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Co.)가 애플(Apple Inc.)의 대표적인 핀테크 상품인 ‘애플 카드(Apple Card)’ 신용카드 프로그램을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로부터 넘겨받기 위한 최종 협상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 번역·정리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계자 익명을 전제로 단독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24년부터 이어진 논의가 최근 급물살을 타며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JP모건과 애플 간 협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됐으며, 골드만삭스는 자사 소비자금융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파트너십 철수를 결정했다.”WSJ 익명 소식통
골드만삭스 ‘소비자금융 실험’의 마침표
2019년 8월 첫선을 보인 애플 카드는 연회비·국제거래 수수료·연체료 ‘0원’ 정책과 실시간 캐시백(최대 3%) 기능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마커스(Marcus)’ 브랜드를 중심으로 키우려 했던 소비자금융 부문은 적자 확대와 규제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은행은 2023년 말부터 투자은행·트레이딩이라는 본연의 수익원에 집중하겠다며 소비자 사업 축소를 공식화했고, 애플 카드 매각도 그 일환으로 추진돼 왔다.
WSJ 보도 직후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측은 모두 “코멘트할 사안이 없다”고 밝혔으며, 애플은 로이터의 확인 요청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
JP모건, ‘고객 생태계’ 확장 카드
JP모건은 이미 약 700억 달러(약 93조 원) 규모의 미국 카드 결제 잔액을 보유한 업계 최상위권 발급사다. 애플 카드 프로그램을 인수할 경우, CEO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이 강조해 온 “옴니채널 금융 플랫폼” 전략이 한층 강화된다. 다이먼은 지난해 주주서한에서 “기술·파트너십 투자를 통해 지불·자산관리·소매금융 전 영역을 통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 카드 이용자는 아이폰의 ‘월렛(Wallet)’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출 내역과 캐시백을 확인할 수 있다. JP모건이 발급·운영을 맡게 되면, 자사 체이스(Chase) 모바일뱅킹과의 결합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를 통해 경쟁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 캐피털원(Capital One)과 맞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다른 후보군은 왜 물러섰나
로이터는 2024년 1월 바클레이스(Barclays)와 싱크로니 파이낸셜(Synchrony Financial)이 애플 카드 운영권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업계 소식통들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브랜드 인지도를 두루 갖춘 JP모건이 위험 관리·자본 여력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파트너”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소비자·투자자에게 주는 의미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애플 카드 보유 고객은 카드 번호·이용한도 등 주요 조건을 유지하면서 발급 은행만 JP모건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캐시백 비율·금리 체계가 일부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JP모건이 ‘빅테크 연계 신용카드’ 포트폴리오를 확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수수료 수익(Fee Income)을 확대하고, 애플도 서비스 매출 비중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업계 전문용어 해설
파트너 발급(코브랜딩) 카드란 유통·항공·IT 기업 등 비(非)은행사가 자체 브랜드로 선보이는 신용카드를 말한다. 실제 리스크 관리·고객 심사는 은행이 담당하고, 비은행사는 마케팅·로열티 프로그램을 제공해 사용자 경험을 강화한다. 애플 카드 역시 이 구조를 따르고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조사기관 닐슨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신용카드 결제액은 4조 달러에 달했다. 금융·IT 결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JP모건이 애플 같은 빅테크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면 대안신용평가·맞춤형 금융상품 출시 등 핀테크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개인정보 보호 규정과 기술 통합 비용은 잠재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향후 일정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2025년 상반기 내 계약 서명 및 규제 승인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미국 통화감독청(OCC)과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금리 공시·수수료 구조를 면밀히 검토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서비스 전환 시점은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결론
애플·JP모건·골드만삭스 삼각 관계에서 촉발된 이번 카드 사업 재편은 전통 금융과 테크 기업 간 협력 모델 진화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결국 누가 ‘사용자 경험’과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동시에 만족시키느냐가 미래 핀테크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