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고객 가상자산 담보 대출 방안 검토

(로이터) – 미국 대형 은행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 Co.)고객이 보유한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담보로 한 대출 상품 출시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2025년 7월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FT는 은행이 내부적으로 구조와 리스크를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 서비스 도입 여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로이터는 해당 보도를 독자적으로 즉각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담보 대출이란 무엇인가
가상자산 담보 대출(crypto-backed loan)은 투자자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디지털 토큰을 금융기관 또는 핀테크 플랫폼에 담보로 맡기고 현금 또는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는 구조다. 담보 물량은 일반적으로 1/2 혹은 그 이상 수준의 초과 담보(오버콜래터럴)로 설정돼 가격 급락 시 자동 청산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전통 금융권은 변동성, 규제 리스크 때문에 참여를 꺼려 왔으나, 기관 수요 증가수익원 다각화 압력에 따라 최근 탐색적 움직임이 활발하다.

JP모건의 행보가 갖는 의미

JP모건은 월가 최대 자산 규모(2024년 말 기준 약 3.9조 달러)를 보유한 시스템적 중요은행(SIB)이다. 이 같은 대형 은행이 디지털 자산을 전통 담보(주식·채권·현금)와 동등하게 취급할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 상징적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내부 위험 관리 모델에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을 편입해야 하므로, 바젤Ⅲ 자본규제를 적용받는 글로벌 은행권의 선례가 될 수 있다.

규제‧감독 환경
현재 미국 은행 규제 당국(통화감독청·OCC,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은 ‘가상자산 관련 새 업무’에 대해 사전 승인을 의무화하고 있다. JP모건은 내부적으로 자본 보전, 반자금세탁(AML), 고객확인의무(KYC) 등 모든 규제 사안을 충족해야 한다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FT가 인용한 관계자 증언에만 기반한 것이며, 은행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다.

시장 반응과 전망

JP모건의 검토 소식은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에게 유동성 확대 기대감을 자극할 수 있다. 다만, 고변동성 자산을 담보로 삼는 대출은 가격 급락 시 대규모 강제 청산(Liquidation)이 발생해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FT 보도만으로는 대출 한도·금리·담보 평가 방식 등 구체적 조건이 드러나지 않았으며, JP모건이 최종적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전통 은행이 가상자산 담보 대출을 제공하려면 내부 리스크 모델과 규제기관 승인이라는 두 개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 뉴욕 소재 대형 로펌 파트너 발언, FT 인용

JP모건과 가상자산의 과거 접점
JP모건은 2020년 자체 스테이블코인 ‘JPM 코인’을 출시해 일부 법인 고객 간 달러 결제를 처리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국제 결제 네트워크 ‘온yx(오닉스)’를 운영하며, 기관 투자자 대상 블록체인 리포(global repo platform) 사업을 확대 중이다. 이번 담보 대출 검토는 그 연장선상에서 수익 모델 다변화와 신기술 도입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분석

가상자산 전문 연구기관 메사리(Messari)는 “기관급 커스터디와 보험이 뒷받침될 경우, 은행권의 디지털 자산 대출 시장 잠재 규모는 수천억 달러”라고 추산한 바 있다. 다만, 2022년과 2023년 연이은 대형 거래소 파산 사례가 증명하듯 카운터파티 리스크가 상존한다. 따라서 JP모건이 실제 상품을 출시한다면 초기에는 시가총액 상위 코인 위주, 초과 담보 비율 100% 이상 형태로 제한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담보대출과 같은 레버리지 상품은 추가적인 소비자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의 의사결정은 규제 동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의 확인 불가
이번 FT 보도를 두고 로이터는 “독자적인 교차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히며, 더 자세한 정보를 확보하는 대로 후속 보도를 예고했다. 로이터의 ‘두 소스 룰(two-source rule)’은 동일 사안을 서로 다른 두 독립 소스로부터 확인할 때까지 단독 보도를 자제하는 원칙으로, 국제 저널리즘에서 사실 적시(fact-checking)의 핵심 절차로 꼽힌다.

정리

결국 JP모건의 가상자산 담보 대출 추진 여부는 내부 리스크 평가, 규제 승인, 시장 수요라는 세 갈림길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업계는 월가 최정점에 있는 JP모건의 결정이 향후 다른 글로벌 은행의 전략에도 연쇄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