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로이터 ─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 Co.)가 북미 기업금융(Corporate Banking) 부문 공동대표로 마이크 리스터(Mike Lister)와 브레넌 스프라이(Brennan Spry)를 임명했다고 17일(현지시간) 내부 메모를 인용해 로이터가 보도했다.
2025년 7월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JP모건이 자사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꼽히는 커머셜·투자은행(CIB)1 조직을 한층 더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CIB 부문은 거대 기업부터 정부·기관투자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자금 조달, 인수·합병(M&A) 자문, 시장 조성, 트레이딩 등 다각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해 왔다.
JP모건은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투자은행(IB) 부문의 호조와 견조한 트레이딩 실적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은행 측 발표에 따르면 CIB 부문 2분기 순이익은 66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59억 달러 대비 약 12.7% 증가했다. 이는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확대, 주식·채권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거래 수수료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신임 공동대표 마이크 리스터는 그동안 천연자원(Natural Resources) 그룹을 이끌며 에너지·원자재 섹터에서 JP모건의 기업금융·자본시장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기여해 왔다. 브레넌 스프라이는 글로발 기업금융 조직 내 다각화 산업(Diversified Industries) 그룹 공동대표를 역임하며 산업재·소비재 대기업 고객의 자금 조달 전략을 총괄했다.
두 임원은 앞으로 헬스케어·부동산·테크놀로지를 포함한 북미 지역 모든 섹터의 기업금융을 총괄하게 된다. 이를 통해 JP모건은 부문별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부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매트릭스 조직’ 운영 방식을 한층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JP모건의 글로벌 기업금융 조직은 현재 전 세계에 걸쳐 7,000개 이상의 대형 법인·금융사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는 메모 내용도 함께 공개됐다. 이는 대형 다국적 기업, 공기업, 보험사, 사모펀드, 주정부·지방정부 등으로 구성된다.
■ 용어·배경 설명
CIB(Commercial & Investment Banking)는 기업대출·현금관리 같은 전통적 상업은행(Commercial Banking) 기능과, 주식·채권 발행, M&A 자문 등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기능을 포괄하는 JP모건의 핵심 사업부다. 단일 고객에 대해 대출·자본시장·헤지·환리스크 관리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수익성과 고객 락인 효과가 크다.
기업금융(Corporate Banking)은 CIB 내에서도 기업 대출, 유동성 관리, 무역금융, 지급결제 등 ‘기초 금융 인프라’ 서비스를 담당한다. 일반 투자은행 업무에 비해 수익 변동성이 낮지만 거래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고객 관계 구축을 통해 M&A 자문 등 고수익 업무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 전문가 시각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세대교체 신호탄’이자 ‘리스크 분산 전략’으로 해석한다. 코로나19 이후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금융 환경에서 특정 인물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 두 명의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지속 가능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셈이다.
또한 북미 테크·헬스케어 섹터가 인공지능(AI)·바이오테크 투자 붐으로 자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리스터의 에너지·자원 전문성과 스프라이의 다각화 산업 경험이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이는 그린 전환·에너지 안보·리쇼어링2 등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물린다.
한편, JP모건이 경쟁사 대비 프랜차이즈 효과를 과시하고 있지만, 상업·투자은행 간 장벽 완화에 따라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 등도 잇달아 조직 개편에 나서는 만큼 ‘투톱 체제’의 실질 성과가 당분간 시장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 향후 관전 포인트
① AI·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대규모 자본 수요를 JP모건이 얼마나 선점할지
② 미국 연준(Fed)의 통화정책 변화가 기업대출 마진과 채권 발행 시장에 미칠 영향
③ 규제 환경 강화 속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 여부가 리스터·스프라이 체제의 시험대로 작용할 가능성 등이다.
결론적으로 JP모건의 이번 공동대표 선임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한 조직 역량 배분 및 리더십 다변화 전략으로 평가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북미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CIB 경쟁 구도 재편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1 JP모건은 CIB를 ‘단일 운영 부서’로 정의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기업은행’ 두 축으로 세분화해 관리한다.
2 리쇼어링(Reshoring)은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시설을 다시 자국으로 돌려오는 산업 전환 전략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