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Morgan이 유럽 유틸리티(전력·가스 공급 및 배전) 섹터에 대해 보다 신중한 스탠스를 취했다. 기관은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U ETS)에 대한 잠재적 개혁이 전력시장 구조조정보다 단기적으로 더 큰 위험을 제기한다고 지적하면서, 2026년 남은 기간 동안 증가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과 약한 전력수요 성장률을 추가적인 역풍으로 지목했다.
2026년 2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최선호 종목으로 SSE를 오버웨이트(overweight) 등급에 목표주가 2,550p로, 그리고 RWE를 오버웨이트 등급에 목표주가 €51.26로 제시했으며 이는 2026년 2월 19일 종가 기준 수치이다. 같은 보고서는 EU 탄소선물(ETS futures)이 2026년 1월 중순 고점 대비 약 23% 하락했다고도 전했다.
보고서는 이번 하락세가 EU ETS의 연간 감축 속도(Linear Reduction Factor, LRF)에 대한 정치적 논평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LRF는 배출권 총량이 매년 얼마나 빠르게 줄어드는지를 결정하는 메커니즘으로, 당초에는 2034년까지 완전 축소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었으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연계돼 있다. 독일 유럽의회 의원 페터 리제(Peter Liese)는 LRF를 기존 계획치인 4.4%에서 3.4%로 낮출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변경 시기는 조기(2029년부터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시점까지 공식적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제안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또한 공식적인 EU ETS 개혁 제안이 2026년 7월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은 별도로 “금융 참여자들의 투기적 행위가 ETS 가격을 약 €80/톤 수준으로 올리고 있으며 실제로는 €30~40/톤 수준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ETS 개혁이 전력시장 구조조정보다 더 실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는 관련 입법이 비교적 용이해 예컨대 배출권 수를 늘리거나 투기성 참여자(speculative participants)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빠른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전력시장 구조 개편은 중대한 법적 장애물이 존재해 단기간 내 신속하게 시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탄소가격이 2025년 초부터 2026년 1월 중순 고점까지 약 20% 상승한 뒤 이후 23% 하락했다고 설명하며, 탄소가격이 €100/톤 수준에 근접한 것이 정치적 개입 요구를 촉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력가격과 수요 동향
JP모건은 탄소 리스크가 전력가격의 광범위한 하향 추세와 맞물려 있음을 강조했다. 유럽 전역의 전력 선물곡선(power forward curves)은 현재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상태에 있으며, 이는 단기 가격이 장기 가격보다 높은 구조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백워데이션이 지속되는 한 전력가격은 별도의 개입 없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수요 성장률은 2026년과 2027년 각각 약 1%로 추정되며, 수요 증가는 향후 1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무게가 쏠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추가적인 LNG 공급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장에 유입되면 가스가격과 전력가격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탄소 민감도와 국가별 영향
JP모건은 담당 coverage에 속한 모든 발전사업자가 탄소가격 하락에 대해 부정적 노출(negative exposure)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해당 기업들의 평균 탄소집약도(average carbon intensity)가 한계 발전소(marginal plant)의 탄소집약도보다 낮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계 발전소란 전력시장에서 마지막에 가동돼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발전원(통상적으로 가격결정자)이다.
영향은 국가별로 차등적이다. JP모건은 CO2 가격이 €10/톤 하락하면 이탈리아의 도매 전력가격은 약 €3.5/MWh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이탈리아가 한계가격 결정에서 가스화력 발전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베리아 반도(Iberia), 프랑스, Nordpool(북유럽) 등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시장을 더 지배하고 있어 같은 CO2 가격 하락이 €1~1.5/MWh 정도의 가격 하락만 야기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적 민감도 측면에서는 FY28을 기준으로 JP모건이 산출한 영향이 다음과 같다. 전력가격이 €10/MWh 낮아지면 Fortum의 순이익은 약 42% 감소하고, Endesa는 약 17.5%, Engie는 4.7%, RWE는 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2026년과 2027년의 생산물량은 대부분 헤지(hedging) 정책으로 이미 고정돼 있기 때문에 2028년이 전력가격 변화에 대한 실질적인 민감도가 발생하는 첫 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의 정책 변화와 시장 파장
이탈리아 정부는 서유럽 국가 중 가장 앞서가며 복합사이클 가스터빈(combined-cycle gas turbines)의 한계 입찰에서 CO2 비용을 제외하는 내용을 승인했다. 대신 탄소비용은 소비자에게 직접 부과된다. JP모건은 이 조치가 이탈리아 도매 전력가격을 약 €25/MWh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 메커니즘의 EU 승인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해당 정책이 언론에 누출된 이후 Enel을 포함한 이탈리아 유틸리티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한 이탈리아 정부는 에너지 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IRAP(지방 비용 과세 항목)의 한계세율을 200 베이시스포인트(b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JP모건의 종목 선호와 섹터별 관점
보고서는 SSE를 네트워크 중심의 평균 이상 성장 스토리로 선호했고, RWE는 곧 발표될 전략 업데이트가 주로 장기 계약 수익(long-term contracted revenues)에 의해 주도되는 성장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해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네트워크 기업군 중에서는 National Grid를 1,343p, E.ON을 €18.60로 제시하며 둘 다 오버웨이트 등급으로 분류했다. JP모건은 현재의 불확실한 환경에서 네트워크 기업을 안전한 피난처(safe haven)로 묘사하면서도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문적 분석 및 전망
첫째, 정책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유럽 유틸리티 섹터의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LRF 조정과 같은 ETS 제도 개편은 배출권 공급량과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므로, 제안 시점(보고서는 2026년 7월 예정)을 전후로 탄소선물과 유틸리티 주가의 추가 변동성이 예상된다. 특히 정치권의 개입(배출권 공급 확대, 투기적 참여 배제 등)은 탄소가격 하락을 더 가속화할 수 있다.
둘째, 전력시장 구조개편은 법적·제도적 장벽이 커 단기간에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탄소가격과 연료(가스/LNG) 가격 동향이 전력가격과 유틸리티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는다.
셋째, 기업별 민감도 차이를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헤지 포지션, 포트폴리오 내 원자력·재생에너지 비중, 장기계약 비중 등을 중심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가 지적한 바와 같이 2026~2027년은 많은 출력이 헤지로 고정돼 있지만 2028년부터 실적 민감도가 본격화되므로, 기업별 FY28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가 중요하다.
넷째, 이탈리아의 일방적 조치는 유럽 단일 전력시장 통합에 대한 규제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만약 EU가 해당 조치에 대해 승인하지 않거나, 유사한 조치가 다른 국가로 확산되면 지역별 가격 불균형 및 기업별 수익성 차별화가 심화될 수 있다.
다섯째, 단기적으로는 LNG 증설과 전력수요의 낮은 성장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스 및 전력 가격의 하방 압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는 탄소가격 하락과 결합하면 유틸리티의 현금흐름과 이익에 실질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 관점에서는 네트워크 기업 및 장기계약 비중이 높은 사업자에 대한 선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
종합하면 JP모건은 EU ETS 개혁 가능성, 탄소가격의 변동성, LNG 공급 증가 및 약한 수요 성장 등이 맞물리며 유럽 유틸리티 섹터에 단기적 리스크를 제기한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섹터 내에서도 기업별로 명확한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며, JP모건은 SSE와 RWE를 선택한 배경으로 각각의 네트워크 성장 스토리와 장기계약 기반의 수익 안정성을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향후 탄소선물 가격 동향, 2026년 7월 예정의 EU ETS 개혁안, 이탈리아의 제도 변화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기업별 헤지·계약 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