병행해 하이브리드 서비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다이먼 CEO는 “마라톤과도 같은 장기 전략”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단순한 점포 수 확장이 아니라 고객 경험 혁신과 시장 점유율 확보라는 복합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사적(capital-intensive) 투자임을 시사한다.
결국 JP모건의 이번 1,000번째 지점 개설은 대형은행 오프라인 사업 재평가를 촉발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 지점의 효율성과 수익성이 입증된다면, 미국 리테일 뱅킹 시장은 다시 한 번 ‘브랜치 시대’로 회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