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애플, 지정학 불확실성 관리 교본 제시’

애플(Apple Inc.)이 4년간 미국 내 투자 계획을 종전 5,000억 달러에서 6,00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무역 갈등과 관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은 투자은행 JP모간이 ‘지정학적 불확실성 관리의 교본’이라고 평가할 만큼 시장에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JP모간은 고객 메모에서 이번 발표가 애플 주가를 짓눌러 왔던 관세 우려를 “완전히 뒤집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특히 하드웨어 동종 업계 대비 애플이 ‘관세 관련 리스크가 가장 적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개한 주요 내용은 ‘American Manufacturing Program(AMP)’이라는 새로운 미국 제조 프로그램 출범, 10곳의 미국 공급사와의 파트너십 확대, 그리고 반도체 설계·제조·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국내 일괄(End-to-End) 공급망 구축이다. 회사는 연구개발(R&D)·소프트웨어 개발·인공지능(AI)·칩 설계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내 고용 2만 명을 추가 창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애플과 협력 관계를 강화한 공급사는 NYSE 상장 기업 코닝(Corning), 레이저 및 광학 부품 전문 코히런트(Coherent), 희토류 채굴·정제사 MP 머티리얼즈, 실리콘 웨이퍼 업체 글로벌웨이퍼스, 아날로그 반도체 강자 텍사스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장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 삼성전자,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 패키징 전문 앰코(Amkor), 그리고 네트워크·칩 설계사 브로드컴(Broadcom) 등 총 10곳이다.

“애플과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수개월간 이어진 악재를 딛고 불확실성 관리의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 — JP모간

JP모간은 이번 투자 계획이 ‘실제로 실행될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상세 로드맵 공개를 통해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종 조립 공정은 여전히 미국 외 지역에서 이뤄지지만, 글로벌 투자 비중을 미국으로 재조정함으로써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도체 품목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 설명
관세(Tariff): 국가 간 무역 시 수입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보호무역과 재정 확보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
End-to-End 공급망: 반도체의 설계(Design)부터 제조(Fabrication), 패키징(Packaging)까지 전체 공정을 단일 국가 혹은 기업이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말한다. 이는 공급 지연과 외부 변수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 준다.

JP모간은 특히 코닝코히런트가 애플과의 장기적 협업을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업체는 소재·광학 부품 분야에서 애플 생태계 의존도가 높아, 대규모 투자가 실질 매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번 선언이 미국 내 첨단 제조 부흥에 중대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본다. 반도체·AI·R&D 인력 유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의 6,000억 달러 투자는 정책 입안자·벤처 생태계·학계에도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