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미쓰비시UFJ, 220억 달러 규모 텍사스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 주선 눈앞

미국 최대 상업은행 JP모건체이스와 일본 메가뱅크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MUFG)이 220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공동 주선할 전망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글로벌 사모펀드 실버레이크(Silver Lake)와 디지털 인프라 투자사 디지털브리지(DigitalBridge)가 소유한 밴티지 데이터센터스(Vantage Data Centers)가 추진한다.

2025년 8월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양 은행은 텍사스주에 들어설 대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을 위해 총 220억 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 론(대규모 공동 대출)을 주관(underwrite)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는 미국 데이터 인프라 시장에서 단일 자산을 대상으로 한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시행사인 밴티지 데이터센터스는 북미·유럽·아시아 전역에서 하이퍼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개발하는 기업이다. 모회사인 실버레이크디지털브리지총 30억 달러의 지분 투입을 약속하며 초기 자본 확충에 나섰다. JP모건과 MUFG는 이를 토대로 대출 구조를 설계해 기관투자가 및 은행단을 모집할 계획이다.

FT는 JP모건·MUFG·밴티지·실버레이크·디지털브리지 모두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금융권 내부에서는 “금융·빅테크·사모펀드가 모두 데이터 인프라를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인공지능(AI)·스트리밍 서비스의 심장부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인프라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를 한데 모아 24시간 가동해야 하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냉각 시설이 필수적이다. 최근 생성형 AI(Generative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서버 밀집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전력 사용량과 부동산 가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회사 JLL은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센터는 2019~2025년 시가총액이 161% 급증할 정도로 투자 수요가 뜨겁다. 임차인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지만 가용 부지는 제한적이라 임대료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고 진단했다.

이번에 건설될 텍사스 캠퍼스는 총 부지 면적, 전력 용량, 서버 랙(rack) 규모 등 세부 사양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업계에서는 “완공 시 북미 최대급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된다. 텍사스주는 상대적으로 전력 요금이 낮고,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커 친환경 전력 수급에도 유리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JP모건MUFG는 글로벌 투자은행(IB) 가운데서도 인프라·프로젝트 파이낸싱에 강점을 보유해 왔다. 두 은행이 공동으로 데이터센터 신디케이션을 추진하는 것은 AI 시대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금융권의 공격적 베팅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은행·사모펀드·연기금 모두 데이터센터를 ‘21세기의 리츠(REITs)·물류창고’로 본다“며 “유동성 장세에서는 배당·임대료 수익, 긴축 국면에서는 내구적 현금흐름이 매력적이어서 경기 변동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분석한다.

반면, 대규모 전력 사용에 따른 전력 공급망 부담, 온실가스 배출 문제 등도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밴티지 측은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을 높이고, 수열·폐열 재활용 시스템으로 탄소 배출을 저감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은 특정 자산에서 발생할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대규모 차입을 조달하는 구조다. 이번 사례처럼 대형 은행이 주선하고, 다수 금융기관이 참가해 위험을 분산하는 ‘신디케이트 론(Syndicated Loan)’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업계 전망
AI 반도체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이 “서버 팜(server farm)의 대형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력 수요, 토지 가치, 통신망 요구가 결합된 새로운 ‘데이터 부동산’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자본을 공급함으로써 차세대 인프라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용어 정리
데이터센터(Data Center):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장비를 집적해 클라우드·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 전력·냉각·보안이 핵심.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10메가와트(MW) 이상 전력, 수천 대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신디케이트 론(Syndicated Loan): 여러 금융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출 위험을 분산시키는 공동 대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프로젝트 자체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
리츠(REITs): 부동산 임대 수익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부동산투자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